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무서워하는 식인 인외

연쇄살인범 무서워하는 식인 인외 5

탐정

“어, 왔냐?”

이래저래 소원 이뤄주기 위해선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기에 정보를 물어다줄 탐정, 그러니까 흥신소 친구를 찾아왔다. 참 여러모로 유능한 친구라,죽을때까지 친구하다가 마지막에 영혼을 꼭 얻고 싶다. 만약에 멀어진다 싶으면 그냥 내가 죽여서라도.

“최근에 나 인간 하나 키우고 있는 거 알죠?”

“어어, 알지. 안 그래도 묻겠다 싶어서 미리 조사해놨지.”

이거 봐라. 내가 찾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척척 미리 조사도 해놓고 얼마나 유능해. 게다가 굳이 내가 일일이 알려주지 않아도 다 알고 있어서 참 편하다.

“아주 깔끔해. 아무것도 없어. 주민등록증까지.”

“뭐?”

“오~ 네가 그렇게 당황할 줄이야. 꽤나 마음에 들었나봐? 이거이거 질투 좀 나는데?”

“아니, 제대로 다시 말해봐.”

죽은 사람도 아니고 그냥 존재 자체가 없던 사람이라고? 물론 그런 경우를 나는 종종 봤다.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들. 하지만 20년도 넘게 출생신고를 하지 않고 살아왔다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누군가가 키웠다는 소리다. 그런 경우 태반이 갇혀살아 세상을 잘 모른다. 그럼 그 인간은 대체 뭐지?

“제대로고 뭐고 진짜 아무것도 없어. 살인청부업자라면서 의뢰인 한 명 없어. 하다 못해 거주지라도 있어야 되는데 진짜 뭐 야생에서 살다 온건지 일부러 다 지운건지 아무것도 없어.”

“네가 제대로 안 찾은 거 아니고?”

“설마. 네가 그 놈 들이자마자 다른 의뢰 싹 다 미루고 그것만 찾았는데.”

음? 내가 따로 의뢰를 한 것도 아닌데 뭘 또 그렇게까지? 뭐, 나야 좋지. 그보다 역시 조만간 기회봐서 잡아먹어야겠다. 편해서 좋았는데 그렇게 수상한 놈을 쓸 수는 없지. 죽여도 뒤탈 없을지는 미지수지만 살려둬도 위함하긴 매한가지니.

“여기, 수고비에요.”

500원짜리 몇장 찔러넣어주니 굳이 거절하진 않았다. 촥촥 세어보더니 자기가 최혜고객 대우를 해줬는데 이 정도 밖에 안 되냐며 툴툴거렸다. 내가 해달랬나. 본인이 하고싶어서 한 일을 왜 남에게 책임을 떠넘기는가.

투정은 못 들은 척 무시하고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진지하게 낮은 목소리로 날 불러세웠다.

“조심해. 그 놈, 마냥 밑바닥 인생은 아니야.”

그 정도는 나도 쉽게 눈치 챌 수 있었다. 그 귀한 냉장고를 당연하게 사용하고 하대가 익숙했다. 기본적으로 어떤 식으로든 꽤나 존중받았던 위치에 있었다는 뜻.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가사에 능하고 살인청부업자라는 누구라도 꺼릴만한 직업을 택했다.

수상하긴 했지만 크게 위협은 되지 않아 내버려뒀지만 자칭 탐정 녀석이 아무것도 찾지 못 했다는 건 이야기가 달랐다. 그만큼 사람 한 명 싸그리 지워버릴 정도의 뒷배가 있던가, 혹은 스스로 지워버릴 정도로 능력이 있던가. 전자의 경우는 당연히 위험하지만 후자의 경우도 만만치는 않다. 스스로를 지워버릴 수 있다는 건 남도 지워버릴 수 있다는 뜻.

내가 지워져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굳이 그렇게까지 도박을 할 이유가 없으니 미리 싹을 잘라버려야 한다.

“알아요. 조만간 실존하는 마지막 증거마저 사라질테니 걱정할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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