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무서워하는 식인 인외

연쇄살인범 무서워하는 식인 인외 4

처음이 어렵지 다음은 쉽다

벌써 먹을 게 다 떨어졌네. 보자~ 근처에 잡을 만한 건 다 잡았고. 좀 나갔다 와야 할 거 같은데. 이 인간을 믿고 내버려 둬도 되나… 괜히 사고치지는 않겠지? 얼추 손님 접대는 잘 하는 거 같은데 간혹 이상한데서 핀트가 나간단 말이야. 단골이라도 잃으면 안 되는데.

“할 말 있어?”

“제가 잠시 가게를 비워야 하는데… 가게 볼 수 있겠어요?”

“왜? 사냥?”

고개를 끄덕이자 이해를 못 하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 전직 청부살인업자잖아. 말만 해. 몇 명이든 잡아올 수 있으니까.”

본인에게서 직접 저런 소리를 들으니 뭔가 기분이 뒤숭숭하군.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단 말이야. 어떻게 이렇게까지 덤덤하지?

“동족 죽이는 거… 찝찝하지 않아요?”

“처음엔 좀 기분 나빴는데 하다보니까 괜찮던데?”

듣고보니 일리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음, 뭐. 나야 직접 사냥 안 해도 되서 좋지. 날 처음 만났을 때 처럼 자루 안에 이것저것 챙겨 넣고는 누구 잡아오면 되냐고 물었다. 20대 초반의 어느 정도 살집이 붙어있는 인간 한 명만 잡아와달라고 하자 알겠다며 나갔다. 저번에 솜씨 보니 들키지는 않을 것 같은데… 아 맞다!

“잠깐! 잠깐만요!”

우연의 일치로 내 고객들 죽일까 싶어 황급히 불러 세웠다. 다만 문제는 내 고객들을 어떻게 전달하냐는 건데… 딱히 사진을 찍어 놓은 것도 없고 그림을 그릴 수도 없고. 역시 그냥 내가 다녀오는 게-

“내가 고객 죽일까봐? 그럼 죽이기 전에 물어볼께. 뭐라고 물으면 알아?”

“죽이기 전에 물어볼 수 있어?”

“그냥 물어보면 되지.”

어… 그런가? 그런가보다. 소원을 들어주는 골동품점이라고 말하면 알아들을 것이라 말하고 이제는 정말 보내줬다. 얼마나 걸리려나. 집안일 밀리면 안 되는데. 빨리 왔으면 좋겠네.

라고 생각하기 무섭게 뭐 어디서 들고온건지 약 3시간만에 인간을 잡아왔다. 심지어 살아있는 채로.

“상할까 싶어서 일단 기절만 시키긴 했는데 나 손질은 할 줄 몰라.”

“이 정도면 충분해요. 그리고 다음부터는 그냥 죽여서 와요.”

이유가 참 세심하네. 게다가 꽤 좋은 녀석으로 잡아왔잖아. 이런 녀석은 보통 뒤처리가 힘든데. 가족이나 친구 많아 보인단 말이지.

“뒤처리는 제대로 하고 온 거죠? 가족이라도 있으면 곤란해지는데.”

“그냥 안 들키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야?”

“네? 그 말은… 가족관계도 제대로 조사 안 하고 그냥 데려왔다는..?”

“그렇게까지 해야 해?”

아무리 깔끔하게 살인을 한다 해도 결국 언젠가는 실수를 할 터, 가장 좋은 상황은 사라져도 아무도 경찰에 신고넣을 사람이 없거나 알아차릴 시간이 굉장히 오래걸려야 하는데. 으음… 뭐 한 명 정도야 실종되도 그렇게 시끄럽지도 않겠지.

“그래도 다음부터는 되도록 가족없고 친구 없는 걸로 잡아와요.”

이미 벌어진 일 어쩔 수 없으니 그냥 들고가서 손질하려는데 옆에서 인간이 계속 빤히 쳐다봤다. 괜히 막 부담스러워서 밑에 가게나 봐달라고 했더니 어차피 사람도 없는데 상관없다는 식으로 맞받아쳤다. 맞는 말이긴 한데… 팔기보다는 전시 목적으로 이 골동품점을 차리긴 했지만 그래도… 괜히 서운했다.

꿍얼거리며 먼저 목부터 따고 차차 손질하는데 오늘따라 칼이 잘 들었다.

“칼 좀 갈고 살아. 이제 잘 들지?”

“칼도 갈 줄 알아요?”

“청부살인업자가 자기 무기 손질도 못 해서야 되겠어?”

흠, 사람 죽이고 다니니 당연히 천애고아에 사회와는 단절된 줄 알았는데 뭐 이렇게 사람 돌보는 게 자연스럽지? 여차하면 잡아먹어야 되니 나중에 따로 신원조사를 좀 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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