殺心

"생각보다 별 볼일 없는 사내였구먼."

클렛잭

드림 쌔비지


역한 피비린내. 이것이 익숙하게 느껴질 지경까지 왔다면 이상한 걸까? 나는 익숙하게 수건 여러 개를 물에 적셔 들고 거실로 향했다. 이제 소파에 앉아있는 잭의 얼굴을 닦아주면 되는데. 닦으면 되는 건데.

 

“……잭?”

 

비릿한 피 냄새. 그것과는 다르게 익숙하지 않은 광경. 바닥에 쓰러져서 신음을 토해내고 있는 사내를 향해 빠른 걸음을 옮겼다.

 

“다, 다친 거예요? 어쩌다가?”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다른 사람의 피를 뒤집어쓰고 나타나면 나타났지, 단 한순간도 다쳐서 돌아온 적이 없었는데. 상태를 보기 위해 바닥 위로 엎어진 사내의 옷을 쥐고 낑낑 당겨서 바로 눕히니 눈을 뜨기 어려울 만큼 상태가 심각했다. 선배. 선배, 몸인데.

 

“어떡, 어떡해. 어떡해…….”

 

가끔 잭이 하던 표현대로 걸레짝이 된 몸의 여기저기를 수건으로 틀어막아도 스멀스멀 새어 나오는 피를 막을 수는 없었다. 죽으면, 어떡하지? 잭이 죽는다면 선배는? 선배는 어떻게 되는 거야? 불안함에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이봐, 마, 가렛.”

“말하지 말아요.”

“클리브,에게 전해. 그, 여자.”

 

허옇게 질린 얼굴을 구기던 잭이 일순간 즐겁다는 듯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 여, 자한테, 수첩을. 뺏겼다고.”

 

말이 끝나자마자 잭의 눈이 감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얼굴 위에서 그를 상징하는 흉터가 물러났다. 그제야 터져 나오는 고통스러움의 신음. 선배, 다.

 

“누가. 누가 대체……….”

 

자꾸만 시야를 가리는 눈물을 옷자락에 닦으며 상처를 꾹 눌러 지혈했다. 부디 이 새벽을 잘 견뎌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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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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