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오오

날 짝사랑하는 야마토를 유키가 잔뜩 놀림


이곳 '반남 자연공원'엔 현재 세 명의 아이돌이 촬영을 위해 방문 중이었다. 곧 시끌벅적한 소리들이 들려왔는데 누군가의 커다란 웃음소리가 섞여있다. 웃음소리의 주인공은 아이돌리쉬세븐의 니카이도 야마토로 다람쥐들이 그를 간지럽히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말이야 다람쥐보고 있으니까 츠보링이 생각나는 거 같구."

한참 야마토와 함께 있는 다람쥐들을 쳐다보던 타마키가 한마디 던졌다. 이 한마디로 이야기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었다.

"뭐……."

다람쥐들에게 잔뜩 간지럼 받으며 웃음소리를 내던 야마토의 얼굴이 그대로 굳었다. 더 이상 웃음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다람쥐들도 이상을 감지했는지 그대로 멈추었다.

"헤에 그런 말 들으니 확실히 닮은 거 같네. 타마키 군 눈썰미 좋잖아."

"그치그치?! 츠보링 평소에 머리 묶고 다니잖아? 그거 엄청 풍성해서 꼭 다람쥐꼬리 같아!!"

"아 진짜다."

"아 그리구 색도 비슷해!"

자신의 말에 긍정해주는 유키의 반응에 잔뜩 신난 타마키는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웃으며 계속해서 이거저거 말을 쏟아내고 있었다.

"후후. 알 거 같아. 그런 이유에서 어때 야마토 군?"

"뭐가요."

무언가 불온한 기운을 감지한 야마토의 목소리는 퉁명스러웠다. 유키는 이런 반응에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웃으며 말을 덧붙인다.

"츠보미 쨩에게 둘러싸여 간지럼 받고 있는 기분 말이야."

"...! 뭡니까 그 억지스러운 질문은. 몰라요, 그런 거!"

"싫은걸까나."

억지스러운 질문에 이어 또 다시 억지스러운 말을 내뱉는다. 하루라도 사람 속을 긁지 않으면 몸에 사리라도 생기는 거야 뭐야. 야마토가 작게 중얼거린다.

"에 야마씨 츠보링 싫어?"

갑작스런 타마키의 공격

"그런 뜻이 아니잖아……."

"그럼 좋은 거지?"

같은 팀의 공격은 꽤나 뼈아팠다.

"하아... 뭐 그, 그렇지. ...왜 웃어요?!"

풋. 하고 웃는 소리가 들려서 보면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고 있는 유키가 보였다. 야마토의 얼굴은 조금 붉어져있었다.

"아니 야마토 군 역시 귀엽다고 생각해서."

"하... 정말 빨리 여길 벗어나고 싶어."

"나도 빨리 촬영 끝내고 돌아가서 츠보링한테 오늘 있었던 일 말해주고싶구."

"야마토 군이 츠보미 쨩에게 잔뜩 둘러싸였었다고 말하렴."

"제발 좀 봐달라고요……."

야마토의 힘없는 외침은 스태프의 다시 촬영 들어갑니다!! 라는 힘찬 목소리에 그대로 지워졌다. 야마토는 아직 캠핑은 제대로 시작도 안했지만 벌써 지쳐서 혼자 어디 조용한곳에 드러눕고 싶었다.

 


"오~ 야마씨! 야마씨!!"

촬영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가는 늦은 밤. 화장실도 쓸 겸, 마실 거도 살 겸. 들른 가게에서 타마키는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곤 다급하게 야마토를 불렀다. 마침 화장실에서 나오던 야마토가 타마키에로 걸어간다.

"타마. 왜 그렇게 급하게 형아를 불러?"

"이거 봐! 여기 다람쥐 인형!!"

"귀엽네."

"여기 이 녀석 눈이 초록색이야!! 츠보링 같지!"

"또 그 이야기냐... 뭐 확실히 눈 색이 똑같네."

타마키가 눈앞에서 다람쥐 인형을 내밀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여긴 다양한 다람쥐 관련 상품들이 있는 것 같았다. 하필 들러도 이런 곳이냐고. 그래도 지금 옆에 유키가 없는 것을 다행이라 생각하며 야마토는 조금은 편해진 마음으로 타마키가 내민 인형을 찬찬히 살펴본다.

"이거 츠보링한테 선물로 주자!!!"

타마키가 눈을 반짝였다.

"...그럴까나~ 츠보미 다람쥐 좋아하는 거 같았고."

"에! 그래?"

"응. 전에 같이 공원에서 도시락 먹은 적 있었는데 통에 다람쥐 그려져 있었어. 가방에도 다람쥐 키링 같은 거 달렸고."

"야마씨 관찰력 좋잖아. 계속 츠보링 보고 있는 거야?"

"……."

타마키는 아무런 악의 없이 한 말이었지만 야마토에겐 엄청난 데미지를 입혔다. 야마토는 말문이 막혀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계속 보고 있는 거야?' 이건 확실히 정답이었다. 마치 금붕어를 쫓듯이 야마토는 계속 아마야 츠보미를 눈으로 쫓았다. 처음엔 무의식 이었지만 지금에 와선 그렇지 않았다. 짝사랑이라는 건 정말 힘드네.

"그건 그렇고 야마씨만 츠보링이랑 도시락 먹구 치사해!"

"어쩌다보니 그런 거야 어쩌다보니. 시간도 늦었으니 얼른 돌아가자. 이 가게도 곧 닫을 시간인 거 같고."

야마토는 녹색눈동자의 다람쥐 인형을 집어 들고는 카운터로 향했다. 포장이라도 해서 줘야하나. 잠깐, 근데 왜 자연스럽게 내가 전해 주는 게 된 거야. 받으면 어떤 표정 지어줄까?

"야마씨 왜 그렇게 멍때려?"

"으어아어!"

"이상한소리냈구..."

야마토는 금방 얼굴이 붉어졌다. 그는 계산 끝낸 인형을 품에 집어넣고는 빠르게 가게를 나섰다. 뒤에선 타마키가 금방 따라잡아 나란히 걷는다.

"캠핑 재밌었지. 다음에 츠보링도 같이 가면 좋겠어!"

"또 다 같이 캠핑 가자고 사장님한테 말해볼까. 츠보미는 전에 사무소 단체로 갔을 때 없었으니까."

"좋아!! 또 임금님 게임 하고 싶어! 이번엔 절대로 임금님 할 거니까!!"

"하하 푸딩 많이 준비 해가야겠네."

 


삐롱. 삐롱.

여느 때와 같이 스케줄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온 야마토가 씻고나오자 휴대전화가 울렸다. 머리카락을 말리던 야마토가 안경을 고쳐 쓰고 휴대전화의 화면을 바라보면 곧 그의 입은 호선이 그려진다.

[인형 정말 감사해요! 잘 데리고 있을게요.><]

하는 채팅과 함께 침대로 보이는 곳에 다소곳하게 놓인 예의 그 다람쥐 인형이 찍힌 사진이 함께 올라왔다.

"하여간 귀엽다니까."

야마토는 낮에 인형을 전해줬을 때 의 일을 떠올렸다. 다람쥐 인형을 선물이라고 눈앞에 보여주면 츠보미는 활짝 웃었다. 미소를 머금은 눈동자는 여전히 빛나는 보석 같았다. 무심코 독점하고 싶다고 생각해버릴 만큼 아름다운 보석.

“정말 그런 생각이나 하게 만들고. 우리 코디 씨는 정말 너무하단 말이죠.”

작게 중얼 거리며 야마토는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인다.

[오빠라고 생각하고 소중히 대해줘>_<]

본인스스로도 이런 내용을 입력하는 자신의 손가락에 놀랐다. 이런 되도 않는 추파를 던지는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다.

삐롱.

또 다시 채팅이 올라온다. 이번엔 다람쥐 인형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마치 자고 있는 것 같이 연출한 사진과 함께 귀여운 키나코 이모티콘이 함께 왔다.

[니카이도 씨 안녕히 주무세요!]

[응. 츠보미도.]

이번엔 덤덤하게 답장했지만 야마토의 귀는 잔뜩 붉어져있었다. 아직 다 마르지 않은 머리 그대로 그는 베개에 누웠다.

"사랑이라는 건 사소한 거에도 행복해지는 거구나."

그는 슬며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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