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슬복슬 포켓몬과 움직이지 않는 알 두번째

퀸,룩,메이트 세사람의 알 지키기

커뮤 모음 by 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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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주문했던 부화기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에 붉은 쿠션들과 리본으로 잘 꾸며진 바구니에 임시적으로 얹어져 있던 알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세 포켓몬은 귀중한 임무 수행중이었다. 무려, 자신들의 막내가 될 포켓몬의 알을 지키고 있으라는 임무! 라고 하지만 아카데미 그것도 아멜리아 본인의 방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리 만무했기에 포켓몬들은 밖에 나간 아멜리아가 돌아 올 때 까지 서로 수다를 떨 뿐 이었다.

[알은 몬스터볼에 못들어가는게 아쉽네! 들어갈 수 있었다면 언니가 데리고 갔을텐데.]

[하긴 그랬다면 안전한 곳에서 저희까지 붙여주는 것 보다는 항상 데리고 다니셨겠죠. 저희 중 가장 강하고 믿음직한건 나이트님이니까요.]

[엄마는 걱정이 많으니까...]

아멜리아는 밖에 나가는 것 뿐이라면 나이트 한명이면 충분하다 생각했지만 나이트는 완고했고 킹은 아직도 알이 너무 연약해보인다고 차마 다가오질 못했기에 아멜리아를 따라나섰다. 지킨다는 이유는 아니었지만 폰과 비숍은 각기 원하는 것이 있어서 가버렸고 남은건 셋 뿐이었다.

[누군가 들어와도 두분이서 충분히 제압 저도 가도 괜찮습니까.]

[아니? 너 예지할 줄 안다며 여기 있어. 그리고 나이트는 꼬박꼬박 존칭 붙이면서 왜 나는 그냥 불러?!]

[하아....]

모범을 모이고 수습하는 나이트와 달리 늘 사고만 치고 믿음직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퀸을 굳이 선배취급 할 생각이 없던 메이트는 그래도 알 앞이라고 작은 목소리로 폴짝폴짝 뛰며 화를내는 퀸에게서 고개를 돌리고 한숨을 푹 쉬었다.

[알에서 태어나는 포켓몬이 당신보다는 폰 선배같은 성격이면 좋겠습니다.]

[흥, 걔도 신중하다 하지만 그냥 룩처럼 겁쟁이인거 아니야?]

[ㄱ,가족끼리 싸우면 안된다 했는데...]

금방이라도 서로 부딪힐 것 같은 분위기에 룩은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지만 퀸도 메이트도 신경쓰지 않고 결국 침대 위에서 엎치락 덮치락 엉켜서 물거나 할퀴며 투닥거렸다. 비슷한 레벨에 아멜리아가 옆에 있는 것 도 아니니 최선을 다하지도 않았지만 서로에게 자국을 내기엔 충분한 싸움을 보며 룩은 알을 끌어안은채 엉엉 울었다.

[흐어엉... 다들 왜 사이좋게 지내주지 않는걸까... 막내야 너는 가족이랑은 안싸우는 포켓몬이 되어줘...!]

***

새로운 옷과 다양한 생필품을 샀지만, 아무래도 염색은 좀 더 고민해야될 것 같아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지작 거리며 205호의 문을 열고 들어온 아멜리아는 돌아오자마자 보이는 알을 사이에 두고 세 포켓몬이서 이리저리 엉켜있는 관경에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조금 걱정하긴 했는데, 역시 알 앞에서는 다들 사이좋게 있었나보네요."

모든것을 지켜봤을 알은 여전히 조용할 뿐 미동도 없지만, 진상을 알지 못하는 아멜리아는 잠들어버린 포켓몬들과 알을 한번씩 쓰다듬었다. 겨우 며칠전 그 지옥도를 겪었다고는 믿겨지지 않을정도로 평화로운 저녁의 일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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