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드림

슬램덩크 드림으로 심심하고 뜨뜻미지근한 연애 중인 줄 아는 드림주와 드림주 생각보다 훨씬 불타오르고 있는 드림캐가 보고 싶다 A

이명헌

명헌이랑 명헌이네 드림주는 어쩜 이런 애들끼리 만났을까 싶어서 주변에서도 신기해하는 커플이었으면 좋겠다.

두 사람은 대학교에서 같은 강의 듣다가 만났는데 첫눈에 서로한테 반한 건 아니었겠지. 하지만 드림주는 아직 공고 물 덜 빠져서 딱뚝콱스럽게만 느껴졌던 첫인상하고 다르게 의외로 엉뚱하고 뻔뻔한 명헌이 성격에, 명헌이는 그런 본인을 보고도 동요는커녕 다른 사람들한테 하는 것처럼 똑같이 대해 주는 드림주의 대범함과 포용력에 호감을 느꼈고... 그렇게 꾸준히 얼굴 보고 연락하면서 지내다가 결국에는 자연스럽게 사귀게 됐을 듯.

명헌이든 드림주든 예민하고 꽁한 구석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둥글게 둥글게 수인들이라 n년씩이나 연애하면서도 가벼운 말다툼 한번 해 본 적이 없을 것 같다. 학교 다닐 때부터 둘을 봐 왔던 사람들은 너네 아직도 만나냐고, 지겹지도 않냐고 장난식으로 놀리기도 하는데 드림주는 명헌이와의 관계에서 오는 안정적인 느낌이 너무 좋겠지.

덕분에 연애할 때 흔히 겪는다는 감정의 롤코 같은 것도 전혀 모르고 사는 드림주인데, 의외로 명헌이 쪽은 그게 아닌 게 보고 싶다.

어, 오늘 ○○랑 영화 보러 간다더니?

야근- 갑자기 비상 걸렸다고 연락 왔다뾰옹...

어쩌다 드림주랑 잡았던 약속이 취소되거나 연락이 잘 안 되는 날에는 낙담하다 못해 지하까지 땅굴 파고 들어갈 기세인 거... 평소에는 감정 기복이 그리 크지 않은 명헌인데 이상하게 드림주하고 관련된 일에는 그러질 못하겠지. 남들이 유난이라고 혀 내두를 정도로 사소한 거 하나에도 일희일비하는 이명헌 나만 보고 싶냐고.

물론 같이 있을 때는 전혀 티가 안 나니까 드림주는 그런 사실을 꿈에도 몰라야 옳다. 우리 뿅키치 군, 다음 날에 만나면 아무렇지도 않게 뿅뿅거리고 장난도 잘 치거든요...?

문제는 천하의 이명헌조차도 본인한테 그런 면이 있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거겠지. 그냥 아, 오늘은 이상하게 처지네용... ○○ 보고 싶다뿅... 하고 망충하게 엎드려서 핸드폰 속 드림주 사진만 하염없이 들여다보고 있는 명헌이가 보고 싶다.

채치수

단나는 앞으로 보나 뒤로 보나 연하 자석이니까 나이 차이 많이 나는 드림주랑 만났으면 좋겠다. 물론 시대의 마지막 양심이었던 단나는 극구 거절했겠지만 드림주가 생각보다 강적이었잖아... 결론적으론 사귀게 됐잖아... 덕분에 단나 태어나서 처음으로 소연이한테 짜게 식은 눈빛(오빠...) 받아 봤겠지. 덤으로 백호는 그런 소연이 옆에서 개장수 마주친 시골 개마냥 아르르거리고 있음. 도둑놈...! 도둑 고릴라...!

아무튼 이 커플은 사귀게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어서 그렇지 막상 연애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모든 게 순탄하게 흘러갔으면 좋겠다. 죽어라 밀어내기만 하는 단나 일방적으로 쫓아다니느라 알게 모르게 마음고생이 심했던 드림주 (나중에 알고 보니 그때도 이미 쌍방이었지만) 단나가 자기 받아 준 것만으로도 이번 생애 운은 다 썼다고 생각하겠지. 그래서 생긴 것과 다르게 은근히 섬세하고 수줍은 단나가 목석같이 굴어도 내가 그만큼 더 표현하면 되지! 하고 쿨하게 웃어넘길 듯.

문제는 단나 쪽이어야 옳다. 단나처럼 진중한 사람이 무엇이든 한번 결정을 내렸다? 그건 이제 남은 인생을 몽땅 걸어 버린 거나 다름없음. 단나 드림주랑 여생을 함께하는 건 물론이고 관에까지 같이 들어갈 각오 만만인데 그러다 보니 오히려 더 생각이 많아질 듯. 전에 드림주한테 철벽 친다고 상처 줬던 일들도 신경 쓰이고 이러다 언젠가 드림주가 제풀에 지쳐서 나가떨어지기라도 할까 봐 불안한 거...

거기다 연애 전에는 그렇게 좋다고 사랑한다고 방방거리던 드림주가 언제부턴가 묘하게 차분해지니까 그것도 은근히 신경 쓰이겠지. 실제로 만나 보니 이건 아니다 싶어진 건가... 아님 이제 다 잡은 물고기라 이건가... (능X 변X규: 너는... 가자미다...) 싶어서 자낮하는데 드림주는 그저 어르신 텐션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을 뿐이야... 그렇게 티는 안 내도 속으로는 잡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안절부절못하는 단나가 보고 싶다.

나랑 결... (울컥) 결혼해 주겠ㄴ... 큭...

그리고 생각보다 더 센티멘털 닝겐이었던 단나가 본인 감정을 못 이기고 눈물 보여서 나중에 두고두고 놀림받는 것도 보고 싶다. 드림주한테 프러포즈하던 날에는 준비하면서부터 벌써 얼굴이 시뻘게진 채로 우르먹우르먹하고 있을 듯... 그러면 옆에서 도와주던 대만이(프러포즈 연습 상대 = 드림주 대역)가 야잇! 재수 없게 왜 벌써부터 질질 짜고 그래! 설마 자신 없냐, 너! 하고 매서운 삿대질로 멘탈 다잡아 주겠지.

덕분에 실전에서는 눈시울이 조금 붉어졌을 뿐 울지 않고 침착하게 드림주 손에 반지 잘 끼워 준 단나... 감격해서 폴짝 뛰어오른 드림주 안정적으로 받쳐 주는 거 먼발치서 지켜보던 소연이는 안도하고(정말 잘됐다, 오빠...!) 백호는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하고(참고 자료: 백호소연 결혼식 사진 속 눈도 코도 온통 새빨개져선 퉁퉁 부은 새신랑 끼끼) 푸풉거리고 있을 듯. 으캬캬캿... 울보 고릴라...!

정대만

대만이하고 대만이네 드림주도 대학교에서 처음 만난 사이였으면 좋겠다. 후리한 듯 단정하게 사복 입고 다니는 대학생 정대만 상상만 해도 짜릿하니까...

드림주 학교 농구 팀에서 뛰는 친구 응원하러 갔다가 첫눈에 대만이한테 반했겠지. 그렇지만 이미 교내뿐 아니라 대학 리그 안에서도 유명 인사였던 대만이라 언감생심 대만이랑 이어질 거라는 상상조차 못 해 봤을 듯. 당연히 짝사랑으로 끝날 감정이라고 생각해서 내색도 못 하고 친구의 친구로서 주변만 빙빙 맴돌았겠지.

그러다 졸업할 때쯤에야 시원하게 차이고 마음 정리할 각오로 고백했는데, 뜻밖에도 얼굴 붉히면서 볼만 갉작거리던 대만이가 선뜻 받아 줘서 충격받은 드림주가 보고 싶다. 왜...? 도대체 왜...?

그 뒤 n년이나 흘렀지만 드림주는 여전히 대만이가 왜 자기랑 만나는지 몰랐으면 좋겠다. 물론 대만이랑 하는 연애에 불만이 있는 건 아니었음. 대만이 안 그런 척 다정하고 세심한 성격이라 드림주 많이 아껴 주고 드림주가 서운하게 느낄 만한 일도 절대 안 만들 듯. 그렇게 다른 평범한 연인들처럼 시간 내서 데이트도 하고 스킨십 진도도 착실히 나가면서 제법 알콩달콩하게 지내는 두 사람이겠지.

문제는 그 옛날 혼자 가슴앓이하던 시절부터 드림주 자낮력이 차곡차곡 쌓여만 갔다는 거였고... 대만이가 말로 애정 표현을 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또 유죄 인간답게 주변에 늘 사람이 넘쳐 나다 보니 드림주 자낮에 더욱 불을 지피는 게 보고 싶다. 설마 대만이가 진짜로 자기를 좋아할 거라는 생각은 못해서 언제든 차일 마음의 준비까지 하고 있는데, 그런 드림주가 어...? 하게 되는 순간이 와야 옳다.

발단은 드림주의 직장으로 배달된 꽃다발 하나였겠지. 카드도 없고 보내는 사람 이름도 적혀 있지 않았지만 어차피 드림주한테 이런 걸 보낼 사람은 딱 한 명뿐이었음. 평소에도 기념일이나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작은 선물을 챙겨 주곤 했던 대만이라 고맙다고 메시지를 보냈는데 바로 어? 뭐가? 하고 답장이 와서 심장 부여잡는 드림주일 듯.

꽃 잘 받았어. 고마워. 쑥스러워서 모르는 척하나 보다 싶어서 꽃다발 품에 가득 끌어안고 웃고 있는 사진까지 찍어서 보내는데 사실 그 꽃 대만이가 보낸 거 아님... 사진 받아 본 정대만 표정이 지금 얼마나 굳어졌는지 알 리 없는 드림주만 답장 없는 핸드폰을 붙잡고 많이 바쁜가? 하고 있었음 좋겠다.

○○-!

그리고 퇴근하려고 나온 드림주 앞으로 미끄러지듯 멈춰 서는 낯익은 차 한 대... 거기서 얼굴이 시뻘게진 대만이가 드림주 부르면서 내리는데, 손에는 낮에 받은 꽃다발은 비교도 안 될 만큼 훨씬 크고 화려한 꽃바구니가 들려 있는 게 보고 싶다.

신준섭

준섭이랑 준섭이네 드림주는 한 번 깨졌다가 다시 사귀게 된 커플이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전 연애가 중학생 꼬맹이 때라 거의 10년 전 일이었으면. 그래서 친구들 통해서 우연히 다시 연락이 닿았을 때에도 갸아아아악 하고 몸서리치기보다 반가워서 웃음부터 났겠지. 서로가 첫사랑이라 나름 애틋하기도 하고 지나간 사람이 으레 그렇듯이 추억 보정으로 나쁜 기억보다는 좋은 기억만 떠오르기 마련이라 그 뒤로도 계속 연락하면서 지내다 보니 결국에는 다시 시작하게 됐을 듯.

이제는 둘 다 경험치 쌓인 어른이라고 두 번째 연애는 제법 스무스하게 흘러가는 느낌마저 들 것이다. 그런데 드림주는 문득문득 옛날 일들이 떠올라서 얼굴이 화끈거렸으면 좋겠다. 왜 연락 자주 안 해? 부 활동이 그렇게 중요해? 너한테 나는 별로 안 중요한 사람이구나 등등. 이제는 뭐 그런 걸로 서운해했을까 싶은 일들로 혼자 삐지고 울고 떼쓰다 나중에는 일방적인 이별 통보까지 했던 걸 생각하면 자려고 누워서도 이불을 뻥뻥 차는 드림주겠지.

그때는 변명이라곤 눈곱만큼도 할 줄 모르고 표현도 없는 준섭이 태도가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는데 이제 와 돌아보니 아앗... 그렇게 찡찡거려도 큰소리 한번 안 냈던 그가 보살이었던 것이에요...

그렇게 지난 흑역사를 발판 삼아 어른스러운 연인이 될 것을 다짐하는 드림주인데, 나는 이제 성숙한 어른...! 하고 하는 행동들이 오히려 준섭이 갸우뚱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아니, 이건 너무... 이 정도면 남보다 못하지 않나...?

○○는 내가 뭘 하든 별로 신경 안 쓰는 것 같네...

참다못해 천하의 신준섭이 서운해하는 척까지 하면서 집착 좀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넌지시 흘리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뭐든 모 아니면 도인 윷놀이 수인 드림주는 또 핀트 나가서 드릉거리는 거.

그런데 그 집착이라는 것도 인터넷에 떠도는 웃짤처럼 점심으로 카레 먹었다고? 무슨 카레? 오*기? 카레*왕? 수준이라 결국에는 웃음이 터져서 바닥에 주저앉고 마는 준섭이가 보고 싶다.

준섭이는 예나 지금이나 자기랑 다르게 속마음 얼굴에 다 드러나는 드림주 귀여워서 좋아했음 좋겠다.

윤대협

대협이랑 대협이네 드림주는 소개팅으로 처음 만났는데 막상 그때는 연애 감정이 안 생겨서 잘 안됐을 것 같다. 아, 확실히 범인(凡人)은 아니다...! 드림주 첫 만남에 바로 대협이가 본인 깜냥으론 감당 못 할 스타일인 거 알아보고 이렇게 잘생긴 사람이랑 소개팅해 봤다는 거에 의의를 두려고 했을 것임.

그런데 이래도 허허 저래도 허허 느긋하다 못해 나사 하나 풀린 것처럼 구는 모습에 방심했던 탓일까. 어느 순간 깨닫고 보면 대협이 템포에 따라 속절없이 휘둘리고 있는 중이겠지. 그렇게 친구라기엔 조금 부족한 지인 사이로 가늘고 길게 알고 지내는 두 사람이 보고 싶다.

그사이 각자 연애도 한두 번씩 하고 이별도 경험했는데, 드림주가 똥차 전 남친이랑 완전히 쫑 낸 기념으로 같이 바다낚시 하러 간 날(보통은 술을 사 주지 않나? 이거 순전히 지 좋은 것만 하는 거 보게? 드림주 낚싯대 놓기 전에 주변에 밑밥 먼저 뿌려 두면서 콧노래 흥얼거리는 대협이 흰 눈 뜨고 흘겨봄.) 사달이 났으면 좋겠다. 대협이가 우리 한번 만나 보면 어떻겠냐고 가볍게 제안한 거.

드림주 처음에는 당연히 그게 무슨 징그러운 소리냐고 펄쩍 뛰었어야 옳다. 그런데 어차피 둘 다 지금 사귀는 사람도 없는데 뭐 어떠냐고, 정 그러면 소꿉놀이처럼 생각하라며 살살 꼬여 내는 화려한 언변과 그보다 더 화려한 얼굴에 결국은 넘어가고 말았겠지.

초반에는 그동안 볼 꼴 못 볼 꼴 다 봤던 애랑 연... ㅇㅐ... 를 하려니 영 어색하고 간지러웠을 듯. 그런데 정신 차리고 보면 손잡고 있고, 또 정신 차리고 보니 뽀뽀하고 있고, 다시 정신 차리고 보면 어느새 가족 친지들 소개까지 받고 있어서 무슨 구미호한테라도 홀린 듯한 기분이 드는 드림주겠지.

하씨, 눈부셔;; 오늘도 쓸데없이 잘생겼네;;

그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더 대협이한테 마음이 기우는 드림주인데,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편이라 겉으로는 무서우리만치 냉정하고 침착해 보이겠지. 그런데 유독 대협이만큼은 그런 드림주 마음을 귀신같이 읽어 냈으면 좋겠다.

하하, 왜? 오늘도 너무 잘생겨서 놀랐어? ^^ 하고 능글거리면서 묻는 대협이(본인은 농담 777%지만 공교롭게도 너무나 사실 적시였다고 한다...) 때문에 호다닥 놀라는 드림주... 그렇게 티가 났나 싶어서 거울 속 자기 얼굴을 몇 번이나 들여다보는 게 일상이 되는 게 보고 싶다.

망충한 드림주는 대협이가 본인 잡으려고 n년씩이나 공들인 거 끝까지 모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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