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시오이]반요X인간
썰백업
반요 우시지마×인간 오이카와 보고싶다.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본 그들에 관한 이야기. 요괴. 인간을 잡아먹고, 역병을 뿌리고 그것을 막기위한 인간의 사투를 우리는 모험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모두가 국어 고과서 고전 문학속에나 존재하는 허구의 이야기라 믿고있는 그들.
그들은 실존했으며, 인간을 잡아먹지도, 역병을 뿌리지도 않았다. 그러나 인간과 다른 생김새, 인간의 그것을 뛰어넘는 신체능력, 그리고.... 인간들의 돈 벌이가 된 그들의 요력. 시대가 발전하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요괴들은 더더욱 깊은 곳으로 숨어들어갔다. 어느날 끝없는 도망의 끝이 보였다.
바로 멸종이었다. 부족마저 이룰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겨우 살아남은 요괴들은 날개를 숨기고, 송곳니를 갈아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만들어냈다. 갓난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털이 뽑히고 뿔이 잘려나갔다.
인간과 같은 모습을 하자 순혈 요괴는 줄었으나 반요들이 생기며 겨우 명맥을 유지 할 수
있었다. 우시지마 와카토시도 이런 배경을 가지고 태어난 반요였다. 아버지는 독수리의 날개를 가지고 있었고 그 사실을 숨기고 어머니와 결혼했다. 마땅한 집안이랄게 없었기 때문에 데릴사위로 들어갔다. 그러나 와카토시가 태어났고 보통 아이와 다른 손발톱에 의구심을 품었고 아버지는 제 비밀을
털어놓았다. 그 이후로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아버지는 집을 떠났고, 그동안 가장 먼저, 많이 가르친것은 요력으로 본 모습을 숨기는 법이었다.
덕분에 우시지마는 별 탈없이 고등학교에 입학 할 수 있었다.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땐 저도 모르게 날카로운 손발톱과 안광이 빛나는 눈동자가 튀어나왔다. 덕분에 우시지마는 항상 무덤덤하게, 무뚝뚝한 모습으로만 존재해야했다.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남들보다 뛰어난 운동신경과 반요 특유의 분위기 덕분에 친한 친구 몇몇은 있었으나 그 누구에게도
제 속마음을 모두 털어놓을 순 없었다.
그래서 그는 제 첫사랑마저 꽁꽁 숨겨야 했다.
첫 옹알이, 첫 걸음마, 그 어떤 처음은 다 미숙하다. 우시지마는 마음속 깊은곳 어딘가에서부터 차오르는, 벅차고도 서글픈 감정의 의미를 한참이나 찾아헤맸다.
"오이카와!"
누군가 오이카와의 어깨에 훌쩍 팔을 두르며 그를 잡아 끌었다. 우시지마는 다른 곳을 보는 척, 그들의 뒷모습을 훑었다.
같은 교복, 같은 반, 같은 나이. 그와 같은 점을 대라고 하면 수십개도 댈 수 있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그와 다른 그 한 가지 때문에 우시지마는 차마 그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2학년 개학식 날 전학을 온 오이카와 토오루는 하얀 얼굴에 준수한 외모를 가지고있었다. 서글서글한 미소와
수려한 말쏨시, 뛰어난 운동신경에 능글맞음까지. 그는 학교에 입성함과 동시에 유명인사가 되었다.
모든 전교생과 친구가 되는게 목표라는 듯이 여기저기 인사를 주고 받던 오이카와는 우시지마에게도 먼저 인사를 건냈다.
"안녕 와카토시 군."
늘 하얗다고 생각했던 얼굴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살풋이 접히는 눈매와 가지런히 들어난 치아가 귀여웠다 . 가볍게 풀어낸 셔츠 단추와 넥타이는 묘한 색기를 풍겼다.
".....그렇게 부르지 마라, 오이카와."
말 문이 막혀 한참을 뜸들이다 내뱉은 첫번째 대답은 우시지마의 되돌리고 싶은 순간 상위권에 랭크되었다.
"점심시간에 3반이랑 간식내기
축구하기로 했는데 너도 같이 할래? 토우야가 너 운동 잘한다고 꼭 끼워야 된다던데."
무안한 기색하나 없이 불그스름한 입술이 조잘거렸다. 우시지마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원하는 대답에 방긋 웃어보인 오이카와도 금세 제 자리로 돌아갔다.
그 때부터였다.
"다음주에 반장선거가 있을거다. 입후보 하고싶은 학생들은 준비할 수 있도록. 이상. 좋은 주말 보내라."
시크한 남선생은 종례 인사도 받지않고 교실을 나섰다. 선생님이 사라지자마자 우당탕탕 가방을 챙겨 교실을 뛰쳐나가는 한창 때의 남고생들이 소란스러웠다.
"나 반장나갈거야."
소음한가운데서도 그의 목소리 만큼은 또렷하게 들렸다. 오이카와도 다른이들과 마찬가지로 훌쩍 가방을 메고는 순식간에 집에 돌아갈 채비를 마친채였다.
"전학생의 반란인거냐?"
누군가 오이카와에게 웃으며 물었다.
"잘생겼지, 성격좋지, 운동잘하지. 오이카와씨 말고 또 누가하겠어?"
오오-
오이카와의 자신감 넘치는 멘트에 주위에 있던 몇몇이 호응했다.
"오이카와, 그럼 내가 너 뽑아줄테니까 가는길에 라멘!!"
"어 뭐야, 그럼 나도!!"
"아 뭐야 선거법 위반이다 오이카와~ 하지만 나도 사준다면 동참할게"
"오이카와씬 아무말도 안했거든요? 안 살거야~!!"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멀어져갔다. 멍하니있던 우시지마는 교실의 문단속을 맡은 주번이 부를 때까지 제 자리에 앉아있었다.
"반장 선거 하자. 바쁘니까 굵고 짧게 끝내라."
아침 조례시간을 이용해 짤막한 선거가 시작됐다.
"입후보 할 사람, 손들어."
오이카와는 눈을 빛내며 번쩍 손을 들었다
"오이카와 토오루, 타치바나 토우야....우시지마 와카토시."
의외의 이름에 아이들의 시선이 맨 뒷자리의 우시지마에게 쏠렸다. 역시나 곧게 팔을 뻗어 손을 들고 있는 우시지마의 얼굴은 생각을 읽기 힘들었다.
"후보는 셋이고, 굳이 연설같은거 해야하나? 이런건 원래 평소 행실이 중요한거거든
바로 투표 하겠다."
칠판에 슥슥 각자의 이름을 적은 선생은 아이들에게 반듯하게 자른 종이를 건네주었다.
"개표한다. 후보 셋, 나와서 도와. 토우야가 개표, 우시지마가 확인, 오이카와가 집계."
한장, 한장, 종이가 펼쳐졌다. 우시지마와 오이카와의 접전이었다. 그들의 이름 밑에 바를 정자가
한 개를 넘어가고, 두 개가 넘어가고. 마지막 한 표.
"우시지마 와카토시."
토우야의 목소리에 오이카와가 우시지마의 이름 밑에 한 줄을 그었다. 12대 13. 한 표 차이로 우시지마의 승리였다.
"반장 우시지마, 부반장 오이카와, 서기 타치바나. 축하한다."
선생은 형식적인 인사를 남기고 시니컬
하게 교실을 나갔다.
"잘부탁해 우시와카."
입술이 잔뜩 튀어나온 오이카와가 우시지마에게 손을 뻗었다.
"고맙다. 나도 잘 부탁하지."
마주잡은 손에 꾸욱 힘이들어갔다. 오이카와는 금세 활짝 웃으며 제 무리의 친구들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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