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줄무늬다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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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생일 선물로 글엽서를 주려고 짧은글쓰기 한 것을 백업 전국 최강이라는 곳도 다르지 않구나 생각하며 고개를 돌렸을 때 눈에 들어온 당신, 그것을 첫 만남으로 모두 모인 체육관에서 선배가 이름을 부르자 몸은 바짝 기합이 들어가 차렷 하고 있었지만 등 뒤 손가락은 꼼지락 거리며 장난을 치고 있는 당신을 보
친구 생일 선물로 글엽서를 주려고 짧은글쓰기 한 것을 백업 당신이 현 예선 우승을 따내고 MVP로 선정된 그 경기의 관중석에 앉아있던 그 날의 일방적인 첫 만남을 시작으로 입학 제의를 모두 거절하고 당신이 있는 북산으로 향하기로 결심했을 때, 그렇게 찾아간 곳에 당신이 없다는 것을 알고 낙심하고 의아함을 느꼈을 때
“엣취.” “감기 걸렸어? 너 아까부터 자꾸 재채기 하더라.” “글쎄,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 이상하게 자꾸 재채기가 나. 체육관 공기가 안 좋나?” “1학년들이 얼마나 열심히 청소하는데 들으면 서운하겠다, 야.” “아니, 걔네가 청소를 안 했다는 얘기가 아니잖아.” “송태섭 꼰대네. 1학년들 청소 트집이나 잡고.” “어이없네. 재채기 옮겨 버릴까보다.
* 인터하이에서 큰 이변 없이 산왕이 우승했다는 설정입니다. 똑똑. 깜빡 잠이 들었나 보다. 시계를 보니 10시였다. 눈꺼풀의 무게가 천근만근이었다. 기지개를 쭉 켜는데 온 몸이 뻐근하고 머리가 멍했다. 눈앞의 책상에는 문제 풀이를 한가득 적어 놓은 건 나지만 무슨 사고 과정을 거쳐 이 결론에 도달했는지 모를 풀이가 적힌 연습장과 아무리 매달려
엄마와는 학교에서 만나기로 했다. 학교 근처 꽃집에는 사람이 많을 것을 예상해 집 근처 꽃집에서 미리 사 왔지만 그 곳에도 손님이 없진 않아 시간이 조금 지체됐다. 그러나 여유 있게 시간을 두고 나왔기에 아직은 괜찮았다. 양달로 나가면 햇살이 따끔했으나 아직 겨울의 한기가 가시지 않은 바람에 손이 시렸다. 꽃다발을 든 손을 바꿔 들고선 저 멀리 보이는
"응, 미안해요. 복구되는 대로 바로 갈게요. 미안해요." 프라이팬에 올려진 계란의 상태를 살피고 있자니 통화 내용이 들려왔다. "응, 그리고, 음… 아니다. 출발할 때 다시 전화할게요. 아마 내일이나 모레? 근데 내일은 사람이 많을 거 같아서 좀 힘들지 않을까요… 상황 봐서요, 응.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어? 미리 인사하는 거죠. 응, 응
기차는 계속 달렸다. 한 쪽 어깨가 기울어진 채 오랫동안 자세가 굳어 있어 몸이 뻐근했지만 답답한 것 보다는 무게감이 좋았고 이 순간이 소중했다. 그래서 한쪽 귀로는 아주 작은 소리로 나오는 음악을 들었고 다른 한쪽 귀로는 열차가 달리며 내는 소음,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생활 소음과 명헌이 내는 편안한 숨 소리를 계속 듣고 있었다. 명헌은 짧은 낮잠인데도
북산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뒀다. 정확히는 태섭에게 필요한 실적에 미치지 못했다. 버저가 울리자마자 눈물이 수도꼭지를 튼 것처럼 뚝뚝 떨어지는 백호에게 어깨동무하며 태섭은 의연하게 말했다. “야, 네가 왜 우냐. 잘했어, 강백호.” “그렇지만, 송태섭…” 백호가 꺽꺽대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백호가 미처 하지 못하고 삼킨 말을 알 수
전국대회가 끝난 후 한 대학에서 태섭에게 연락이 왔다. 태섭이 지망하던 학교 중 하나였다. 작년부터 태섭을 눈여겨보고 있었다고 했다. 태섭만 좋다면 진학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 싫을 리가 없었다. 감사하다고 삼보일배를 올리면서 캠퍼스를 한 바퀴 돌 수도 있었다. 그런데 조건이 있었다. 스카우터는 전국구 규모의 대회에서 8강 진출 이상의 실적을 요
명헌과의 통화 이후로 모든 것이 변했다. 태섭이 알게 된 사실은 단 한 가지 뿐인데, 그게 태섭의 모든 걸 바꿔 놓았다. 항상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태섭의 몫이었고 상대방은 태섭에게 관심이 없었는데, 반대의 입장이 되어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그런데 이상하기만 하고 그쳐야 하는데 틈만 나면 생각이 나니 그게 문제였다. 2학년 한 명이 '요새 선배 기분이
태섭이 진학할 학교는 의외로 수월하게 결정됐다. 그 과정이 쉬웠다는 건 아니고, 바로 윗 선배인 정대만이 농구로 대학을 가기 위해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옆에서 지켜봤기에 각오한 것치곤 수월했다. 정대만은 방황 시기가 길어서 그랬지. 알고는 있었지만 옆에서 피가 말라가며 손톱을 씹어대던 것을 지켜봐서 그랬다. 하지만 그건 한참 나중의 일이고, 다시 정대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