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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날조IF성비망한 공학으로 갈지 원작 준거 남학교로 갈지 고민하다가 빼버린 파트

남학교에 떨어진 윤 씨 (일단 성별 자각은 여성)의 이야기

윤은 한숨을 내쉬며, 쏟아지는 물 아래에서도 벗지 않은- 그러나 나무와 섬유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젖지 않은, 자개 장식 노리개를 귀걸이로 만든 형태의 봉인구를 만지작거렸다. 그래도 관이 열리기 이전에 이것이 움직일 정도로 번역이 끝나서 다행이었다. 저주의 반향이 몸 밖으로 흘러내리는 것을 막고, 시선을 끄는 형태를 기반으로 위화감을 어그러트리는 술법이 걸린 봉인구. 아마 윤 본인은 언어에서─통역 기능 달린 목걸이의 과열로 눈치채고 말았지만, 다른 인원은 윤 본인이 직접 자각시키지 않으면 눈치채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 위화감 정리하는 게 이 남학교에서 여자가 돌아다녀도 될 정도인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세계 이동에 이은 두번째 문제가 또 머리를 쳐댔다. 쓰읍, 하고 숨을 삼켜보지만 영 쓰다. 입학식 때 어쩐지 남자가, 분명히 연하로 보이는 소년들이 많다는 생각은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전원 남학교라는 생각은 안했었다. 그러나 기숙사의 방 배정, 가차없이 1학년은 모두 섞어 다인실. 그나마 기숙사의 특성인지, 방 하나에 1명정도 쓸 샤워실이 있는 구성이었지만…….

윤은 제 몸을 내려다보았다. 그야, 본업 철장鐵匠이었던 만큼 상체나 어깨가 제대로 발달되어있고, 빌어먹을 무골인 사촌에게 어울려주느라 두툼한 근육질이지만, 딱히 여성적인 구석 제로인 신체는 아니다. 물론 덩치가 갖춰져 있는 데다가, 머리는 성가셔서 기르지 않은 상태로 유지하는 중이요 키마저 주변의 다 자라지 않은 소년들에 비하면 훌쩍 큰 편이니 제대로 차려입으면야 그야 위화감도 없을 것이지만. 앓는 듯한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래도 가벼운 복장은 단번에 아웃일 터다. ‘근데 내 잠옷은 너절한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인 것인데. 기본 지급된 옷은 봤지만, 도저히 입고 잘 옷은 아니었고.’ 윤은 흘긋 들춰보았던 농 안에 두 벌 있던 셔츠와 바지, 한 벌 있던 베스트와 마이, 입고 있던 식전복 따위를 떠올려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어느 쪽도 입고 잘 옷은 아니었다. 잘 옷은 결국 들고 들어온 반팔 반바지다.

윤은 씻는 와중에 저주의 잔흔이 드러난 자리를 만지작거렸다. ‘…이 저주, 본질이 변질이니까, 신체의 성 전환의 저주로 적용은 되긴 하는데 말이지… 기본, 토대가 될 만한 다른 저주도 이미 걸려있고.’ 그런 생각으로 윤은 저주의 잔흔을 만지작거리다가, 일단 오늘은 넘기자며 몇 가지의 저주를 활성화시켰다. 이미 있던 저주를 형식만 바꿔 활성화 시키는 것 뿐인데도 상당히 저항감이 있어, 인상을 찌푸렸다. 신체를 다 변질시키지도 못했다. 이쪽의 방식으로 변환한 기를 소모한 만큼 무언가가 쌓이는, …마기와 유사한 것─아니, 마기가 번역되어 도달하는 것이 더욱 쌓이는 느낌.

윤은 고찰을 일단 거기에서 끊었다. 딴 생각을 하며 샤워했더니, 한 것도 없는데 지나치게 시간이 흘러 있었다. 조금 더 소비하면 가벼운 샤워로 소비하기에는 지나친 시간이다. 기숙학교에서만 8년 차. 빠르게 씻는 재주만 잔뜩 늘은 윤은 샤워 치고는 조금 오래 걸린, 그러나 심적으로 조금 시달렸을 소년 치고는 그런대로 이해할만한 시간으로서 샤워실에서 나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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