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It is SHOW TIME!

프롤로그. 경찰과 도둑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사이렌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빨강, 파랑. 색색의 빛들은 어두운 밤하늘을 밝혔다. 시끄러운 사람들 속에 경찰 제복 차림의 한 남성이 숨이 턱 막힐 정도로

북적북적한 인파들을 가르며 뛰어다닌다.

칠같은 짧은 까만 머리칼에, 빛나는 적안. 새하얀 피부와, 오한 코, 앵두 같은 입술. 조각 같은 남자의 얼굴 위로

삐질 땀이 흘렀다.

지직, 직. 지직 치지직.....

무전기 신호에 흠칫 놀란 남자가 다급히 무전을 받았다.

"네, 한 도경 입니다."

조금 낮은 중저음 목소리가 응답했다.

`한 경사. 뭔가 잡히는 건 있나?`

도경의 상사처럼 보이는 한 여성의 목소리가 무전기 파열음에 섞여 들렸다. 상사의 물음에 도경은 인상을 조금 구긴 채 짜증 나는 듯

검은 머리카락을 헝클었다.

"전혀 없습니다. 흔적조차 없어요."

빛이 안 보이는 답변에 무전기 너머의 여성이 한숨을 얕게 쉬었다.

`후우, 알겠어. 아직 예고장 시간은 되지 않았어. 방심하지 말고 전력을 다 한다.`

"확인했습니다."

마지막 답변으로 무전기의 파열음이 옅어지며 완전히 신호가 끊김과 동시에 도경이 입술을 잘근 물었다.

(-)

"뭐가 그렇게 짜증 나는데-?"

싱글벙글한 듯한 남성의 높은 미성이 들려왔다.

"(?!) 너, 이 새끼!..."

정 반대로 도경이 인상을 쓰며 총을 장전해 위로 겨눴다. 권총에 저격된 백발에 밝은 청안을 띄고선 여성적인 미모를 가진 남성은 여유로운 듯 미소를 유지하며 도경의 옆으로 착지했다.

"왜 그래, 도경아~. 나 너무 무서운거얼.."

무언가 특이한 차림에 남성이 도경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그런 남성이 역겨운 듯 도경은 빠르게 뒤로 뒷걸음치며

총구를 다시 겨누었다.

"아가리 닥쳐."

"헤에. .. 그래?"

미소를 띠던 남자가 어느새 표정을 굳히고선 도경의 팔목을 세게 붙잡았다.

"애초에, 그 총. 쏠 수는 있고?"

"..(!)"

남자가 도경의 귀에 속삭이자, 도경이 행동을 멈추었다. 그런 도경을 보며 청안의 남자는 흡족스러운 듯

웃으며 손목을 움켜쥐던 손을 가볍게 때 내었다. 그러고선 곧바로 하얀 망토를 천천히 휘날리며 입을 크게 열었다.

"Ladies, and Gentleman,..."

"Welcome to MY SHOW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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