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스테 생일 연성

citrine

카림 알아짐 드림

* 24년도 카림 생일 기념 연성

그건 약 2년 전. 카림이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에 입학하기 전이자, 이사르 패럿베인이 코벤 유니버시티 칼리지에 입학하기 전. 즉, 두 사람이 열사의 나라에 함께 있던 시기의 일이다.

 

“와!”

 

6월 25일. 아짐가 저택 본채의 뒤뜰. 자신의 생일을 맞이해 성대한 연회를 즐기고 있던 카림은 자신의 소중한 이가 몰래 축하해 주러 왔다는 소식을 듣고 밖으로 나왔다가, 상대가 준 선물을 보곤 크게 감탄했다.

쟈밀과 그를 잘 따르는 쌍둥이 사용인의 도움 덕분에 무사히 저택 안까지 올 수 있었던 이사르는 진심으로 기뻐하는 카림을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반짝. 햇빛을 받아 빛나는 목걸이는 얇은 줄부터 보석을 고정하는 부분까지 모두 금색이다. 그리고 새끼손톱 크기의 작은 보석 장식은, 금과 잘 어울리는 맑은 레몬색 보석으로 되어있었지.

제가 준비한 선물을 마음에 들어 하는 카림을 보고 있자니 어깨에 힘이 들어간 이사르는 슬쩍 감상을 물어왔다.

 

“마음에 들어, 카림?”

“응! 고마워, 이사르! 이렇게 직접 선물을 전해주러 올 줄은 몰랐는데!”

“헤헤. 최대한 조심해서 오느라 고생했지.”

 

아무래도 집안끼리 사이가 좋지 않다 보니, 이런 날 만나는 건 쉽지 않다. 밖에서 우연히 마주친 척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남들 보는 눈이 있는데 자신들이 선물을 주고받으면 집안 어르신들 끼리 의미 없는 기 싸움을 할 게 뻔하니까.

항상 긍정적이고 사람을 믿는 카림과 달리 부모를 도와 사업을 키우느라 너무 일찍 어른이 된 이사르는 혹 제가 들키면 일어날 상황들을 떠올리고 어깨를 떨었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 앞에서 걱정에 빠진 모습을 보여 줄 수는 없지. 정신을 바짝 차린 이사르는 제가 이 선물을 준비한 이유를 알려주었다.

 

“그거 알아, 카림? 자신의 눈동자 색의 보석이 박힌 목걸이를 주는 건, ‘당신밖에 보이지 않는다’라는 의미래.”

“……그래?”

“응. 내 눈동자 색이 금색이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 노란색 보석은 종류가 많더라고.”

 

쑥스러워하며 시선을 내리까는 이사르의 눈동자가 마치 수정처럼 빛난다.

카림은 제가 선물 받은 목걸이에 있는 황수정과 이사르의 눈을 겹쳐 보다가, 두 뺨을 붉히며 활짝 웃었다.

 

“그런 의미가 있는 줄은 몰랐어! 소중하게 간직할게!”

“응! 그럼 난 가볼게. 오래 있다간 들킬 수도 있으니까.”

“그래! 다음에 또 봐, 안녕!”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지만, 그랬다가는 즐거워야 할 연회가 시끄러워지겠지.

카림은 후드를 뒤집어쓰고 쪼르르 달려 나가는 이사르를 향해 계속해서 손을 흔들다가, 상대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었을 즈음 안으로 도로 들어갔다.

그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본채 안에 들어서기 무섭게, 쟈밀이 다가와서 언짢은 표정으로 물었다.

 

“다녀왔어?”

“응! 고마워, 쟈밀!”

“하아……. 그래, 안 들켰으면 됐지.”

 

아무래도 이 일탈이 들킬까 봐 조마조마했던 건 자신뿐인 모양이다. 쟈밀은 긴장감 없는 카림과 지나치게 대담한 이사르 때문에 머리가 아파져 왔다. 하필 좋아하게 되어도, 아짐가랑 등진 집안의 여자애를 좋아하게 되다니. 말리기엔 이미 늦은 두 사람의 연애에 한숨만 쉬는 쟈밀은 뒤늦게 카림의 손에 있는 목걸이를 발견했다.

 

“그 목걸이는?”

“선물 받았어! 예쁘지?”

 

예쁘냐 아니냐고 묻는다면 예쁘다 답하긴 하겠지만, 그리 비싸 보이는 물건으로 보이진 않는다. 아짐가 장남에게 주기엔 좀 초라한 선물 같은 게 현실이지만, 애초에 물건의 금전적 가치보다는 제 마음에 드냐 안 드냐가 더 중요할 카림에겐 목걸이 가격 같은 건 중요하지 않겠지.

쟈밀은 진실을 말하는 대신, 종자로서 유익한 충고를 해 주었다.

 

“누가 줬는지 물어볼 테니, 잘 숨겨서 들어가.”

“그러려고. 헤헤.”

“……나 참. 뭐가 그렇게 좋은지.”

 

쟈밀의 중얼거림에 미소로 답한 카림은 목걸이를 품속에 잘 챙겨 넣은 후, 그와 함께 연회장으로 돌아갔다.

어찌나 신이 난 건지 마치 날아갈 것 같은 그의 발걸음은 너무나도 가벼워, 발소리도 나지 않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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