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계 자체는 이미 다루기 한참 늦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 장르 저 장르 할 것 없이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 이 유행을 다루는 것 자체를 심드렁해했던 이유 중 하나는 서사적 특성이 너무 단순한 탓도 있다. 어떤 장르를 고르든 간에 착각계의 공통점은 '실제로 주인공은 약은 구석도 있고 마냥 선량하진 않아 자신의 기준으로 어떤 합리성을 갖춘 선택을
폐렴이 끝물이라 한들 낡고 지친 체력이 뭐 대단히 회복하겠냐만, 말을 꺼냈으면 지켜야 하니 좀 가볍게 다뤄보겠다. 이전에도 얘기해줬지만 내가 질색팔색하는 것 중 하나가 집착/폭군남이다. 어떻게 이딴 종자를 사랑하냐는 게 가장 근본적인 의문이긴 하지만, 사실 이 의문은 감정권력으로 다 해석이 된다. 감정적으로 우위에 서서 권력자를 발 밑에 놓음으로써 권력을
로판의 배경은 보통 근대에서 잘 벗어나지 않는다. 요즘이야 그래도 현대 배경이 약간씩은 나오지만 판타지스럽든, 가상시대물스럽든 우리가 '로판'하면 떠올리는 공주님 드레스와 반짝이는 무언가로 얼버무린 그 배경은 어쩔 수 없이 근대지 현대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때로는 그 자체가 지루하고 올드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개인적으론 껍데기는 유지시키더라도 고증을
시리즈에서 우수빈 작가의 <이별해 주세요, 제발!>의 표지가 AI 생성물임이 들통나 표지를 갈아치우는 등의 소동이 있었는데, 요즘 조아라에서 AI를 돌려 만든 표지가 보여서 왜 AI로 돌린 그림 쓰는 게 창작윤리 쪽으로 문제가 있는지 한 번 얘기해두려고 한다. 이 글에서 우수빈 작가의 잘잘못을 따지려는 건 일단 아니지만, 혹여라도 AI를 쓰고 싶다는 유혹이
80년대가 왜 그 꼬라지가 됐는지 얘기하기 전에 신자유주의에 대한 이해가 가볍게는 있어야 이해가 갈 테니까 살짝 짚고 가자. 왜냐고? 신자유주의가 기존의 성별분업체계를 기반으로 한 가족의 유지를 불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제대로 다루면 참 좋은 학문이 경제학이긴 하지만 도무지 재미있게 배울 수가 없는 학문이기 때문에 상당히 타협해서 어렵지 않게 이해할
70년대 미국 사회를 돌아보면 페미니즘이 승리한 것처럼 느껴질 테다. 성혁명으로 제도도 많이 개선되었고 여성의 사회 참여, 즉 커리어우먼이 늘어났으며 섹스는 더이상 금기가 아닌 데다가 피임약도 나왔고 <로맨스판타지 속 로맨스 서사와 페미니즘> 5편에서 얘기해줬듯 로 대 웨이드(Roe vs Waid) 사건으로 낙태 금지 법률들이 폐지되었다. 지금은 좀 멀게
일단 히피부터 마저 다루고 넘어가자. 히피는 이미지에 강력한 영향력을 끼쳤다. 이전에도 얘기해줬듯 대충 풀어헤친 긴 머리를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것부터가 히피의 영향 중 하나며, 청바지가 '힙'한 옷으로 여겨지는 것도, 뼈만 남은 마른 몸에 대한 선망이 새로운 미의 기준이 된 것도, 타민족의 전통 의상이 일상 패션의 영역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된 것도
60년대로 넘어가기 전에 설명한 줄 알고 넘어갔는데 40년에 말에 시작해 50년대를 휩쓴 매카시즘을 잠깐 얘기하겠다. 매카시즘이 뭐냐, '너 빨갱이지?!'다. 대충 설명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그거말곤 별 내용이 없다. 이게 40년대 말부터 시작해서 50년대에 절정을 찍었는데... 냉전 때문에 소련의 스파이와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가 팽배해있다 보니 위스
원래는 푸코의 이론에서 파생된 젠더 페미니즘 얘기부터 하려 했는데 줄창 철학 얘기만 했다간 도망칠 것 같아 일단 가볍게 시간선 따라 가며 20년대의 플래퍼부터 얘기하고 지면이 된다면 50, 60년대 문화적 특성까지 다루겠다. 누군가는 아마 미국의 대중문화가 왜 중요하냐 싶을 거다. 근데 현대 대중문화는 그 기원이 대체로 미국이고 가뭄에 콩나듯 미국발이 아니
어려운 얘기를 할 쿨타임이 찼다. 그러니 간만에 어려운 얘기를 해보자. 이번 시리즈에서는 여성 주인공을 사용하는 장르 소설이 늘어나고 있다는 아주 바람직한 방향을 보이고는 있지만, 초기다 보니 여성 주인공을 다루는 데에 있어 충분히 피해갈 수 있는 부분을 끌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서 피해가기 쉽도록 얘기해보자는 의도를 담고 있다. 그리고 저번에 말하는 걸
간만의 글이다. 플랫폼 시스템에 관한 비판 글을 2만자 8만자씩 두 번 날려먹고 나니 일단 뭐라도 쓰고 보자는 심정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가끔 급발진하듯 분노가 치솟는 모습이 보이면 다 그 때문이려니 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사실 이 시리즈의 글은 뒷목을 잡게하는 내용들이 대다수기도 하다. 그럼 슬슬 본격적으로 웹소설이 아니라 웹소설을 연재하는 통로,
로맨스판타지의 정의는 무엇일까. 요즘 해당 장르의 글을 보면 '로맨스가 포함된 판타지'로 받아들여진 것 같아 이런 일이 있었어요 수준의 기록을 남겨두려 한다. 판타지, 무협, SF등 장르 소설은 의외로 역사가 오래 되었다. 비교적 후발주자에 속하는 무협만 하더라도 19세기 무렵이고, SF는 16세기 무렵에 시작되었다. SF의 역사가 이리 이른 건 걸리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