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열백호 2차 창작
유료

[호열백호] 이 시간선의 끝에 네가 없다 하더라도

너의 운명의 사람은 내가 아니니까

파도벚꽃 by 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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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ff0QASe3JpQ?si=YQo9tQu3F54SkXMk

* 가사를 음미하며 BGM을 들어주세요!
















호열백호로 히게단 pretender 들으면서 생각난 썰인데, 백호가 행복해질 수 있는 시간선을 찾을 때까지 계속해서 시간을 되돌리는 양호열의 이야기가 보고 싶다.

성인이 된 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이어진 호열이와 백호. 그런데 호열이가 백호를 만나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게 되면 세계가 멸망해버리거나 백호가 죽어버리게 됨. 

호열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 시간을 다시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세상이 멸망했을 땐 자연스럽게, 백호가 죽었을 땐 스스로 목숨을 끊어 자신의 삶을 대가로 하여 계속해서 시간을 되돌렸음. 

하지만 호열이가 수만번 목숨을 끊어도, 수만번 시간을 되돌려도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며 평온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경우는 없었음. 호열이가 백호를 찾아 두 사람이 만나게 되고, 그리고 그걸 계기로 두 사람이 서로에게 사랑에 빠지게 되면 반드시 피할 수 없는 불행이 찾아왔음. 


계속 부정하고 싶었음에도 불구하고 호열은 결국 인정할 수 밖에 없었음.

자신이 백호를 사랑하는 일이 이 모든 일의 시발점이자 절망으로의 열쇠가 되는 것이라는 걸. 


강백호의 운명의 상대는 양호열이 아니라는 걸.

그래서 호열은 수십만번의 타임리프 끝에 결국, 사랑하는 백호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갈가리 찢어놓는 결정을 하게 됨. 

그건 바로 이번 시간선에선 백호와 아예 만나지 않는 것이었음.   

정확히 말하면, 백호와 어떠한 인연도 만들지 않는 것이었음. 

그렇게 다시 되돌아간 시간선에서, 호열은 어쩌면 이게 백호를 만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백호가 있을 곳을 향해 무거운 걸음을 내디뎠음.  

그리고 도착한 거대한 사차선 도로의 횡단보도 앞에 선 호열은 바로 건너편에 서 있는 백호를 바로 알아볼 수 있었음.

이번 시간선의 백호 역시 호열에게 있어선 그 누구보다도 사랑스럽고 애틋한 존재였기 때문에 호열은 그 누구보다도 빠르게, 그리고 정확하게 백호를 알아볼 수 있었음. 하지만 호열은 누구보다도 굳게 마음을 먹고, 주먹을 꽉 쥐었음. 

강백호를 사랑하지만, 그는 자신의 운명의 상대가 아니었음.

이윽고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초록 불로 바뀐 뒤, 호열과 백호는 천천히 서로를 향해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했음. 그리고 이내 두 사람이 횡단보도의 가운데에서 마주쳤을 때, 호열은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백호의 얼굴을 두 눈에 가득 담은 뒤 백호와 옷깃 하나도 스치지 않고 그냥 지나쳤음. 조금이라도 백호와 닿게 되면 자신이 참지 못하고 백호를 껴안아 버릴까 봐, 그 사랑스럽고 애틋한 입술에 입을 맞춰버릴까 두려워서 호열은 뒤도 바라보지 않고 오로지 횡단보도의 종착지만을 눈에 담고 걸었음.  

'옷깃 하나도 스치지 않았으니, 그저 날 모른 채 그렇게 행복하게 살아주길.'

호열은 속으로 그렇게 되뇌며 점차 흐려지는 시야와 뜨거워지는 눈시울을 모르는 체하며 걸었음. 그리고 이내 횡단보도의 반대편에 도착한 호열은 이쯤이면 백호가 충분히 멀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해 보행신호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는 기계음 소리를 뒤로 한 채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오열했음.

'이걸로 백호는 이제 행복해질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난 행복해질 수 없겠지. 백호가 없는 삶은 나에게 생지옥이나 다름 없을 테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백호 네가 행복해질 수만 있다면 난-'

그때 호열의 등 뒤로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듯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왔음. 그리고 그 발소리는 이내 강한 포옹으로 바뀌어 호열을 으스러질 듯이 꽉 안아왔음. 코에 닿아오는 따뜻한 햇빛의 냄새가, 숨을 죽이고 울먹거리는 그리운 목소리가 자신을 껴안은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듯했음.

하지만 호열은 혹여 자신이 실수라도 백호의 이름을 불러버릴까 봐, 그래서 그와 자신 사이의 인연이 시작되어버릴까 봐 눈물을 흘리면서도 두 손으로 자신의 입을 힘껏 막아버렸음. 어찌나 강하게 막아버렸는지 울음을 참는, 끅끅거리는 소리만이 서글프게 흘러나올 정도였음.

그때 호열을 꽉 껴안은 백호가 호열의 어깨에 무너지듯이 기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음.  

"왜... 왜 그냥 가버리는 거야. 왜 날 봤으면서,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리는 거야..." 

"......."

"제발 대답 좀 해봐, 호열아. 이제 내 이름조차도 불러주지 않는 거냐?"

"난.... 난 이번 시간선에서만은 꼭..." 

호열은 지금 이 순간마저도 백호의 이름을 부르지 않기 위해, 뒤를 돌아 사랑스러운 백호의 얼굴을 부여잡고 눈물을 닦아주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음. 

백호는 그런 호열의 간절함을 알고 있다는 듯, 천천히 손을 들어 금방이라도 자신의 숨통을 끊어버릴 듯이 입을 막고 있는 호열의 손을 살며시 잡아 내렸음. 호열은 힘을 줘 손을 떼지 않으려 했지만, 자신의 손에 닿아오는 사랑하는 이의 온기에 결국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손을 내려버리고 말았음.  

"그러지 마, 양호열. 그냥 이대로 달라지지 않아도 좋으니까, 우리의 앞에 미래가 없다고 해도 좋으니까... 우리 그냥 이대로 사랑하면 안돼? 난 네가 없는 삶은 도저히 생각할 수가 없어, 호열아. 이런 날 이기적이라고 욕해도 좋고, 날 마구 때려도 좋아. 하지만, 널 포기하라고 하는 것만큼은 도저히 못하겠어." 

"안돼, 말하지 마. 제발...."

"널 사랑해, 호열아... 네가 날 사랑하는 것만큼 나도 널 사랑해." 

"안돼, 백호야... 이러면 또 이전이랑 같은 결과가 반복될 거야.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그냥 이대로 모른 척하고 어서 떠나. 그래야 이번에야말로 백호 네가 행복해질 수-"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양호열. 내가 언제 그런 걸 바랐어? 아니, 그랬다고 하더라도 내 행복은 네가 없으면 완성되지 않는다고! 네가 없는데, 네가 내 곁에 없는데 내가 어떻게 행복해질 수가 있어? 그럼 넌, 내가 네 곁에 없어도 행복해질 수 있어? 넌 그래, 양호열?"

".....그럴 리가 없잖아. 백호 네가 없는데 내가 어떻게 행복해질 수가 있겠어." 

"그럼 그냥 나한테 와, 양호열. 내 곁에서 떨어지지 말고 끝까지 함께하는 거야." 

"하지만 이 세상이 내가 너의 운명의 상대가 아니라고 이렇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는데, 내가 어떻게 해야 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우린 절대 운명이 아니라는 걸 확인시켜주는데, 내가 어떻게...." 

"딱 하나 안 해본 게 있잖냐."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어. 백호 넌 기억 못하겠지만 벌써 난 수만번도 넘게 시간을 되돌렸고, 그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 해봤어. 그런데도 변하는 건 없었어.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게 되면, 운석이 떨어져 세상이 멸망하거나 갑자기 전쟁이 일어나서 모두가 죽어버렸어. 세상이 멀쩡하다 싶으면 백호 네가 내 눈앞에서... 몇번이고 몇번이고 나만 남겨두고 떠나버렸어. 그런데 내가 감히 어떻게 이번 시간선에서까지 널 사랑한다고 욕심을 부릴 수가 있어?"

"그래. 네 말대로 솔직히 이전까진 전혀 기억도 안 났어. 그런데 이번은 달랐다고. 방금 횡단보도에서 호열이 너와 마주쳤을 때, 갑자기 그동안의 일들이 모두 떠올랐어. 그리고 이전의 시간선들에서 내가 느꼈던 감정들도 모두 떠올랐지. 그게 뭐였을 것 같냐?" 

"......."

"행복이었어. 비록 끝이 새드엔딩이었다고 해도, 너와 함께했던 모든 시간선에서 난 단 한 순간도 행복하지 않았던 순간이 없었다, 호열아. 그리고 그 행복은 다 네가 내 곁에 있었기 때문이었어." 

"백호야...." 

"이번 시간선은 분명 이전과는 다르지만 같을 거야. 그동안은 네가 항상 이전 시간선에 대한 기억이 없던 날 먼저 찾아줬었지. 하지만 이번 시간선만은 달라. 내가 이전의 일들을 모두 기억하고, 또 이번엔 내가 널 먼저 붙잡았어." 

백호는 호열을 다시는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이 더욱 강하게 끌어안으며 말했음. 

"이번 시간선은 다를 거야. 그러니까 떠나지 말고 내 곁에 있어 줘, 양호열. 네가 내 운명이 아니라면, 포기하는 게 아니라 운명을 바꾸는 거야." 

백호는 있는 힘껏 씩씩한 척을 하며 희망찬 목소리를 꾸며냈음. 하지만 백호의 일이라면 누구보다도 잘 아는 호열은 백호가 지금 떨고 있다는 것을 알았음. 그리고 호열은 백호의 이 떨림의 이유가 분명 호열이 자신을 버리고 떠나버릴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운명이 바뀌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일 것이라고 생각했음. 그럼에도 백호는 용기를 끌어모아 호열에게 온몸으로 외치고 있었음. 

운명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운명을 바꾸어보자고. 

그래서 호열은 결국 천천히 손을 들어 자신을 꽉 껴안고 있는 백호의 손을 조심히 붙잡았음. 갑자기 닿아오는 호열의 온기에 놀라 백호의 잠깐 힘이 풀렸을 때, 호열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몸을 돌려 백호를 마주 보았음. 그리곤 눈물로 얼룩져 빨개진 눈가를 살며시 쓸어준 뒤, 백호의 고개를 끌어내려 백호와 이마를 살며시 맞대었음. 그리곤 낮게 속삭였음. 

"나도 널 사랑해, 강백호. 또 다시 수만번의 시간을 돌려야 한다고 하더라도 난 다시 널 사랑할 거야." 

"호열아..."

"그러니까 우리 이번엔 운명에 맞서 싸워보자. 어렸을 때부터 그랬듯이, 함께 이 세상을 향해 맞서는 거야." 

그리고 호열은 백호의 곁을 떠나겠다는 자신의 굳은 다짐을 저 멀리 내던지곤 사랑하는 백호에게 입 맞췄음. 백호는 울면서도 따뜻하고도 애절한 호열의 숨결을 나눠 가졌음. 양호열의 운명의 상대는 강백호가 아니라고 외치는 세상을 비웃듯이, 호열과 백호는 열정적으로 서로의 입술을 탐했음. 

그리고 이내 백호가 다리가 풀려 주저앉았을 때, 저 멀리서 갑자기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거대한 무언가가 낙하하는 듯한 굉음이 울리기 시작했음. 호열과 백호는 익숙한 것을 바라보듯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굉음이 나는 곳을 바라보았음. 그러자 두 사람의 눈앞엔 엄청나게 큰 운석이 지면을 향해 낙하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음. 

사람들은 눈 앞에 펼쳐진 전대미문의 사건에 혼란에 빠져 비명을 질렀음. 어떤 이들은 어떻게든 운석으로부터 멀어지려 마구 뛰어다니며 도망치기도 했음. 

하지만 호열과 백호는 그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서로의 손을 꽉 잡은 채 결연한 표정으로 운석을 바라보았음. 그 어떤 것이 닥쳐오더라도, 절대 서로의 손만은 놓지 않겠다는 듯이.

그러자 그때, 지면으로 낙하하던 운석이 갑자기 번쩍이는 거대한 하얀 빛과 함께 빛무리만을 남기고 사라져버렸음.

호열은 그동안의 시간선에서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기적 같은 일에 벌린 입을 다물지도 못한 채 멍하니 흐린 빛무리만을 바라보았음. 백호는 그런 호열의 옆모습을 바라보다 온 힘을 다해 호열을 다시 껴안았음. 그리곤 이제야 안심이 되는 듯 호열의 어깨가 축축해질 때까지 아주 펑펑 울기 시작했음. 

호열은 무서웠을 텐데도 온 힘을 다 해 자신과의 미래를, 자신과의 사랑을 포기하지 않아 준 백호가 너무나도 고맙고 대견해서 천천히 백호의 등을 도닥이며 백호를 달래주었음. 백호는 그렇게 한참을 호열의 품에 안겨 훌쩍였고, 이윽고 호열 역시 결국 참지 못하고 오열해버리고 말았음. 

이제 백호의 미래를,

아니, 백호와의 미래를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너무나도 가슴이 벅차 호열은 눈이 퉁퉁 부어버릴 때까지 백호의 가슴에 안겨 울고 또 울어버리고 말았음. 

그리고 며칠 뒤, 호열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사라졌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음. 물론 이번 시간선에선 아직 죽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호열은 분명 무언가가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음. 하지만 아쉽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음. 호열은 그저 옅은 미소를 지은 채 어젯밤 자신이 남긴 흔적들을 온몸에 가득 두르고 침대에 누워 잠들어있는 백호의 모습을 행복하게 바라볼 뿐이었음.

그동안은 백호와 자신을 갈라놓는 세상이, 신이 미웠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어쩌면 그 힘은 이미 정해진 운명을 어떻게든 거슬러보라는 신의 도움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래서 호열은 지쳐 쓰러진 백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다가 천천히 손을 내려 백호의 왼손 약지를 만지작거렸음. 

하루라도 빨리 반지를 새로 맞춰 백호의 손가락에 끼워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이젠 애인이 아니라 백호의 남편이, 가족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백호는 그런 호열의 꿍꿍이는 생각도 못 한 채 아주 단잠에 빠져 행복하게 잠꼬대를 하며 웅얼거렸음. 잠꼬대를 대충 들어보니 꿈속에서 자신과 무언가 맛있는 것을 먹고 있는 것 같았음. 호열은 그런 백호의 귀여운 모습에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하게 행복하게 웃어버리고 말았음.

'앞으로의 미래는, 백호와 함께하는 미래는 행복만이 가득한 미래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호열은 천천히 백호의 곁에 누워 눈을 감았음. 꿈속에서도 사랑하는 백호를 계속 보고 싶다고 생각하며.

The End...?

* 소장용 박스입니다.

* 구매해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짧은 에필로그가 이어집니다.

(=> 안 읽어도 내용 이해에 큰 상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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