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Ophiuchus by 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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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회장에 들어가자마자 또래의 여자애들이 토라오 팔을 잡고 끌면서 여기에 자리 있다고, 앉히려고 하니까 연상의 어른스러운 분위기인 누나가 와서 "꼬마 아가씨들 차례는 나중으로 해 주련?" 하면서 토라오 데려갔으면 좋겠다. 이래저래 휘둘린 토라오는 아무 말 않고 작게 숨 내쉬면서 공허한 표정 지었다가 다시 미소 띄우고 자기 허리에 감긴 여자 손 위로 자기 손을 겹쳐 얹음.

- 어디로 가려고?

- 글쎄. 미도 군이 원하는 곳?

하며 웃는 얼굴이 어딘가 짓궂어서 의도를 파악하려고 눈동자를 애써 굴리는 토라오. 눈길을 느끼면서도 아무 말 않고 개인실로 되어 있는 방 중 하나를 열면서 토라오를 들여보냄.

- 밀실에 남자와 단둘이 있는 건 당신한테 좋지 않을 것 같은데.

- 어머, 귀여워라. 걱정해 주는 거니? 도련님의 걱정은 비싸지 않으려나.

- 어떨 것 같은데?

- 내 에스코트로 대신해주련? 안전하게 모셔 줄게. 뭐라도 마실래? 오렌지 주스?

​ - ……됐어.

토라오 손에서 힘이 빠지자마자 넓은 등을 훑어 내리면서 은근히 놀리듯 다독인 여자가 웃음을 흘리고는, 쑥스러워하며 붉어진 뺨을 올려다보면서 "이쪽도 꼬마 도련님이시네." 하고 싱긋 웃음. 진한 화장이 어울리는 얼굴에는 입술 밑에 눈물점이 있어서, 퇴폐한 매력이 있었는데 상쾌한 향이 여자를 두르고 있어서 토라오는 왠지 모를 편안함을 느끼는 거.

- 이 룸은 내가 주로 쉬는 곳이라, 아무도 안 올 거야. 편안히 쉬어.

- ……당신은?

- 나랑 같이 있고 싶니? 귀가 그렇게 빨개져서는.

- 누가 빨개졌……! ……아무튼, 고마워.

- 제법 솔직하기까지. 적어도 도련님께 '미도'를 바라는 사람은 이곳에 오지 않을 거야. 정 심심하면, 학교 숙제라도 하고 있으렴.

하얀 액체가 담긴 유리잔을 토라오 앞에 놓아줌. 누가 봐도 우유여서 목까지 붉어진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문 앞까지 가서 천연덕스럽게 인사하는 여자에 평소처럼 굴지도 못한 채 나가는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는 토라오. 우유가 이렇게 달았던가. 첫사랑의 시작이었지만 본인은 자각 못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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