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나?" "누구?" 비싸 보이는 차에서 내린 남자는 다짜고짜 그리 말했다.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살짝 내려 위에서부터 쓱 훑은 그 인간은 자기 할 말만 해댔다. "와론. 몇 살이지?" "누구냐고." 물론 나도. 어디 가서 지고 사는 성격은 아니라. "뭐 그건 그렇게 중요하진 않지." "씨팔 누구냐고." "열여덟? 그럼 고2인가? 딱 적당하군. 복
나진. 1학년. 수석 입학. 무신론자긴 하다만 신은 공평해서 무언가 특출난 걸 준다면 그만한 것을 앗아간다는 걸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표. 그게 내가 아는 전부였다. 아, 학교 문제아랑 친하다는 것도. 그저 얼굴 알고 인사나 몇 번 해본, 둘만 있으면 심히 어색하게 침묵만 유지하다 못 견디고 누군가 먼저 자리를 뜰. 딱 그 정도의 관계. 그런 나진이 이상하게
12월, 그 끝에 1월. 올해는 마지막까지도 흐린 눈이 점점이 내린다. 쏴아아아- 철썩대는 파도, 세차게 불어와 멈춘 지 오래인 생각마저도 날려버리는 겨울바람, 눈물 내음. 서늘하게 마른 모래 알갱이는 이름 모를 감정처럼 떨어질 생각을 않고 얼지도 않는 물은 어느새 무릎께까지 닿아 검게 물든다. 살짝이 벌어진 입술 사이서 빠져나오는 창백히 흰 영혼의 부스
인생은 늘 뜻대로 되지 않는다. 재수가 없으면 이렇게까지 없을 수가 있을 정도로 없는 게 바로 나. 서씨가문 4대 독자 서사주. 제대 후 빠르게 취업 시장에 뛰어들었던 나는 운이 좋게 면접까지 패스하고 오늘 드디어 첫 출근 날이었다. 물론 중소기업이긴 했지만. 시간 맞춰서 나온 정거장에서는 간발의 차이로 나를 두고 떠나버렸다. 첫날부터 지각할 수 없어 결
- TMM에서 통신판매하였던 컵헤드 비공식 회지 <스네이크 아이즈!!>를 유료 웹발행합니다. - 본편 38p + 주의사항 및 후기 2p - 아직 실물 회지 재고 남아있습니다. 혹시나 구매를 원하시면 트위터 @sina_cup DM으로 문의 주세요!!(배송비 포함 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