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과제
빅토리 시티 광장 수제 포플레
느즈막히 나와 다른 학생들에게 밀려 자리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패션이나 다양한 이유로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편인 아멜리아는 생각보다 빠르게 포플레를 팔 순 있었지만 마지막 네세트가 팔리지 않아 멍하니 사람들을 구경하며 서 있었다.
아멜리아는 광장의 소리를 좋아했다. 아이나 포켓몬이 뛰어다니는 소리, 그 아이들을 혼내는 부모의 소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연인의 소리 등등 많은 사람들의 소리가 이리저리 섞여 누군가에게는 어지럽게 느껴질 수 도 있겠지만. 아멜리아는 고요함보다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있는게 좋았다.
"어라 혹시 했는데 역시 아멜리아잖아!"
"음....? 아 설마... 시트리씨! 오랜만이에요! 그런데 여긴 웬일이에요? 며칠 전에는 탑시티에 갈거라 했었잖아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던 아멜리아에게 반가운 표정으로 다가오는 여성은 마지막으로 봤을 때 와 분위기가 달라져 조금 헷갈렸지만, 아멜리아도 확실히 아는 사람이었다. 그거야 팔데아에서 잠깐 동행했던 트레이너이자 분명 며칠 전 톡으로 탑시티에 갈거라고 했던 시트리였으니까!
탑시티가 아닌 빅토리 시티에서 마주칠 줄 몰랐던 아멜리아 역시 오랜만에 보는 시트리의 얼굴이 반가워 활짝 웃으며 묻자 시트리는 머쓱하게 코 밑을 쓸더니 몸을 숙여 다가와 아멜리아의 귓가에 놀라운 이야기를 속삭였다.
"아아... 탑시티 첫날 카지노에서 대박을 터트렸거든...!"
뿌듯하게 말하는 시트리의 모습은 팔데아에서 봤을 때 와 달리 전부 새 옷에 살도 좀 찐게 보통 큰 돈을 벌어들인게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놀거리라면 여객선이나 놀이동산이 있는 탑시티가 더 많지 않던가? 의아한 아멜리아의 시선을 눈치 챈 시트라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덧붙였다.
"여객선이나 그런건 취향이 아닌데다 거기 치안이 별로잖아? 돈 딴 이후로 묘~하게 네이티오가 날 지켜보는 시간이 늘어난게 불안해서 그 전까지는 배틀로 열심히 일했으니까 당분간은 다른 시티에 놀러다니려 했는데 설마 여기서 아멜리아 아가씨를 만날 줄 이야!"
"시트라씨는 여전히 운이 좋네요! 그 때 저를 만난 것 도 그렇고!"
아멜리아는 자신을 만난 것 자체가 특별한 행운이라는 뜻으로 말 한 것 이었지만, 시트리는 곤란한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아멜리아를 만났던 때를 떠올렸지만 결국 운이 좋았다는 것은 맞았으니 두 사람 다 신경쓰지 않고 서로를 마주보며 활짝 웃었다.
"으하핫! 내가 포켓몬 이었다면 특성은 분명 대운이었을껄! 엘로이? 였나 어쨋든 학교 다닌다더니 지금은 학교 부활동인가? 아니면 봉사?"
"봉사활동이에요. 수제 포플레인데 좀 사시겠어요?"
"흠... 뭐 오랜만에 봐서 대화하고 싶기도 하고 우리 애들도 포플레 좋아하니까 다 사지 뭐! 있는거 다 줘! 그리고 그간 못했던 대화나 잔뜩 하자! 보니까 포켓몬도 잔뜩 생기고 좀 차분해진 것 같은데~ 우리 아가씨 학창생활 좀 들어볼까!"
카지노에서 큰 돈을 벌어들인만큼 통도 마음도 넓어진 시트리는 흔쾌히 남은 포플레를 전부 사고 판매대를 접는 것 까지 포켓몬과 함께 도와주곤 한손은 아멜리아의 어께에 팔을 올리곤 어께동무를 하고 다른 손은 하늘 위로 높게 치켜들었다.
"자, 그럼 톡으로는 못한 얘기 잔뜩 나누러갈까~!"
"좋아요! 일단 근처 카페에 가서 얘기 나눌까요?"
스마트 로토무를 통해 대화할 때와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며 대화할 때 할 수 있는 말은 다른 법이니 두 사람은 밤새도록 떠들어도 시간이 부족할게 분명했다.
'음... 통금 시간 전에는 들어갈 수 있겠죠.'
그 생각이 틀리고 살면서 처음으로 통금을 어기기까지 6시간. 자신의 미래를 모르는 아멜리아는 환하게 웃으며 시트리와 함께 카페로 들어갔다. 오랫동안 얼굴을 못보던 지인을 우연히 만난다는건 무척이나 행복한 일이었으니 어떤 벌이든 아멜리아는 받아들일 수 있을 것 이었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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