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숲을 향하여
자매는 그곳을 터전으로 삼도록 했습니다.
“…여기야, 언니?”
“응. 그 사람이 말해준 게 전부 다 진실이 맞다면….”
청소년 나이대로 보이는 아이 하나와 그보다 더 어려 보이는 아이가 하나 있다. 특이하게도 머리 밑에 동물의 귀 형상을 한 것이 존재하는 그들은, 어느 숲 앞에 도착해 있었다. 숲은 아름다웠다. 보자마자 싱그러움이 느껴질 정도로 화려한 색채가 숲을 장식하고 있었으며, 마치 동화에나 나올 것만 같은 비주얼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숲에 찾아온 둘은, 긴장하고 있었다.
그들이 살던 마을에서는 이곳을 수상한 숲, 내지는 이상한 숲이라고 칭하였다. 인간이 아닌 존재가 산다거나, 괴물이 산다는 식의 알 수 없는 이상한 소문들이 이곳에 대한 겁을 키워냈다. 실제로 숲의 소문, 혹은 괴담에 대해서 진실을 확인해내기 위해 찾아간 사람들 역시 존재하기는 했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마을로 돌아오지를 못했기 때문에 숲에 대한 괴소문은 점점 더 퍼져 나가였고, 그것은 지금 이곳에 찾아온 이들의 마음속에도 단단히 박혀버렸다. 이곳에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겁을 먹고 더 들어가지 못한다는 일이 생겨버린 것이다.
“있잖아요. 새로운 터전이 필요하지 않나요?”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보아하니 마을 사람들이 그쪽과 그쪽 동생을 배척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 제 눈이 틀렸다면 바로 정정해주시면 되고요.”
"이미 다 알고 온 것 같은데 굳이 뭘 그렇게 말해요?“
“후후, 새로운 터전이 필요하다면 추천하는 장소가 있어서요.”
“…어딘데요?”
“온갖 괴소문의 근원지인 숲.”
그곳으로 가서 사람을 보면 H가 보냈다고 해요. 분명 친절히 반겨줄 것이에요. 입꼬리를 통해 참으로 어여쁜 호선을 그려낸 그를 생각하며 그녀는 한숨을 살짝 내쉬었다. 분명 새로운 터전이 필요한 것은 맞았다. 그야, 그 마을에선 더 이상 손쉽게 살아갈 수 없었으니 말이다. 이미 은근히 배척을 당하면서 살아왔다. 자신은 괜찮았으나, 이것을 동생까지 겪도록 만들어주고 싶지를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처음 보는 자의 말을 믿고서 무턱대고 이 숲으로 찾아온 것이다. 자신 역시도 무의식적으로 더 들어가는 것을 꺼리는 숲을 말이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꼭 붙잡고서 자신을 올려다보는 동생을 보고서 살짝 울망한 표정을 지어보았다. 역시나, 용기가 나지 않는 상황이더라도 제 동생은 언제나 용기 낼 이유가 되었다. 동생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지니 말이다.
그렇기에, 자매는 숲의 안을 향하여 힘차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에고, 너무 늦는 것 같은데~”
“누가 늦는 건데? 오늘 H 오는 날 아니라고 했잖아….”
“아~ H 말고, 다른 손님. 어쩌면 우리 이웃이 될 손님!”
“…새로운 이웃이 생기는 거야?”
“물론이지~”
새로운 이웃이 생긴다는 말을 들은 아이는 눈을 반짝이며 제 오빠를 바라보았다. 너무나도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새로운 이웃에 대한 소식이다. 그렇다면 더욱 기다릴 필요도 없고, 오래 지체할 이유도 없지 않을까?
“그러면 오빠가 직접 마중 나가. 기다리는데 힘들면….”
“뭐야, 너 혼자 두고서 마중 나가라는 거야? 내가 너 혼자 못 남겨두는 거 알면서?”
“그럼 나도 같이 갈래.”
“오빠 빨리 다녀올게, 조금만 기다려~!”
“…진짜 너무하다.”
단호하게 자기 혼자 다녀오겠다고 하는 그를 보고서 아이는 살짝 삐진 듯한 표정을 지어냈다. 속마음이 좀 찔리기는 했으나 어쩔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제 동생을 밖에서 오래 돌아다니도록 만들고 싶지를 않았다. 어린 아이에게는 숲이 위험하니깐 말이다.
“오빠 다녀올게. 숫자 100까지 세고, 다시 0까지 돌아올 동안 꼬옥, 돌아올게~”
“안 돌아오면 가만 안 둘 거야.”
“그래그래, 알았어~”
그렇게 말한 그는, 정말로 문을 열고서 집 밖으로 나아갔다.
이상한 숲에 찾아온 그들에게, 정말로 어딘가 수상하지만 친절한 이웃이 되어주겠다는 괴팍한 결심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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