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ysion Project (엘리시온 프로젝트)
21화
"응? 노아 니 여기 있었는기가? 내 한참을 찾아 댕겼다아이가."
아무도 오지 않았을 것 같던 부실에 갑자기 들어온 사람은 갈색 계통의 교복 차림에 넥타이 대신 노란색 리본을 착용하고 도저히 고등학생이라고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고 아담한 체형과 붉은색 양갈래 머리, 그리고 그런 외형과는 어울리지 않는 지방 사투리를 구사하는 여학생이었다.
그건 그렇고 이 사람은 대체 누구지? 1학년 중에서는 본 적 없는 얼굴인데…그보다 노아선배랑 아는 사이인건가?
"어, 네가 왜 여기에? 너 여기 동아리 아니잖아."
노아 선배는 그 학생을 보고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왜 여기에 왔냐고 물어보는데 아무래도 선배와 아는 사이인 것은 확실한 거 같다. 일단 두 사람 다 서로를 이름으로 부르는걸 보아 저 사람도 선배라는 건데.....
"선생님이 니랑 할 예기가 있다고 찾고 있다. 근데 교실에 가보니 니는 어디 갔는지 없제, 다른 애들도 니 어디 갔는지 모른다고 하제, 거기다 폰 까지 꺼둔 상태라 한참 찾다가 마침 내 친구 중 한명이 니가 여기에 오는걸 봤다고 해서여기까지 내 겨우 온기다.“
"아.....그랬구나.....미안해 전에 다니던 학교는 하교시간때까지 전원을 꺼놔야 했는데 그게 버릇이 되다보니 그만.....하하......"
라며 멋쩍은듯이 웃는 노아 선배와 그런 선배의 모습을 보고 또 한명의 선배(로 추정되는 인물)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러다 문득 선배 주위에 있었던 나와 지온을 보았다.
".........."
처음에는 이 사람도 나를 보고 아는 척을 할까 내심 경계했지만, 그런 내 예상과는 다르게 그 선배는 다른 학생들 마냥 나를 보고 말을 걸거나 다가오는등 관심을 보이기는 커녕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듯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아무튼, 내는 이제 갈테니까 니도 빨리 쌤한테 가봐라. 일단 쌤은 그리 급한 건 아니라고 하는디 그래도 가보기는 해야 하니까."
"응. 그렇게 할게. 그리고 여기까지 와서 말해줘서 고마워."
노아선배는 그렇게 말을 하고 그 사람도 알았으면 빨리 가라며 그대로 부실 밖으로 가버렸다.
"저기 형. 방금 그 사람 누구에요? 예기하는거 들어보니 꽤 친해 보이던데 혹시 친구 사이에요?"
그 사람이 부실을 나가고 발소리가 사라지고 나서 지온은 바로 노아 선배에게 그 사람은 누구고 혹시 아는 사이냐고 물어보는데 선배는 그 질문에 바로 대답해주었다.
"응. 방금 전 그애는 '홍세나'라고 하는 데 나와는 같은 반 친구야."
"세나 걔 엄청 좋은 애야~ 우리가 여기 처음 왔을때 노아에게 먼저 말도 걸어주고 처음으로 친구가 되주었어!"
아, 역시 그사람 노아 선배와 마찬가지로 선배였구나....선배라기에는 키도 작고 얼굴도 꽤나 동안이라서 설마 했었는데.....
"우와, 설마 했는데 진짜 노아 형이랑 같은 선배였어요? 난 하도 키가 작아서 순간 중학생인 줄 알았는데."
지온도 나랑 같은 생각을 했구나. 중학생인가 하는 생각까지는 안 했지만.
"그 애가 사실 다른 애들보다 유독 키가 작은 편이거든. 게다가 얼굴도 꽤나 동안이라서 본인도 어떨 때는 초등학생으로 오해 받는다며 내심 콤플랙스라고 여길 정도더라. 그거 때문에 같은 반 남자애들이 놀리는걸 자주 봤고."
"아......"
그 예기를 듣고 순간 지온은 말실수를 했다는 듯한 반응을 하였는데 아마 의도치 않게 그 선배의 험담을 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럼 염치 없지만 나 먼저 갈게. 부실 열쇠는 주고 갈테니깐 나갈때 문 잠그고 2학년 교무실에 제출하면 되 알았지?"
그 말을 끝으로 노아 선배는 먼저 부실을 나가고 우리는 쉬는 시간이 끝날때까지 그곳에 있다가 오후 수업이 시작 되기 5분 전에 부실 열쇠를 반납하고 교실로 돌아갔다.
*
"그럼 나 먼저 간다."
"어, 조심해서 가. 돌아오면 메신저로 연락 하자고."
하교시간이 되고 다들 교실을 나가고 나도 하교 준비를 했다. 지온은 아는 선배와 만나기로 약속한것과 동시에 그 선배가 청소 당번이라 청소 끝날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부탁을 받아 그는 학교에 남고 나는 먼저 하교하게 되었는데 오늘은 마침 평소보다 종례가 일찍 끝나기도 했고 다른 애들에게 시달리느라 빨리 기숙사로 돌아가기 위해 교실을 나왔다.
"얼레? 니는 분명 점심시간에 만났던 걔 아녀? 이제 보니 여기 반이었구만."
그렇게 기숙사로 돌아가기 위해 교실을 나오는데 그순간 점심시간때 만났던 노아 선배의 지인인 세나라는 선배와 만나게 되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선배."
교실문을 닫고 나는 선배에게 인사를 하는데 설마 이렇게 다시 마주치게 될줄은 몰라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어째선지 선배의 양 손에는 왠 교실에 배치되어있는 쓰레기통이 들려져 있었다.
"그런데 선배는 여기에 무슨일로 오신거에요? 그리고 그 손에 들고 있는건 대체....."
"응? 아아, 이거? 별거 아니고 그냥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가는 길인디 이쪽으로 가는게 가장 빠르다 보니 그냥 여기로 온기다."
"그렇군요.... "
"........아, 마침 잘겄다. 혹시 니만 괜찮으면 나 좀 도와주지 않겠나? 걍 쓰레기만 같이 버리기만 하믄 된다."
".......네?"
갑자기 이게 뭔 상황인가. 이제 겨우 2번 밖에 안 만났는데 벌써 이런 부탁을 하다니..... 진도가 너무 빠른거 아닌가?
하지만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고 게다가 나와는 키차이가 족히 20cm정도 날 것 같은 저 작은 몸으로 쓰레기가 가득 찬 커다란 쓰레기통을 한 개도 아니고 무려 두 개를 양 손에 들고 가는게 왠지 위태로워 보이기도 하니깐.
"아, 뭐.....알았어요. 도와드릴게요."
"정말이가?! 억수록 고맙데이~! 오늘 애들이 버린게 많아서 쓰레기 무게가 좀 나가는데다가 하필 내랑 같은 청소 당번이었던 자슥이 오늘 지 혼자 튀는 바람에 나 혼자 옮기기에는 막막했었는디....덕분에 살았구만!"
세나 선배는 그렇게 말하며 쓰레기 통 하나를 나에게 건네주고 나는 그것을 받았는데 이 안에 뭐가 들어있는건지 평범한 교실 쓰레기통인데도 생각보다 무게가 꽤 나갔다.
아니 무슨 쓰레기통이 이리 무거워? 것보다 이 선배는 이런 걸 양손에 하나씩 들고 있었던 거야?
이 상황에 선배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일단 그건 나중에 하기로 하고 나와 세나 선배는 쓰레기통을 하나씩 들고 쓰레기 분리수거장이 있는 곳으로 갔다.
*
"읏챠~! 겨우 끝났구만....아까도 말했지만 도와줘서 참으로 고맙데이. 덕분에 수월하게 끝냈구만."
"괜찮아요. 선배가 부탁한거니까요. 그리고 아까는 고마웠어요."
"아......그거 말이가. 괘안타. 너한테 그딴 말 해대는 그 놈들이 잘못한 거니께 그러니 신경쓰지 마라."
사실 분리수거장에 오기 몇 분 전. 우연히 하교를 하던 세나 선배의 동급생 몇 명과 마주쳤는데 그때 동급생 중 한명이 세나 선배의 신경을 건들이는 말을 하였다.
'여~ 세나람쥐, 오늘도 그 작은 몸으로 여기저기 잘도 싸돌아다니네?'
그리고 한 명이 선배를 이상한 별명으로 부르는 것을 시작으로 그들은 한 마디씩 거들면서 세나 선배를 놀리기 시작했다.
'내 말이, 너 그렇게 돌아다니가다 다른 사람이랑 부딪쳐도 우린 모른다? 하도 쪼그만해서 상대는 알련가 모르겠지만ㅋ'
'.............'
그놈들이 예기하는걸 옆에서 듣자하니 괜히 나까지 기분이 나빠져서 뭐라 한 마디 하고 싶었지만 괜히 참견하는 것 같아 일단 가만히 있었고 세나 선배도 이런 상황은 이미 익숙하단 듯이 시큰둥한 반응으로 대응하면서 이것들에 대해 철저히 무시하고 지나가려 했다.
그러나 그들은 멈추지 않았고 그러다 문득 내가 소문의 주인공인것을 알게되고 다가오면서 치근덕 거리더니 급기야 나와 선배를 번갈아보면서 '그건 그렇고 어떻게 후배보다 작을수가 있냐? 1학년 쟤는 키도 크고 얼굴도 예쁜데다가 몸매까지 죽여주는데 반면 너는 키며 몸매며 완전 꼬맹이잖아? 이참에 노력 좀 하지?'라며 급기야 비교질에 선넘는 발언까지 해대는데 결국 선배는 그 말에 제대로 꼭지가 돌았는지 쓰레기통을 바닥에 둔 체 그대로 그들에게 한방 제대로 먹였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상대방에게 헥토파스칼킥을 날리는 것을 현실에서, 그것도 바로 내 눈앞에서 보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다시 생각하면 정말.....아직도 몸이 벌벌 떨린다.
아무튼, 그런 사태를 겪은 후 우리는 쓰레기통을 들고 분리수거장에 도착해 분리수거 하는 것까지 도와주었다.
"그건 그렇고 너만 괜찮으면 보답으로 매점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사줄까 하는디....어떻노? 마침 여기 매점에서 파는 아이스크림 가격도 적당한데다 억수로 맛있다 아이가."
"네? 저는 딱히 상관없지만.... 그래도 괜찮으세요?"
"괘안타~ 내가 갑자기 도와달라고 부탁했는데도 순순히 들어주고 또, 나 때문에 그놈들 한테서 이상한 소리를 듣게 만든거 같아 미안하니께. 그리고....잠깐 니랑 할 예기도 있고...."
순간 마지막 말을 할때의 세나 선배의 얼굴이 살짝 어두워졌다. 무슨 예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선배가 보답하고 싶다고 하고 딱히 나도 할 것도 없으니 순순히 따르기로 했다.
*최대한 사투리 해본건데 이상해도 감안해주세요ㅠㅠ 사투리 넘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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