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모브와 사귀는 장면이 조금 있습니다. “태섭아, 이것 좀 정대만 선배에게 전해줄 수 있을까?” 태섭은 같은 반의 여학생이 내민 편지를 보았다. 봉투의 가운데에 귀엽게 하트 스티커로 봉해진 편지. 누가 봐도 러브레터였다. “직접 전해주는 게 낫지 않아?” “그게… 오늘 신발장에 몰래 넣어두려 했는데… 이미 두 개나 들어 있어서…” 여학생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송태섭 과거사 언급이 있습니다. 혹시 몰라 스포일러 태그를 달아둡니다. 満天の星の中僕の惑星 온 하늘의 별 중 나의 행성 彷徨ってないでこっちへおいで 방황하지 말고 이리로 와 涙とミステイク積み重ね野に咲くユニバース 눈물과 실수의 쌓임, 들에 피는 유니버스 Official髭男dism - Universe 쏴아아— 철썩. 바닷소리가
高瀬統也、れん - でも、 인간의 수명은 짧다. 고작해야 백 년 남짓. 생명공학이 이토록 발달한 세계에서도 인간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찰나의 시간을 살고 꽃처럼 스러졌다. 그리고 그 사람의 삶은 그것보다도 짧았다. 향년 32세, 갑작스러운 교통사고였다. 고통조차 느끼지 못할 만큼 짧은 순간이었을 거라는 말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어제까지만 해도 단단한 팔
발렌타인 데이는 용기 없는 사람들을 위한 날인 것 같아. (용기 내서 사랑을 표현하는 사람들을 위한 날이 아니라?) 그것도 맞는데, 우정초코라는 이름으로 얼버무릴 수 있잖아. 상술이니 뭐니 해도 이런 날 아니면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언제 떠보겠어? 하지만 그것도 떠볼 수 있는 처지에서야 가능한 거지. 태섭은 양 손은 무거운 주제에 어깨는 가벼운 대만을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이상기후 탓에 예년보다 철새의 도래 시기가 앞당겨졌다고 했다. 전지구적인 변화 속에서도 미츠이 히사시의 여름은 변함없이 오월의 한가운데로부터 시작된다. 철로 된 새가 쉼 없이 날아 태평양을 횡단한다. 목적지는 하네다 공항. 희고 검은 이름의 숲 속에서 미야기 료타는 자신을 찾는 사람을 그보다 먼저 찾아내곤 했다. 여름을 기다리다 못해
미츠이 히사시는 한 눈에 쉽게 파악되는 인간이었다. 밑단 줄인 가쿠란에는 다섯 번째 단추를 달 자리가 없고, 어깨까지 닿는 머리는 규범을 비웃는다. 어떤 외피를 뒤집어쓰는 건 거짓말을 하는 가장 쉬운 방식이다. 나는 딱 그 정도 뿐인 인간이라는 선언. 미야기 료타는 그로부터 다른 것을 목격했다. 미츠이의 얼굴은 흉터 한 점 없이 희고 깨끗하다. 탈선이란
어릴 적 살던 집의 부엌 찬장에는 사탕 단지가 있었다. 오키나와 고향집에서 세 남매가 부대끼며 살아가던 시절, 우리가 착한 행동을 하면 어머니는 그 단지에서 사탕을 꺼내 주셨다. 여러 종류가 섞여 있어 손바닥을 내밀기 전까지는 어떤 맛일지 알 수 없었는데, 나는 그게 퍽 두근거렸었다. 소짱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맛을 받은 날이면 내 입에 사탕을 쏙 넣어주
Ⅵ THE LOVERS “그러면 네가 지금 잘했다는 거야?” “그러는 형은 뭘 그렇게 잘했는데!” “뭐? 지금 네가 큰소리칠 때냐?!” “내가 못 칠 건 뭔데! 나도 하루 이틀 참은 줄 알아?!” “참았다고? 네가 참았다고? 그러는 나는 안 참았던 것 같아?! 너야말로 내 말을 듣기는 해?” “와, 진짜 어이없다. 그거 지금 누가
1 카나가와에 이사를 온 후 료타는 종종 어떤 꿈을 꾸었다. 내용은 항상 같았다. 어떤 길 위에 있는 꿈이었다. 위를 올려다보면 청량한 밤하늘에는 손톱 같은 초승달이 걸려 있었다. 주변에서는 찌르르 울리는 벌레 소리와 함께 향긋한 풀내음이 맡아졌다. 료타의 키만큼 높게 자란 수풀이 길의 양옆으로 끝 모르고 펼쳐져 있었다. 그렇다면 이곳은 아마
水槽 - カペラ 정대만의 사랑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모를 리가 없었다. 온전히 닿아 오는 시선과 행복하게 웃어 보이는 얼굴 때문이 아니더라도 그랬다. 그 사람이 보여주는 모든 행동이, 골라 내뱉는 단어가, 사소한 표현 하나하나마저도 정대만이 송태섭을 마음 깊이 사랑함을 증명하고 있었으니까. 사귄 지 1년도 안 된 연인을 지구 반대편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다. 훈기 섞인 바람 속에 피어나는 분홍빛 벚꽃과 함께 3학년들은 졸업을 맞았다. 만 1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수많은 추억을 같이 쌓아 올린 사람들과 헤어지는 것이 못내 아쉬워 후배들은 선배들을 쉽게 보내지 못했다. 졸업을 한다고 관계가 끊기는 건 아니지만 오후부터 저녁까지 매일을 함께하던 사
Dios - Misery 코트에 발이 닿는 순간 미츠이 히사시는 알았다. 이제 무릎이 꺾일 것이다. 익숙하고 잘 아는 통증이 그를 덮칠 것이다. 다시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미츠이는 무릎을 움켜쥐고 코트에 쓰러졌다. 놀란 선수들과 심판들이 그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관중석에서 웅성웅성 수군대는 소리가 들렸다. 부축을 받
1 일방적인 청혼 사실 그건 거의 장난이었다. 창창한 대학 시절, 아직 뭣도 모르는 스물 셋넷 정도에 친한 선배와 술을 먹다가 한 장난. 왜 그 얘기를 했었더라. 아마 한나와 결국 이어지지 못하고─끝내 고백조차 하지 못했으니 한나의 탓을 할 수는 없다. 등신 같은 송태섭.─미국 생활에 치이느라 이 나이가 되도록 연애 한 번 못 해본 제
1 Dios - 残像 정대만의 연인은 강하다.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는 법도 없고, 사람을 곤란하게 하는 법도 없다. 늘 혼자서, 몇만 km나 떨어진 타지에서도 항상 기운 찬 목소리로 제 안부를 전한다. 별일 없어? 라는 질문에 돌아오는 대답은 언제나 같다. 별일 없어, 괜찮아요. 걱정 안 해도 돼요. 정대만의 걱정은 괜한 것이 된다. 그는
며칠 전부터 케이크에 눈길이 갔다. 엄마가 종종 들르는 정통 베이커리의 진열대 뿐만 아니라 여자애들이나 좋아할 법한 귀여운 인테리어의 디저트 가게에도 저도 모르게 시선이 머무르곤 했다. 딱히 케이크를 먹고 싶어서는 아니었다. 단 것을 싫어하진 않지만 굳이 찾아 먹을 정도로 좋아하는 것도 아닐 뿐더러, 아버지가 사업 차 손님을 만날 때마다 롤케이크를 선
“…아.” 일정을 보기 위해 휴대폰의 달력을 넘기던 태섭이 작게 탄성을 질렀다. 다음 달 초순경 어느 날짜에 등록된 디데이가 눈에 들어온 탓이었다. 그 아래에는 고딕체의 시스템 폰트로 단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 기념일. 가만히 날짜를 세어보던 태섭은 헛웃음을 흘리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벌써 5년이나 됐나. 들고 있던 펜을 책상 위에 툭툭 두드리
정대만은 원하는 것은 쟁취하려 드는 남자였다. 스포츠 선수로서의 승부욕이나 타고난 정복욕 때문이 아니더라도 그는 대개 욕심 나는 것은 가져야만 직성이 풀렸고 마음이 흡족해졌다. 그렇다고 해서 무언가를 갖겠다고 멋없이 억지를 부리는 사내는 또 아니었다. 그는 쟁취하기 위한 노력을 아낌없이 기울일 수 있는 열정을 지닌 사람이었고 그러려면 어떤 전략을 취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