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티온
타 플랫폼 작심삼월 챌린지 참가작 유폐된 사격자 류청우 X 사로잡힌 인어 류건우 본편연재 2023.01.28 - 2023.04.22 외전연재 2023.06.15 -
꼬마 한 명이 빈집을 애써 두른 싸릿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꽤 예전에 버려진 그 빈집은 언젠가부터 갈 곳 없던 꼬마가 유일하게 엉덩이를 붙일 수 있는 곳이 되었다. 거처로 삼을 수는 없었다. 그곳은 꼬마와 비슷한 처지인, 그러나 꼬마보다 덩치도 크고 힘도 센 사람들의 몫이었다. 따스하던 봄날, 양친을 사고로 잃고 홀로 살아남은 꼬마는 거두어줄 사람
게시물 뒤쪽에 명단과 난간 13화 스포일러와 "원작" 최근화 스포일러가 아주 조금 끼어있습니다. 624까지 안 보신 분들이라면 조심조심. - 후기 완결입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끝까지 읽어주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완결짓는 거 생각보다 어렵네요... 막판의 막판까지 수정하고도 다시 읽어보면 또 고치고 싶은 부분이 보이는 건 저만 그런 게
“건우 형!” “형.” 아끼는 이들의 목소리가 물에 잠긴 듯 눅눅하게 들려와, 류건우는 가물거리는 시야를 바로잡으려 눈에 힘을 주었다. 아득하게만 느껴지던 감각들이 서서히 돌아오고 사고가 돌아가기 시작하자 곧바로 도끼로 온몸을 난도질한 것 같은 통증이 몰려와 류건우는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의식이 돌아와서 다행이에요, 이제 천천히 회복하실 일만
아직 다 끝난 게 아니란 걸 알았기 때문일까. 예상했던 것만큼 속이 복잡하지는 않았다. 류건우는 잠시 수조 안을 응시하다, 류철우의 숨이 완전히 끊어진 것을 확인한 후 수조 방을 떠났다. 유일한 존재 가치인 수조를 못 쓰게 만들었으니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를 이유도 없었다. 류건우는 활과 화살통을 멘 채 저를 졸졸 따라오는 류청우를 흘끗 보았다. 마음 같아선
! Trigger: 질식 ! 한밤의 산책은 새벽까지 이어졌다. 밤이슬이 내리고 새벽노을이 밝아올 무렵까지. 다만 산책의 끝을 고한 것은 지는 달이 아니라, 웬 흰 보퉁이를 안고는 최심부의 문을 박차고 뛰어든 류연우였다. “오라버니!” 류건우와 류연우는 각자 다른 의미로 긴장을 끌어올렸다. 낯익은 인영을 보고는 놀란 듯 입을 벌렸다 금세 사나워지는 동
목표는 분명했고, 여전히 류건우는 가주 일가의 혼란을 유도하고 있었지만, 그 마음가짐은 이미 처음과 상당히 달라진 상태였다. 어디에도 정을 붙이지 않으리라는 처음의 다짐이 류청우의 손에, 아니지. 입술에 깨진 탓이었다. 덕분에 요 근래 류건우는 말 그대로 심란했다. 시시때때로 떠오르는 온갖 잡생각을 지우기도 수 차례였다. 그래도 정말로 일에 집중해야 할 때
순간의 충동, 혹은 그저 감춰진 속내. 그 작은 끄덕임이 어느 쪽인지 궁금하기는 했지만 류청우가 먼저 말해주지 않는 이상 류건우가 그걸 알 방법은 없었다. 중요한 것도 아니었다. 류건우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생각이 스쳐갔다. 본래였다면 가주의 이지를 흐트러뜨리고 불안정한 류철우의 지위를 이용해 후계 구도를 확정짓기 위한 내전을 유도하고, 승자가 가려진 후 가
그래, 그는 류철우의 자리를 공고히 했다는 부분에서 이야기를 멈추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류건우는 계획대로 제 정체를 끝끝내 밝히지 않았으리라. 류건우는 한쪽 입을 비틀었다. 아들의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 자신을 죽이려 든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자신을 죽이기 위해 양친을 살해한 것은, 자신의 죽음이 발판이 되어 류청우의 날개마저 비튼 것은 결코 용
최근 저잣거리에는 류씨 가문에 대한 소문이 몇 가지 돌고 있었다. 항상 미루는 법 없이 꼬박꼬박 치르던 대금을 미지급하는 사고부터, 가주 어른이 어디선가 그 귀한 흑진주를 구해 이상스러울 정도로 몸에 지니고 다닌다던지, 뜬금없이 이상한 웃음소리를 흘리기도 하고 판단력도 흐려져 실질적인 업무는 후계자가 제멋대로 처리하고 있다는 둥, 얼마든지 꼬투리를 잡아낼
한 달에 하루, 달이 이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는 날이 있다. 그런 날에는 인어를 보호하는 이능도 약해지기 때문에 인어들은 어린 인어에게 삭에는 절대 물 밖으로 나가지 말라며 몇 차례고 당부하곤 했다. 류건우 역시 막 인어가 되었을 때 저를 인어로 만들었던 노란 인어에게서 삭에는 절대 물 밖에 나가지 말고 무엇이든 조심하라며 몇 번이고 반복해서 주의를 받았다
“혹시 우리, 예전에 만난 적이 있었나요.” 사촌 형제면 좀 데면데면할 법도 한데, 네가 일방적으로 나를 물고빠는 관계였지. 떠오르는 대로 입을 열려던 류건우가 멈칫했다. 그런데 정말 일방적이었던가? 잠시 고민하던 류건우가 재빠르게 사고를 전환했다. 아니,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있었다. 류청우의 기억은 분명 재회한 날 류건우의 손에 지워졌으니, 방금 류청우
! 주의: 이후로 계속 인어에 대한 창작 설정이 등장합니다. 인어의 눈물을 본 사람들은 그것이 마치 보석이 떨어지는 것처럼 반짝였다고 말했다. 물론 그건 아주 고릿적부터 전해지는 전설이니 믿거나 말거나,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도 있다며 아이들에게 속삭였다. 다만 그 전설은 진실에서 기인했다는 것을, 류건우 역시 인어가 되고서야 알았다. 인어의 눈물은 보석이
눈을 떴을 때 류청우는 여전히 수조 앞에 있었다. 누군가를 향해 웅크린 듯 어딘가 비어있는 자세에 어리둥절한 것도 잠시. 류청우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수조를 보자, 인어는 물 속에 잠긴 채 잠들어있었다. 머리로는 인어니까 물 속에서도 숨쉬는 데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은 불안해서, 류청우는 습관대로 마음을 가다듬으며 주위를 살폈다. 문틈으
류청우는 무가로 유명한 류씨 가문에서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무위를 갖춘 인물이었다. 여섯 살에 처음으로 잡은 활에서도, 열 살에 잡은 검에서도 그 재능은 빛을 발했지만 류청우는 사촌 형의 도움을 받아 처음으로 쏘았던 활을 그 무엇보다도 사랑했다. 바람과 햇살마저 숨을 죽이는, 시위를 당기는 그 순간의 고요한 정적과 긴장을. 그 모든 것을 가르쳐준 사람과 함
! Trigger: 유혈, 타의적 자살 ! ※ 본인은 상기한 트리거 요소 등 모든 비윤리적 혹은 범죄적 행위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이에 대한 옹호, 미화, 재생산 등의 행위에 강경한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현실과 허구를 구분할 필요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야기 내에서 진행되는 모든 사건은 허구의 것임을 밝힙니다. +) 230129, 본문 내
"형!" "혀엉." "혀어엉..." "오라부니이..." 구름 하나 없는 하늘 아래, 맑은 햇살이 밝다. 늦봄과 초여름 사이의 어드메는 따뜻하고 청량했다. 높지 않은 담장 아래로 늘어진 화단에는 연둣빛과 초록빛 사이의 화초가 보기 좋게 늘어섰고, 화단을 넘어서면 자갈 하나 없이 단단하게 다져진 마당이 펼쳐졌다. 마당 뒤로는 기와를 인 사랑채와 안채가 정갈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