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중~

Daily by 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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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은 아파트에 대한 이자가 올랐다. 금리가 올라서……점점 부담스러워졌다. 나는 인턴 한 것을 제외하고는 알바만 하는 상황이고, 가계에 별 도움이 되진 못했다.

결국 엄마는 이사를 결정했다. 근데 이사를 결정하고 아파트를 내놨지만…….아파트 가격은 참담했다. 그나마 위안은 적어도 처음 구매했을 때보다 더 인하한 건 아니라는 거. 적어도 가격이 오르긴 했다는 거. 그렇다고 해도 절망적인 건……10년 동안 1억이 올랐다. 10년 동안 1억 밖에 안 올랐다.

그래도 그것에 위안을 얻긴 했다. 몇몇 사람들이 와서 집을 보곤 했다. 결국 팔리긴 했다. 팔리고서 집을 보러 다녀야하는데 엄마가 일 때문에 바빠서 부동산에 가질 못했다. 그렇다고 아무 것도 모르는 나를 부동산에 보내서 눈탱이 밤탱이 맞을 수도 없었고, 그래고 결국 이 이사 말고 그 다음이사 때 부동산에 가는 걸로 하고 우리는 이모의 옆집으로 이사했다. 2층에.

이사 사실을 사실 말하긴 해야했다. 언제까지 숨길 수도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나는 엄마한테 차라리 말하고 해치우자였다. 엄마는 때를 기다리자. 좀 더 뒤에 말하자고 했다. 그리고 설이 다가왔다. 솔직히 나는 설에 가고 싶지 않았다. 엄마가 말하지 않은 상황에선 불편했고, 말하면 말하는 대로 눈치를 볼 거고, 결국 엄마는 아빠에게 사실을 통보했다. 이사했다고, 찾아오지 말라고, 엄마와 나를 찾을 수 없게 조치를 취한 뒤였다.

가정폭력상담소에서 상담을 하고, 과거 기억을 담아 서류를 작성해서 출력해서 제출하고 동사무소에 내고 허가를 받고, 그렇게 찾을 수 없게 했다. 다만 동사무소에서는 전입신고 전에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고 하시긴 하셨고, 엄마는 아빠가 사는 동사무소 직원분께 언질을 해서 아빠가 찾지 못하게 하고, 우리가 사는 동네의 동사무소에도 언질을 했었다.

이건 적어도 엄마와 나에겐 최선이었다. 나 혼자 살았다면 그렇게까진 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랬다면 아빠는 날 들들 볶았을 것이다. 과거에 엄마에게 전화하려며 나를 재촉하고 들들 볶았듯이. 그랬겠지. 그리고 아빠의 행동이 나에겐 정서적 폭력이었던 것도 맞다. 더 이상의 고통을 원하지 않았다. 엄마는 내게 선택을 맡겼지만, 우리를 위할 것을 말했다.

그리고 나는 몇 일 고민을 하고, 엄마와 함께 가정폭력상담소에 제출할 서류를 작성하고 방문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내가 몇 가지 몰랐던 것을 알았다.

나는 과거에 강아지를 키웠다. 두 번 정도. 그 중에 첫번째 키웠던 강아지는 엄마의 옛 직장동료였던 이모가 임신을 준비하면서 강아지를 키울 수 없는 상황이라 새로운 보호자를 찾는 상황에서 마침 내가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해서 데려오게 되었다. 나는 그 강아지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엄마는 조금 더 어린 강아지를 원하는 듯했지만, 난 마음에 들어서 고집을 피워 데려왔다. 그렇게 데려온 강아지는 우리 집에서 1년을 채 살지 못하고 갔다. 반 년 정도 살다 갔다. 정확하게는 반 년이 조금 안 됐을 거다. 11월에 와서 3월인가 4월에 죽었으니까. 강아지가 죽은 그 날은………내 중간고사가 끝나는 날이었다.. 중학교 1학년의 첫 중간고사가 끝나는 날…… 난 그 날 엄마를 많이 원망했다. 그리고 울었다.

아빠는 정말 강아지를 싫어했다.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 강아지는 나보단 엄마를 더 좋아했다. 그래서 나는 심술을 부리기도 했다. 엄마는 내 엄만데 하면서……강아지를 상대로 유치하게 말이다. 그래도 나는 내 나름대로는 예뻐했다. 내 침대에서 재우기도 했고, 산책도 갔다.가끔 밥도 주고, 물도 바꿔주고 했다. 하루를 강아지를 내 침대에서 재운 적이 있었다. 추운 겨울이었고, 강아지는 따뜻했다. 그리고 난 침대가 따뜻해서 더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음날, 아빠는 내 침대에 있는 강아지를 발견하고는 침대에서 강아지를 집어던졌다.

어디 개새끼가 사람이랑 겸상을 하냐고, 놀랐지만, 막을 새도 없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았다. 그러고 모두가 없는 사이에 쓰레기통을 뒤져서 치킨 뼈를 먹고 죽었으니, 음식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은, 하지만 엄마의 말로는 치킨 뼈가 이유의 전부는 아니었다. 그 때 아빠가 던졌던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엄마는 내게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다. 그 당시에는. 아마 내가 받을 상처 때문이었겠지. 그 때의 난 고작 14살이었으니까. 어린 나이에 감당하긴 어렵다고 생각했을 거다.

사실 그 이후도 몇 번 아빠가 없을 때 침대가 올린 적은 있으나, 다시 내려가곤 했다. 그 이후로는 두 번 다시 침대에 올라오지 않았고, 본인 집에서만 잤고 그랬다…..생각해보면 아빠는 전혀 슬퍼하지 않았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아빠는 동물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이 이전에도 과거 아빠의 학교 숙제로 쥐를 잡아오는 거라던가, 쥐를 죽였는데하면서, 불쌍하다거나, 가엽다거나, 안타깝지 않아? 슬프지 않냐고 물었을 때 전혀 슬프지 않다고 말했으니까.

나는 쥐를 좋아하지 않는다. 무섭고 혐오스럽기도 하고, 끔찍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죽었다면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에도 강아지를 키웠지만, 여러가지 상황으로 입양보냈다. 나는 고등학교에 올라갔고, 엄마는 갱년기가 왔고, 그 이전의 강아지 일도 있었으니……그랬겠지만……사실 더 이상은 바빠서 제대로 케어해줄 상황이 되진 못했다. 여러가지로 안 맞는 것도 있었지만.

다시

설 전에 말했다. 엄마가 말하기로 한 날…….전화가 계속 왔고, 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마음 한 켠이 불편했지만……그랬다.

엄마한텐 욕을 하면서 어디로 이사했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바빠서 차단을 못해서 일이 끝나고 차단을 했다. 그랬더니 문자를 보냈고, 자신이 사는 집을 찍어 사진을 보내고 너무 한 거 아니냐. 다신 보지 말자. 라고 보냈는데…….다시 보지 말자면서 저런 사진은 왜 보냈나…..싶었나…….

여전히 집은 개판이었고….난 거기에 답장하지 않았다. 그러고 차단했다.

그리고 아빠는 나와 엄마를 찾아다녔다. 동사무소에도 알아보려했지만, 이미 조치를 취한 뒤라 알아낼 수도 없었고, 동사무소 직원이 엄마에게 연락이 왔었고, 이전에 살던 집에 새로운 주인도 엄마에게 연락이 왔다. 찾아왔었다고, 막 찾아와서 문 열라고 행패를 부린 모양이었다.

새로운 집주인에게 진짜로 이사갔는지 알아야겠다고 문을 열라고 했단다. 그쪽에선 안 열어줬지만. 사실 이게 맞지. 그리고 그 성격에 문을 열어줬다간 뭔 짓을 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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