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도서관

[GL]항해자

1차 GL 자캐 페어 메리니케 : ㅅ님 커미션 샘플

벗이여! 콜럼버스가 말했다.

제노바 사람 말은 믿지 말아요!

줄곧 그는 바다를 응시하고 있다 - 그는 먼 곳에 사로잡혀 있다!...

─인어는 바다의 시인이다. 옛적에는 그런 말도 있었다. 지금은 그저 노예로 부려지는 종족에 불과하지만. 전설에 의하면 세이렌이라 불리는 인어들은 뱃사람들을 유혹해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한다. 하지만 메리로타는 생각했다. 배가 난파당한 것은 노랫소리에 홀려 키를 잘못 놀린 그들 탓이지, 세이렌의 탓은 아니라고.

항해자인 이상 광활한 바다를 누비는 건 그들의 몫이다. 우리는 모두 항해자다. 그러므로 믿을 것은 나 자신과 나의 솜씨뿐. 세이렌과 같은 환난과 재앙이 우리에게 몰아닥친다 해도, 침몰할지 말지는 스스로가 정하는 것이다. 냉정하게 한 손으로 키를 잡으며.

남쪽에서 신대륙을 발견해 리트노비아라 이름 지었다는 이국의 항해자가 떠올랐다. 레냐토르 제국어로 리트노비아란 신천지(新天地)를 뜻했다. 메리로타는 니케피엔을 만나기 전까지 쿠하르트 공국은커녕 다마스티어를 벗어난 적도 없었다. 그러니 니케피엔은 그녀에게 있어 그 이국의 항해자나 마찬가지였다.

세계라는 새로운 땅을 제게 열어준 존재. 보랏빛의 상냥한 요정은 이미 어엿한 항해자였다. 난파선에 미련이 남아 망망대해를 헛돌고 있는 자신과는 달랐다.

그곳으로 가련다. 나는 이제 나 자신과 나의 솜씨만을 믿는다.

바다는 광활하고, 나의 제노바 배는 푸른 바다로 떠간다...

어쩌다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지 그 연유는 불분명하나, 단 한 가지 알 수 있는 건. 긴 항해 속 길잡이가 되어줄 존재를 찾았다는 것이다. 인어는 천한 존재였으나, 한때 시인으로 불렸을 만큼 노래를 잘 부를 줄 알았다. 메리로타는 거미줄에 걸려든 요정의 날개를 붙잡았다. 붙잡아 양손으로 얇은 날개를 찢었다.

둥지에 든 이상 더 이상 날 필요는 없었다. 인어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속삭였다. ─죽은 언어로 노래하는 인어는 듣는 이의 심장을 빼앗는답니다.

...내겐 모든 것이 더욱 새로워지리라, 저 멀리 시간과 공간이 반짝인다 -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괴물이 내게 미소 짓는다. 그것은 영원이다.

[일반 글 커미션]

오월의 도서관 - 하련의 시집 타입

- 키워드 : 바다 / 인어 / 이종족

* 프리드리히 니체, 「네 가슴속의 양을 찢어라」(2020.02.19) 中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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