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永遠 by 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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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말대로 모두가 이기적이라면, 나 또한 조금 이기적이어도 괜찮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게 된다. 역시 너의 말에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담겨져 있고, 그 흐름은 나를 휩쓸고 지나가 작은 희망을 심어준다.

너는 알까. 표면적으로는 내가 너를 위로해 주는 모양이겠지만, 실상은 내가 너로 인해 나의 쓸모를 인정하고 자기 합리화를 할 수 있는 이유가 되어준다는 걸. 네가 나를 하나의 의미로 삼는 것처럼, 나 또한 너를 소중하게 생각해도 될까.

역시 네가 없는 세상은 별 재미가 없을 것 같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건… 너에 대한 나의 섣부른 정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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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은 시간이 없다면, 가장 소중한 이들만이라도 바로잡아 보는 건? "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처럼 말하는 네가 어딘가 불안해 보여서, 주제를 빙빙 돌아가며 쓸데없는 소리를 늘어놓는다. 물론 너의 문장 끝에 따라오는 물음표는 이런 대답을 바란 게 아니란 것도, 어떤 생각을 하며 나에게 되물었는지도 잘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너에게 그럼 어쩔 수 없지, 라는 성의 없는 대답은 하고 싶지 않아서. 모두에게 보여지는 다정한 내가 할 법한 뻔한 말을 들려주고 싶지 않아서.

" 사랑했던 것들을 좋은 기억으로 남겨둘 수 있도록 말야. "

사라지지 마. 여기에 남아 너를 나에게 보여줬으면 해.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과 살랑이는 바람, 그리고... 내 옆의 너.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난다 하더라도 잊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장면. 언젠가 내가 스러진다 해도 이 기억만은 남아 부유할 것만 같다. 바람의 사이에서, 부서지는 파도의 한 켠에서, 사람들의 한가운데에서. 그렇다면 언젠가 나는 또 다시 너를 찾을 수 있을까. 세상의 어딘가에서 떠도는 기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너는 이미 나에게 있어 너무나 중요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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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행복한 것 같아. "

이렇게 너희를, 그리고 너를 만났으니까.

되돌리고 싶냐, 라고 묻는다면 과거의 나는 당연하게도 긍정의 답을 할 테지. 다시 한번 기회를 받게 된다면, 어린 나는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었을 테니까. 그러나 이제는 잘 모르겠어. 세상에 나 혼자라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이제 와서 소중한 사람이 생기는 기분을 알게 된 것 같아서. 그리고 이 감정을 계속 간직하고 싶어서.

언젠가 환하게 웃는 너에게 전부 네 덕분이야, 라고 말해주고 싶어서.

느껴지는 시선에 당신을 바라보고는, 얼굴에 미소를 얹어본다. 너와 대화하며 불안한 마음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역시 지금이 좋아서.

“ 글쎄, 너의 모든 것이. ”

이걸로 충분히 답이 될까? 부족하다면 조금 곤란해지겠는걸.

이제는 아무래도 괜찮을 것 같다. 나를 믿어주는 네가, 나를 보며 웃어주는 네가 이렇게까지 힘이 될 줄은 몰랐으니까. 너만 괜찮다면, 조금만 욕심을 내도 될까. 너의 삶에 나라는 흔적을 남겨도 될까.

여즉 나 정도면 충분히 행복하게 살아왔다며 자기 위안을 삼았다.

너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게 맞는 일인 줄로만 알았으니까. 그렇지만 정말 행복한 게 뭔지 깨달아버린 지금으로써 더 이상 예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

너와 내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미래를 그려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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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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