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212 밤 은하철도의 밤 자3 후기

인데 5개월만에 올리는 게으름과 미룸의 흔적…

이 포스트는 과거에 귀가 후 대본집을 보며 메모장에 적어둔 내용을 복사 붙여넣기 한 것입니다.

혹시 문제가 있다면 어느쪽으로든 연락주세요!

야근 시즌 사이에 빛처럼 내려온 설연휴. 이렇게 관극할 때를 놓칠 리가 있나요. 연휴 중에 세 작품 봤습니다. 그리고 이건 그 중에서도 연휴 마지막 날에 본 은밤 후기예요. 이 날 나오면서 그냥 자체막공 할까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너무 좋아서요.

그런 날의 공연을 후기로 남겨뒀다니. 과거의 나에게 감사를 전하며…. 암튼 몇 달만에 다시 보니 저도 새롭네요.


안내멘트

안내멘트 텐션 진짜 미쳤어요.

호롤로로로 하면서 우다다다 달려오는데ㅠㅠㅠ 옆자리분들과 이미 웃참실패. 어허흑 하면서 웃고 있어요.

금요일에는 자첫이거나 머글이신 분들이 많으셨는지 다들 긴장하신 듯 처음에 꽤 조용했는데, 오늘은 박박페어 막공이라 그런가 안내멘트부터 신나게 웃고 시작했어요. 조용하게 웃으니까 캄파넬라 아잇~무뎌워~~ 하다가 "안 웃겨?" 발언 등장. 그러고서는 간지작살 목소리로 승객여러분, 오늘 하루는 어떠셨나요? 하는데 들을 때마다 헉 하고 심장 떨어져요. 너무 좋아서...

오프닝 안내멘트부터 은밤 미리보기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게, 낙차를 캄파넬라 목소리로 해내주십니다. (근데 이러고서 또 신나게 치치키푸치키치치푸! 외침)

Prologue

자첫 땐 프롤로그에 보이는 그림자가 뭔지 생각을 못 했는데, 다시보니까 앉아있는 조반니를 두고 은하열차가 멀어져가는 거더라고요. 캄파넬라가 돌아오기 전에 혼자 남겨져있던 조반니를 나타낸걸까 혼자 궁예해봤습니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갇반니는 '손을 들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부분에서 손 번쩍! 안 하더라구요. 근데 다 보고 나서 다시 생각하니까 갇반니는 이게 어울리는 거 같기도 해요.

자첫 때 첫 넘버가 그렇게 임팩트 있지는 않다고 생각 했었는데, 조반니를 아는 채로 다시 보니까... 설레요. 특히 배경에 빛이 생기고 변환되면서 일렉이랑 드럼이 치고 나오는 부분이 꼭 앞으로의 여행을 나타내는 것 같아서 가슴 떨리게 해요. 작은 마을, 작은 집, 작은 방, 그 안의 바보 조반니. 이렇게 말하는 조반니가 안쓰럽지만, "내 잃어버린 모든 꿈들과 사라진 모든 행복들이 이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라고 하는 조반니는 은하여행을 갈 준비가 되었던 게 아닐까요? 그렇기에 떠나갔던 캄파넬라를 다시 만나게 된 거라면?

+ 반짝이는 별을 보고 사이사이 와! 하며 감탄하는 조반니,,, 진짜 귀엽고 안쓰럽고 사랑스럽고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고 당장 캄파넬라 품에 안겨주고 싶어요.

+ 갇반니는 지팡이를 덜 사용하는 거 같은데, 그래서 오히려 눈이 보이지 않는 게 무척 익숙한 사람처럼 느껴져요. 시선처리 때문인가? 아니면 그냥 저의 머나먼 자리 탓?

우리가 사는 세상

캄파넬라가 조반니 부르면서 들어와놓고는 기둥 뒤에 숨는 게 귀여워요. 조반니는 보지 못 하는데도 조반니를 놀리는 데에 진심인 캄파넬라.

조반니가 "너무 선명한데..." 하면서 지팡이 움직이다가 캄파넬라 가랑이를(...) 공격할 뻔 하더라고요. 그러고서는 폴짝 안기는 게 아니라 캄파넬라를 안아올려서 빙글 돌아요. 이때 눈치챘어야했죠. 갇반니는 캄파넬라를 가지고 놉니다. 분명 캄파넬라가 조반니를 골려먹는 재미를 이야기했던 거 같은데 아무리 봐도 박박페어는 갇반니가 좌캄파를 놀려먹는 재미로 어린시절을 보낸 거 같아요. 뒤에 캄파넬라 놀리다가 승객들이랑 같이 웃음 터져서 뒤돌아 서있는 거 보고 승객들은 또 웃고... 암튼 진짜 웃긴 페어예요.

추위가 느껴져? 하고 오들오들 하는데 갇반니,, 입고있는 해달가죽 코트로 캄파넬라를 감싸줍니다... 다정한 조반니.

그러고는 "너도 누릴 자격 있어" 들으며 나도.. 하고 읊조려요. 맞아 조반니 너도 누릴 자격 있어ㅠㅠㅠㅠ

한 번쯤은 네가 하고싶은 대로 해도 돼

캄파넬라와 예전에 함께했던 이야기를 생각하는데, 이걸 나중에 피에르의 이야기로 다시 들려주잖아요. 사소한 것에 또 벅차오르는 은하열차 승객... 그 때가 조반니와 피에르 모두에게 행복하고 소중한 순간이었겠죠.

켄타우루스 축제의 밤

켄축밤에서 캄파넬라가 부르는 "거리는 온통 등불들로 환하게 불타올라, 올라" 이 부분이 따뜻하게 들려서 정말 좋아요. 잔잔한 몇마디일 뿐인데도 마음에 깊게 남는 부분인 거 같아요.

은하철도에 몸을 싣고서

은하철도에 탑승하고, 캄파넬로가 조반니에게 인사하면서 주먹으로 명치 치는 건 고정인가봐요. 능청스럽게 치고는 다시 인사하는 캄파넬라... 진짜 킹받고 웃겨요.(갇반니는 받은 걸 배로 돌려주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갇반니는 좀 더 이게 상황극이라는 걸 인지하는 거 같아요. 쉽게 순응하지 않고 이건 또 무슨 장난이야 캄파넬라 하고 웃어 넘겨요. 그치만 즐거우니까, 캄파넬라와 함께니까 흔쾌히 동참하는 거 같아요.

은몸싣... 좌캄파 옆돌기 한 뒤에 총쏘는 동작 하는데 진짜 영문도 모르겠고 웃깁니다. 나중에 전갈춤도 하시는데 당신의 코어에 늘 감탄합니다... 갇반니 치치키 진짜 끝내주게 즐겨서 좋아요. 조반니를 말리기는 커녕 함께 댄스타임 가지는 캄파넬라도 좋고ㅠㅠ

이번역은 북십자성 역입니다 땡큐! 하고나면 승객들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서 박수치고 환호지르는데, 쓰러져있는 캄파넬라가 계속 호응을 유도해서 진짜 신나요. 근데 어떻게 이런 넘버를 하고나서 ('큰 일' 보는 셀프 꽁트까지 한 뒤) 바로 옷 갈아입고 캄파넬리가 될 수 있는 건지. 캄파넬라 조건, 엄청난 체력과 회복력인가요?

플라이오세 해안 & 은하의 끝

호~ 호~~ 호호 불면은 구멍이 뚫리는 커다란 솜!사!탕! 이 아니고 호두나무 열매로구만 <ㅋㅋㅋㅋㅋㅋ

캄파넬리의 시작을 알리는 대사.

고고학자 소개 할 때 산소호흡기 애드립 보고 웃다가 제 숨이 넘어갈 뻔 했어요. 한술 더 떠서 티타니스 소개에 따라하는 조반니까지ㅠㅠ 너무 웃겨서 이러고 은하의 끝 분위기로 넘어갈 수 있는건가 걱정도 했는데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어요. 우리는 은하열차의 흔들림을 즐기기만 하면 되었던거죠ㅠ

"여기까지 혼자 왔다고 했나? 그렇다면 앞으로의 남은 여정도 문제 없을 거야. 지금까지의 용기라면 말이야."

이 부분이 꼭 승객들에게 잘 왔고, 지금까지의 용기라면 괜찮을거라고 응원해주는 거 같아서 괜히 눈물 찡해요. 셀프 위로로 감동받는 승객... 제가 좋다면 캄파넬리도 납득해주지 않을까요...?(삽인지 끌인지 곡괭이인지 맞추라고 소리지르는 게 눈에 선하지만 아무튼...)

"뒤는, 돌아보지 말고." 하면서 씩 웃는 좌캄파... 유죄. 제 심장을 훔쳤습니다. 근데 그러고서 한참 삽끌곡괭이 호통치다가 이번엔 내가 봐주는거야! 하고 악당마냥 퇴장해서 끝까지 웃겼어요.

익숙한, 낯선

또다시 혼자가 되었지만, 예전처럼 슬프진 않았다는 조반니... 벅찬 조반니를 보고 벅찬 승객... 익숙한 낯선 끝나고 모두가 박수를 쳤는데, 그 순간만큼은 다들 비슷한 마음이지 않았을까요? 저에겐, 다시 나아가는 조반니를 응원하는 벅찬 마음의 박수였던 거 같아요.

+ 근데 박가든씨... 진짜 끝내주게 불러주시네요. 너무 좋아... 뮤지컬 많이 해주세요...

시그너스와 페이튼

캄파넬루는 캄파들 중 가장 고난의 캐릭터 아닐까요. 조반니에게 거기 큰일이 있던 의자라고(+새똥을 왜 먹냐고) 놀림도 당해, 머리도 잡혀, 무시당하고 아저씨라고 불려,,, 중간에 나한테 왜이래는 본체의 진심이 튀어나온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갇반니가 알뜰살뜰하게 놀려먹었어요ㅠㅠ 그래도 백조조아하자나는 안시켜서 봐준건가 싶기도 하고.

새들 지나가는 거 따라했다가 부끄러워서 얼굴 가리고 숨는 조반니... 진짜 귀여웠습니다.

제일 웃긴 캐릭터를 고르자면 단연코 캄파넬루. 기러기깡 떨어졌을 때 납작하게 슬라이딩 해서 기러기야..!! 119불러요! 심폐소생술 하는 거 볼 때 마다 웃겨죽을거 같습니다.

시그너스와 페이튼 안무 이제 보니까 고대벽화에 그려져있는 사람들 동작 같아보여요.

좌폴론 "어떤 소원이라도 들어주겠다" 따라하는 갇반니...ㅠㅠㅠ 그리고 내가 언제 그랬냐고 진심으로 항변하는 좌캄파...

시그너스와 페이튼,, 제 마음 속 은하 락페스티벌 투탑 곡 중에 하나라 들을 때마다 너무 신나요.(나머지 하나는 어해가)

"제게도 시그너스 같은 친구가 있어요" "멋지넹~" 하는 거 너무나도 뿌듯해하는 캄파넬라여서 귀여워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코트를 벗으라고 하는 순간부터 이제 뚝 떨어지는 거죠... 조반니 처음에 또 무슨 장난이야~ 하고 웃다가, 진지하게 화내고 몰아붙이는 캄파넬라를 보고 심각해진 채로 옷을 갈아입혀지고... 잘해낼거야, 지금껏 그래왔듯이. 행운을 빌어. 하고 캄파넬라가 떠나가고... 다시 나아가는 은하열차와 함께 제 마음은 갈래갈래 찢어지고...

물소리와 함께 조반니가 혼란스러워하자 캄파넬리우스가 피에르가 했던 이야기들을 다시 하면서 조반니의 의식을 당겨오고,, "뒤를 돌아보면 안 돼! 절대로 의심해선 안 돼!" 하며 필사적으로 데려오는 느낌.

어이, 해달 가죽

어해가 처음 봤을 땐 초반에 '어이 해달가죽 코트는 어디있나' 할 때 조반니인채로 웅크리고 있어서 왜인가 궁금했었는데, 화면에 검은 사람이 있더라고요. 그게 자넬리라는 걸 오늘 깨달았어요.

사냥꾼 신화

사냥꾼 신화에서 조반니의 눈을 고쳐줄 수 없어서 자신을 미워하다가도, 아들을 위해 캄파넬라가 되어주는 피에르를 보면.. 꼭 리현배우님 라방이 생각나요. 조반니를 위해 슬퍼도 웃는 아빠.

길을 잃어버린 난

길을 잃어버린 난 처음 본 날에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그 모든 조반니를 향한 질책과 나쁜 말들은 조반니의 죄책감이었죠. 나 때문에 아빠가 죽었어. 캄파넬라는 나 때문에 떠난거야. 행복해지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죠. 그런데 캄파넬라는 조반니에게 미움받는 해달가죽도 너라고 말해요. 다른 건 필요없고, 그저 자신이기만 하면 된다고. 행복해지기 위해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믿기.

익숙한, 낯선 rep

리프라이즈는 왜 늘 좋으면서 눈물이 날까요. 은하의 끝에서 온 낯선 여행자, 조반니.

피날레 - 별이 되어

기억의 섬 자리와, 그 중 가장 빛나는 별 피에르. 그리고 캄파넬라. 언젠가 또 길을 잃었을 때 별을 보면 나아갈 길을 찾을 수 있겠죠. 조반니도, 이 이야기를 기억하는 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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