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시기...

드림합작으로썼던글. 안사귐.

*야마토 카드 [평범한 일상]의 래빗챗 내용을 일부 차용했습니다...

 

*

사람보다 비둘기가 더 많은 어느 한적한 공원에 아이돌리쉬 세븐의 리더인 니카이도야마토는 자신의 휴대전화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화면엔 누군가와 주고받은 ‘래빗챗’이 보인다. '그럼 공원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전송버튼을 누른 야마토는 거의 바로 올라온 답장에 옅은 미소를 보이고는 휴대전화를 홀드 했다. 화면이 꺼지고 자신의 얼굴이 비치자 야마토는 시선을 돌렸다. 점점 올라가는 시선은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에 도착했다.

"평화롭네."

한마디 중얼거린 야마토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지금 한 행동이 너무 오버한 것은 아닐까. 기분 나쁘게 느끼진 않을까 조금 후회가 들기도 했다. 하지만 뭐 이미 저질러 버린 것을 어쩌겠는가. 이제 와서 농담이야. 라고 보낼 수도 없는 일이었다.

다시 눈을 뜨고 야마토는 지금 이곳으로 오고 있을 타카나시 프로덕션의 사무원-이지만 지금은 코디일도 맡고 있다.- 아마야 츠보미에 대해 생각했다.

최근 야마토는 자주 사무소에서 야근하는 그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걱정되는 마음에,

"집에안가?"

하고 물으면

"곧 갈 거예요. 이제 작업이 다 끝나가니까 걱정 마세요!"

라는 대답이 들려왔었다. 걱정 말라며 웃는 모습이 아직도 생생했다. 결국 야마토는 오늘 이 공원으로 츠보미를 불러내었다. 자신이 대단한일을 해줄 수 있진 않지만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며 리프레시 시켜줄 수는 있었다.

"뭐 적당히 하는 거엔 자신 있으니까."

 

*

"오다가 사고라고 난거 아냐?"

시간이 제법 흘렀음에도 츠보미가 나타나지 않아 야마토는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다. ‘래빗챗’에서도 곧 가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야마토가 보낸 채팅은 읽지도 않은 상태였다. 야마토는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다 이내 결심했는지 숨을 한번 내뱉고는 츠보미의 프로필을 눌러 전화버튼을 눌렀다. 신호가 계속 흘렀다. 진짜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진지하게 걱정하게 될 때쯤,

[여보세요? 니카이도 씨? 무슨 일인가요?!]

"무슨 일이냐니……. 내가 묻고 싶거든. 츠보미가 너무 안와서 걱정되는 마음에 전화했어."

[앗... 죄송해요 뭘 좀 만드느라! 아, 이제 공원 도착했어요!]

"그래?"

시선을 입구 쪽으로 돌리면 빠르게 뛰어오는 츠보미의 모습이 작게 보였다. '괜찮으니까 뛰지 마' 자신의 휴대전화 너머로 들리는 야마토의 말에 츠보미가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이 모습이 그대로 야마토에게도 보여서 소리 내어 웃어버렸다. 꼭 작은 동물 같았다. 다람쥐나 햄스터 같은 거.

"니카이도 씨~! 늦어서 죄송해요!"

"괜찮다니까. 너 결국 넘어질 뻔했지?"

"보, 보셨어요?!"

"응. 우리 코디 씨는 어디를 가나 눈에 띄니까. 그건 그렇고 왜 이렇게 늦은 거야?"

"그게 말이죠……. 공원이고 마침 점심시간 근처 길래 도시락을 좀 싸왔어요."

츠보미는 가방에서 다람쥐가 그려진 귀여운 도시락 통을 꺼냈다. 자신만만 표정을 짓고 있는 츠보미의 표정이 야마토의 눈에 들어왔다. 그의 눈에 비친 츠보미는 너무도 귀엽다.

"헤에. 기대되는걸~ 내가 열어봐도 괜찮아?"

"네. 물론이죠."

근처 구석진 공원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도시락 뚜껑을 열자 안에는 주먹밥 같이 생긴 것이 있었다. 아니 확실히 주먹밥 이었을 것이다. 단지 옆으로 잔뜩 쏠려서 모양이 망가졌을 뿐.

"……."

"……."

잠깐의 정적. 비둘기의 소리만이 울려퍼진다.

"죄, 죄송해요! 근처에서 다른 거 사올 테니까……."

"아니. 아니. 괜찮아. 모양이 좀 많이 찌그러진 거뿐이고 먹는 데엔 아무지장 없으니까."

말을 마친 야마토는 그대로 김에 싸인 주먹밥을 하나 집어 들었다. 그것을 입에 넣으면 생각보다 훨씬 맛있는 맛에 조금 놀라버린다.

"어떤가요?"

"맛있잖아. 너 생각보다 요리 잘하는구나."

"정말요?! 다행이네요."

야마토의 반응에 츠보미는 기쁜 듯 눈을 반짝인다. 야마토는 그 반짝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자기 자신이 마치 까마귀라도 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여기 마실 것도 있어요!' 츠보미가 따뜻한 차를 내밀었다. '고마워' 야마토가 말한다.

"뭐랄까 평화롭네요. 여기. 사람도 없고."

비둘기만 잔뜩 있어……. 츠보미는 슬쩍 가방에서 먹다 남은 과자봉지를 꺼내 부스러기를 뿌려보았다. 금방 비둘기 떼가 몰려들었다. 야마토는 그런 그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 언제부터였을까 야마토는 츠보미를 마치 금붕어 쫓듯이 제 눈동자로 계속 쫓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니카이도 씨? 뭔가 하실 말씀이라도?!"

"응?! 어... 여, 여기 구석의 작은 공원이라 사람도 없고 좋지. 가끔 쉬러나오기 괜찮고. 사무실에서 그렇게 멀지 않으니까 츠보미도 가끔 환기시키러 와."

"……알겠어요. 감사해요."

일순간 표정이 굳은 츠보미였지만 금방 얼굴이 풀리며 따스한 미소를 보여준다. 야마토는 여전히 츠보미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 한다. 뻗고 싶은 손을 간신히 저지했다.

 

*

"비둘기 원래 이렇게 많았나요……."

"네가 계속 먹이를 주니까 그렇지..."

도시락을 비우고 공원을 둘러보던 두 사람 주위로 비둘기가 잔뜩 모여들었다.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었지 아니었으면 온갖 시선을 받았을 것이고 그중엔 야마토를 알아보는 사람도 나왔을 것이다.

"계속 날아오는게 신기하다……. 어디 비둘기를 뽑아내는 차원의 틈 같은 거 있는 거 아닐까요?!"

"있겠냐고. 츠보미 조심...우왓!"

"꺅!!!!"

실없는 소리를 하고 있으니 비둘기가 화라도 났는지 그들은 일제히 날개를 푸드덕대며 날아올랐다. 그 소리는 없던 공포증까지 생기게 할 정도로 거대했고 성인 두 명이 놀라서 넘어지기에도 충분했다.

"츠보미 괜찮... 아.."

정신 차리고 시야의 초점을 맞추면 거기엔 츠보미가 선명히 보였다. 츠보미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말없이 야마토를 올려다보고 있다. 야마토는 그런 츠보미를 내려다보고 있다. 그러니까 상황을 파악하자면... 야마토가 츠보미 쪽으로 몸이 기울게 되었고 그대로 츠보미가 뒤로 넘어가버려서 야마토가 츠보미 위에 넘어진 자세가 된 것이었다. 다행인 점은 풀숲 쪽으로 넘어져 두 사람 다 크게 다치진 않았다.

엄청 가깝잖아. 일어나야 되는데 눈을 못 떼겠어. 야마토는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츠보미를 제 눈동자로 응시하고 있었다. 아 맞아 츠보미 눈 밑에 점이 있었지. 피어싱 늘 하고 다니는구나.

새삼스러운 정보를 하나씩 속으로 읊어나가며 야마토의 시선은 츠보미의 녹색눈동자에 머물렀다. 그는 그것을 스스로 빛을 내는 아름다운 보석 같다고 생각했다. 가끔 소설을 읽을 때 눈동자를 보석에 비유하는 것이 과장이라고 생각하던 그였지만 지금은 그 말이 그리 과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 눈동자에 비친 이것은 확실히 보석이었다. 마치 봄을 담아놓은 것 같은 따스한 녹색의 보석.

"니, 니카이도 씨?"

"...괜찮아?!"

츠보미가 조금 상기된 얼굴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야마토는 그제야 몸을 일으켰다. 일어난 그는 곧바로 츠보미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 주었다. 이 과정에서 츠보미를 힘주어 끌어당긴 바람에 야마토에게 안기게 되었다. 곧바로 떨어지긴 했지만.

"죄, 죄송해요!!"

"괜..찮아. 넌 다친 곳 없어?"

"없어요! 니카이도 씨는요?"

"나도 딱히 없... 츠보미, 너 얼굴에서 피나잖아!"

"네?"

야마토의 말에 황급히 제 볼에 손을 얹으면 액체 같은 것이 만져졌다. 그리고 손을 확을 하면 손가락에 피가 묻어있는 것이 보였다.

"잡초 풀에 베인 걸까요... 뭐 많이 나는 것도 아니고 물로 씻으면……. 니카이도 씨...?"

야마토는 츠보미의 말을 제대로 듣지도 않은 채 가까이 다가왔다. 가까이 다가온 야마토는 츠보미에게,

"손수건 있지?"

"아 넵."

츠보미는 자신의 손수건을 내밀었다. 야마토는 그것을 받아들고 츠보미의 얼굴에 가져다대어 흘러나온 피를 닦아주었다. 깊게 베인 건 아니라 피는 금방 멎었다.

"너 자기 자신한텐 왜 이렇게 대충인거야."

"그, 그렇게 크게 다친 것도 아니고... 그리고 그거 니카이도 씨가 할 말은 아니거든요?!

"하긴. 그러네. ...츠보미 잠시만 벤치에 앉아서 기다려줄래?"

"네. 네에……."

 

시간이 조금 흐르면 약국 봉지를 들고 오는 야마토가 츠보미의 눈동자에 담겼다. 그는 벤치에 앉아있는 츠보미의 옆에 앉아 긁힌 상처에 소독약을 부은 솜을 가져갔다. 따가운지 작게 소리를 내며 츠보미가 움찔거렸다.

"미안 아팠어?"

"그냥 조금 따가워서 그랬던 거뿐이에요. ...죄송해요 귀찮게 해서."

"그렇게 생각 안하니까 오빠한테 사과하지 말아요."

야마토는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

"그래도……."

츠보미는 계속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야마토는 꼭 귀가 축 처진 동물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있지도 않는 귀가 보이는 느낌이네…….

"자. 치료 끝~ 랄까 약국에 갔는데 밴드 이거밖에 없더라."

야마토가 내민 밴드 상자에는 너무나도 익숙한 애니메이션의 캐릭터가 그려져 있었다.

"우와 매지코나다... 나기 군이 좋아하겠어요. 숙소에 가지고 가요!"

"하하... 네 얼굴에 코코나쨩 밴드가 붙은 건 신경 안 쓰는 거야?"

"아!! 뭐 니카이도 씨가 붙여 주신 거니까 잘 쓸게요?"

츠보미는 작게 웃으며 제 볼에 붙은 밴드를 만지작거렸다.

"하여간 넌 늘 귀여운 말이나 하고."

"네??"

"아무것도 아니야. 이만 갈까. 어땠어? 오빠와의 데이트."

"……최고였어요!"

"다음에도 할래?"

"저만 너무 니카이도 씨를 독점하는 거 아니에요?"

"괜찮지 않아? 오빠는 츠보미 독점하고 싶거든"

"에……."

"...농담이야. 뭐 기회가 되면 또 같이 쉬러나오자구."

입 꼬리를 올리며 여유로운 미소를 보여주고 있는 야마토였지만 그의 귀는 그렇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사랑에 빠진 색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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