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윤주원

캐해 망 팬픽

자컾 로그 / 도윤주원 / 팬이 쓴 캐해 망 팬픽

30분 전, 매니저에게 받은 링크를 읽지 말았어야 했다고 도윤은 후회하고 있었다. 판도라의 상자는 희망이라도 남겼지 이건, 이건 제게 무엇을 남겼는지 알 수 없었다. 매니저에게 도윤에게 준 링크는 저와 사랑하는 연인인 주원의 팬픽이었다. 문제는 그 캐해가, 전혀 달랐다는 거지만.

["이주원. 씨발. 어디 간 거야!"]

"매니저 누나, 이거, 나한테 왜 보내준 거예요?"

모니터로 마저 읽으며 도윤은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었다. 울먹이는 도윤의 목소리에 매니저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깔깔 웃으며 입을 열었다.

"웃기지 않아? 세상에, 도윤이가 주원씨한테 욕하고 반말한다니!"

"그러니까아! 내가 왜 이런 캐릭터인거예요?"

"너가 맡은 캐릭터 중에 섹시한 악역을 좋아하셨나보지."

"그게 무슨 말이에요!"

배역은 배역이고 도윤은 도윤이다. 골댕이과 블댕이. 오죽하면 도윤이와 블랑이를 부르는 말이 그정도일 정도로 사람들은 도윤이가 얼마나 강아지 같은 성격인지 알고 있었다. 팬이라면 더더욱.

"아니면 주원씨 팬인 거 아니야? 주원씨 캐릭터는 더 대박이잖아. 어떻게 그 주원씨를 이런 캐릭터로 만들 수 있지?"

신난 듯 말하는 매니저의 말에 도윤은 당장이라도 빼액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동의하기에 더 어이없는 부분이었다. 자신이 집착하고 구속하는 건 둘째치고 주원이 형이 이렇게 단순하게 해석되어 마냥 도망만 치고 감정적으로 나오는 소설이라니. 아니, 둘 중 누구의 팬이 되었든 이건 진짜.. 흔히 말하는 망한 해석이었다.

"도대체, 정말..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형은 이거 알아요?"

"주원씨 매니저가 말하지 않았을까? 팬카페에서는 조용하긴 하지만, 알페스 판에서는 이거 지금 뜨거운 감자거든. 캐릭터를 어떻게 이렇게 해석할 수 있냐면서."

실컷 웃었다는 듯 이젠 태연하게 말하는 매니저의 목소리에 도윤은 끙 앓는 소리밖에 낼 수 없었다. 정말이지 이 누나는 실컷 놀리면서 일은 또 칼같이 잘해서 문제였다. 미워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심할 수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제 매니저가 된 거겠지만..

"그래서, 저한테 보여주신 이유는요?"

"이런 해석도 나오고 있으니까 알고 있으라고. 회사에서는 당장 이 이미지를 만들 생각은 없는 거 같지만 예능 같은 곳에서는 시킬 수도 있잖아."

"- 하아, 알겠어요. 고마워요, 누나."

"오냐. 내일 토크쇼 녹화 있는 거 잊지 말고."

"네에, 내일 봬요."

전화를 끊은 도윤은 한숨을 쉬고 컴퓨터로 옮겨 켠 링크를 다시 봤다.

["이주원, 이주원. 이주원!"]

[정신 나간 사람처럼 도윤은 주원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손에 잡히는대로 물건을 집어 던졌다.]

"난, 물건 안 던져.."

끄응- 앓는 소리를 낸 도윤은 점점 더 제 연인이 보고 싶어졌다. 힐링이 필요했다. 사랑하는 주원이 형을 보고 형이랑 같이 예전 경기 영상을 보면서, 주원이 형이 자신을 좋아하는 그 얼굴이 보고 싶었다.

♪♬♩

단축키 1번을 꾹 누른 뒤 컬러링을 얼마나 들었을까, "도윤아?"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주원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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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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