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프리 드림

테니프리 드림으로 첫 키스의 순간이 보고 싶다 D

드림캐와 드림주는 동갑내기 중학생 커플이라는 설정

아쿠츠 진

2학년은 아니지만 이 주제로 아쿠츠 드림이 꼭 보고 싶었음. 왜냐면 테니프리에 나오는 모든 캐가 다 해도 아쿠츠만은 절대로 키스하고 싶다는 말 같은 건 못 할 거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지...

아쿠츠는 주변에 기 쎈 말랑이들(=유키 쨩, 단, 센고쿠, 타카 상) 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휘말리는 게 제맛이니까 드림주도 보기보다 멘탈 딴딴하고 진득하니 참을성도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꼭 그런 말에 알러지라도 있는 사람처럼 좋아한다느니 사귀자느니 하는 말들은 죽어도 안 하는ㅋㅋㅋㅋㅋ 아쿠츠 때문에 두 사람 관계는 연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친구는 더더욱 아닌 지지부진한 답보 상태인데도 드림주는 여유만만인 거.

뭘 코웃음만 치고 있는 거야. 빨리 와서 껴. 아쿠츠도 같이 하자.

그도 그럴 게 자기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는 걸 제일 싫어하는 아쿠츠가 드림주 한마디엔 인상 팍 구기면서 죽일 듯이 노려볼지언정 결국엔 옆에 얌전히 와 앉으니까...

덕분에 둘이 같이 있는 모습 보고 처음엔 드림주 협박 당하고 있대...? 호달달 떨면서 지켜보던 사람들도 이제는 아쿠츠 의외로 부끄럼 타는구나~ 하지만 너무 튕기는 것도 매력 없는데... 하고 은근히 응원 - 무서워서 직접은 말 못 함 - 하는 분위기로 흘러갔으면 좋겠다.

아쿠츠 일하느라 바쁜 유키 쨩 손 덜어 주려고 저녁거리 장 보는 옆에서 아쿠츠~ 나도 심부름으로 감자랑 당근 사 가야 되는데 고르는 것 좀 도와줘라~ 하고 귀찮게 굴거나(*물론 같이 골라 주고 짐까지 들어 줌) 유키 쨩이 보여 준 어릴 때 사진 보고 이때도 진짜 하얘!! 눈이 왕방울만 해, 얼굴 반이야!!!! 머리는 버섯이야 뭐야, 완전 귀여워!!!!!! 하고 호들갑 떨거나(*집에도 놀러 가고 부모님도 만남) 몽블랑 먹는데 그래그래... 단 게 좋니...? 하고 갸륵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거(*둘이서만 디저트 가게 같은 데에도 다님)에 환장하겠지.

그러면서도 다음 주말에 또 같이 놀자는 드림주 메시지만 몇 분씩 들여다보고 있거나 자기 전 드림주가 했었던 실없던 농담들이 생각나서 피식거리는 날들이 점점 늘어났으면.

뭐가 좋을까나~? 나 화장품 같은 건 잘 몰라서...

네 녀석... 나라고 알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그러니까 창조주 생신 선물 사러 온 드림주 따라서 금남의 구역에 오고야 만 어느 날의 아쿠츠가 보고 싶다. 옹기종기 화장품 고르고 있는 여자 손님들 사이에서 혼자 우뚝 솟아 있는 아쿠츠 진짜 안 어울리는데 귀엽고 그렇겠지...

혼자 있는데 백화점 점원이 말 거는 거 무섭단 말이야...! 하고 드림주가 찡찡거리는 소리 듣기 싫어서 따라왔던 건데 설마하니 달콤한 냄새가 폴폴 풍기는 코스메틱 코너에 오게 될 줄은 몰랐던 아쿠츠 질색하면서 결계라도 쳐진 듯 진열대와 일정 거리 유지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아쿠츠, 아쿠츠- 이건 어때?

모른다고, 그런 거...!

한시라도 빨리 여기서 벗어날 생각밖에 없으니 화장품이고 뭐고 눈에 들어올 리가. 아쿠츠 드림주가 해맑게 물을 때마다 아닌 척 저에게 쏠리는 시선들 때문에 새하얀 얼굴에 불그스름하게 열마저 오르겠지. 쁠르 그르그 그즈그... 이를 악물고 채근해 봐도 드림주는 듣는 둥 마는 둥이고 아쿠츠 어색하고 창피해서 혼절할 지경인데ㅋㅋㅋㅋㅋ 그래도 적어도 이게 데이트 비슷한 거라는 자각은 있어서 드림주 혼자만 내버려 두고 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좀처럼 이거다 싶은 물건을 찾지 못하는 드림주를 보다 못한 점원이 몇 번이나 나서서 도와주려 했지만... 손님 뒤에 웬 험상궂게 생긴 남자가 버티고 서 있죠? 거기다 심기가 무척이나 불편해 뵈죠? 말을 붙이기는커녕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할 듯. 그사이 립 제품 진열장까지 이동한 드림주 일단 눈에 제일 잘 띄는 색상부터 건드려 보겠지.

아하하, 이건 도저히 안 되겠다. 우리 엄마는 이런 색 절대 안 바를 거야.

네 녀석...

처음엔 분명 이 나를 웃음거리로 만들 생각이냐 난 그만 가겠다 겁이라도 줄 요량이었을 거임. 물론 말뿐인 협박이고 드림주가 귓등으로라도 들을까 싶긴 했지만... 능글맞게 웃으며 왜 삐지고 그러냐고 애 취급이나 하진 않을까 싶었지만...

립스틱...? 이거 아쿠츠가 산 거야? 나 주려고?

아쿠츠 대답 대신 콧방귀만 뀌면서 괜히 먼 데 쳐다보는데 그래 봤자 귓불이 불이라도 붙은 듯이 새빨개져 있어서 다 망했으면 좋겠다. 남들은 언제적 오다 주웠다냐 하겠지만ㅋㅋㅋㅋㅋ 아쿠츠 그 성격에 낯간지러운 말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못할 테니 나름 최선의 표현이고 고백 비스무리한 거였을 듯... 그걸 잘 아는 드림주라 진짜 자기한테 주는 거 맞냐고 더듬더듬 묻고 또 묻는 거겠지. 그간 여유로운 척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던 고백인데 그 마음을 진짜로 확인하게 되니 도저히 실감이 안 나서.

그러다 이거 혹시 우리 엄마 선물이냐는 말까지 나왔을 때에는 안 그래도 오늘 겪은 고초로 간당간당하게 남아 있던 아쿠츠 인내심이 완전히 바닥났으면 좋겠다.

시끄러워. 대체 언제까지 물어볼 생각ㅇ... 어이!

못 참겠다! 너무 좋아...! 그리고 인내심이 동난 건 아쿠츠뿐만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평소에는 잘만 나오던 말이 하나도 생각이 안 나는 드림주 아쿠츠 와락 끌어안고서 뽀뽀라도 맘껏 퍼부어 주려고 하겠지. 그런데 아쿠츠가 워낙에 장신이다 보니 둘이 키 차이가 너무 나서 발돋움하는 정도로는 택도 없는 거.

아아, 정말 귀찮은 녀석이네...

그럼 한숨 쉬는 척 웃는 거 다 보이는 아쿠츠가 드림주 사람 없는 골목으로 밀어 넣고 구부정하게 목 숙여서 키스하는 게 보고 싶다. 그리고 뭔가 아쿠츠는 첫 키스라도 키스할 때는 자연스럽게 가슴으로 손이 올라올 것 같으니까ㅋㅋㅋㅋㅋ 와... 분명히 내가 첫 여자인 거 다 아는데 이런 건 대체 어디서 배웠대... ㅡㅡ 하고 속으로 혀 차면서 바로 제지 들어가는 드림주도 보고 싶음.

아, 그래도 아직 이건 아니지.

쳇...

키테 에이시로

키테는 왠지 처음 좋아하는 사람 생기면 엄청 소극적으로 굴 것 같지 않냐. 거기다 차가운 인상에 지옥의 주둥아리 속성까지 합해져서 드림주한테 단단히 오해받는 게 보고 싶다.

드림주는 부모님 일 때문에 오키나와로 이사 온 전학생인데 해변에서 훈련하고 있던 키테를 보고 첫눈에 반했으면. 그 오키나와 핫 가이를 새로운 학교, 새로운 반에서 다시 만나게 됐을 땐 귓가에 상투스가 울려 퍼지는 것 같았겠지. 그런데 그 환희가 채 하루를 안 갔으면 좋겠다.

자꾸 성가시게 굴지 말고 이만 본인 자리로 돌아가 주시죠. 모두가 당신처럼 한가한 건 아닙니다.

빨리 친해지고 싶은 맘에 첫날부터 적극적으로 들이댄 게 오히려 역효과였는지 키테 반응이 그렇게 쌀쌀맞을 수가 없는 거. 오늘 기분 안 좋은 일이라도 있는 걸까, 그게 아니면 자기가 무슨 실수라도 했나. 드림주 어안이 벙벙하기도 하고 무안하기도 해서 더는 말도 못 붙이고 자리로 돌아오는데 그 뒤로도 몇 번 더 독설에 데이고 쟈가운 눈빛에 찔린 후엔 자연스럽게 깨닫게 될 듯. 키테는 그냥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걸ㅋㅋㅋㅋㅋ 약간의 환상이 섞여 있던 풋풋한 감정이 반감으로 변해 버린 건 순식간이었겠지.

고야(=여주) 맛없어... 이렇게 쓴 걸 어떻게 반찬으로 먹으란 말이야.

그 나이까지 음식 투정이라니 한심하군요. 뭐, 당신이라면 달고 짠 것만 미각인 줄 아는 단순함도 이해가 갑니다만...

뭐? 그러는 키테 군은 이상한 안경에 소라빵 머리나 하고 있는 주제에!

그 무례한 발언 당장 사과해 주세요! 그리고 지금 여기서 안경이랑 머리 얘기가 왜 나오는 겁니까!

이제는 키테랑 드림주가 눈만 마주쳐도 으르렁거리는 앙숙인 걸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데 와중에 드림주는 키테의 본심이 뭔지 몰라서 혼자 갈팡질팡하는 중이었으면 좋겠다. 고민은 키테가 테니스부 부원들과 하는 얘기를 우연히 듣게 되면서부터 시작됐겠지.

에이시로, 오늘 또 전학생이랑 싸웠지? 싸우는 소리가 우리 반까지 다 들리더라. 그런데 왜 그렇게 걔한테만 깐깐하게 굴어? 그야 우리 부장이 원래 좀 사근사근한 거랑은 거리가 멀긴 하지만... 호옥시~? 부원들이 오랜만에 건수 잡았다는 듯이 신나서 떠들어 대는데 평소대로라면 쓴맛 좀 보고 싶냐고 엄포를 놓았을 키테가 어쩐 일인지 연습이나 하라고 주제를 돌릴 뿐 아니라고 딱히 부정은 하지 않는 거.

그 뒤로 괜히 키테가 하는 말이랑 행동 하나하나 따져 보는 드림주가 보고 싶다. 그런데 한번 의심의 눈초리로 보기 시작하니 별 게 다 수상스럽고 신경 쓰이겠지. 어쩐지 뒤통수가 뜨끈뜨끈하다 싶어서 돌아보면 키테도 때마침 고개 돌리고 있고 막ㅋㅋㅋㅋㅋ 다른 여자애들하고는 어떻게 지내나 싶어서 보면 똑같이 재수 없게 굴기는 하는데ㅋㅋㅋㅋㅋ 그래도 본인한테 하는 것처럼 먼저 나서서 시비 거는 정도까진 아닌 거.

겉으론 틱틱거려도 아직 키테를 좋아하는 마음이 남아 있던 드림주 이게 착각이 아니라 사실이길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고 있겠지. 그리고 당연히 클리셰적으로 키테도 그런 드림주를 좋아하고 있어야 옳다. 사실 키테 드림주한테 감기기야 진작에 감겼는데 누굴 좋아하는 것도 처음이고 거기다 드림주처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타입은 더더욱 처음이라 답지 않게 위축돼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거였겠지.

그러니까 빨리 둘이서만 있을 상황을 만들어야 됨 ㅇㅇ 대충 학교 행사 같은 거 준비하다가 드림주랑 키테만 남게 됐다고 하자.

처음엔 스무 명 가까이서 왁자지껄하게 시작한 작업이었는데 시간이 늦어지다 보니 남은 건 이러니저러니 해도 책임감 하나는 강한 키테랑 키테가 안 가니 본인도 남아 있었던ㅋㅋㅋㅋㅋ 드림주뿐인 거. 그런데 여럿이 있을 때는 그렇게 드림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던 키테가 정작 둘만 남으니 꿀 먹은 벙어리가 돼서 가까이도 안 왔으면 좋겠다.

키테 군, 어디까지 도망가는 거야... 얘기 좀 하자고. 무대에 현수막 달아야지. 이럴 거야 정말?

대화라면 여기서도 충분히 들립니다. 더는 가까이... 오지 말아 주세요!

드림주 슬슬 피곤해져서 일이 얼른 끝났으면 싶기도 하고 무슨 더러운 거 피하는 것처럼 옆에도 안 오려는 키테 때문에 자존심도 상해서 점점 뿔이 났으면 좋겠다. 갓 전학 왔을 무렵의 불도저 기질 어디 안 간 드림주 세모눈 뜨고서 거침없이 직진하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벽과 드림주 사이에 완벽하게 갇힌 키테 드림주 기세에 파르르 떨고만 있을 듯.

키테 군, 아니 키테 에이시로- 자꾸 이렇게 멍청이처럼 굴 거야? 그러고도 남자야?

어디서부터 뭐가 어떻게 잘못된 건지. 드림주는 자기도 키테를 좋아하고 정황상 키테도 자기를 마음에 두고 있는 게 확실한데 이렇게 서로 날만 세우고 있는 게 분하고 답답해서 이제는 눈물까지 찔끔 날 지경이겠지. 봐, 지금도 이렇게 눈빛이 흔들리는데... 내 입술만 쳐다보고 있는데... 이게 착각이라고? 난 절대 인정 못 하지.

결국 오기 반 될 대로 되라는 마음 반으로 키테 멱살 잡고 그대로 키스해 버리는 드림주가 보고 싶다. 드림주 실은 일 치자마자 제정신 돌아와서 아, 망했다. 뭐라고 사과하지... 하고 뺨 맞아도 할 말 없다고 생각하는데

다, 당신이야말로 지나치게 무모한 거 아닙니까!

손등으로 입술을 가리고 한동안 씨근덕거리던 키테가 그렇게 외치더니 그대로 다시 키스해 와서 잠시나마 심장이 멎는 경험 했으면. 그렇게 서로의 거친 숨이 화가 났기 때문인지 열기로 인한 흥분 때문인지도 모르고 오래오래 질척하게 입 맞추는 두 사람이 보고 싶다.

숨까지 모조리 앗아 갈 듯 집요하게 긴 키스에 먼저 나가떨어진 건 드림주였겠지. 서, 섰어...? 드림주가 밀치는 대로 순순히 밀려난 키테 뒤늦게 아랫도리가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 제 상태 깨닫고 드림주 쫓아가지도 못하고 마른세수만 했으면.

이제 창피해서 키테 군 얼굴을 어떻게 보지... 그냥 학교 가지 말까... 다음 날 도살장 끌려가는 소마냥 무거운 걸음으로 집에서 나서는 드림주인데 당연히 근처에서 키테가 기다리고 있어야 옳다. 키테 한 손엔 어제 급하게 도망가느라 버려두다시피 하고 간 드림주 가방이, 다른 한 손엔 꽃이 들려 있을 듯.

드림주 실은 키테 손에 들린 노랗고 빨간 꽃들 본 순간부터 완전히 기분 풀렸는데ㅋㅋㅋㅋㅋ 아직 알량하게 남아 있는 자존심 때문에 키테 새초롬히 노려보면서 물었으면 좋겠다.

뭐야, 키테 군. 나한테 뭐 할 말이라도?

본인이 느끼기에도 광대가 씰룩씰룩 입술이 삐죽삐죽 표정 관리가 안 되는데 이 깍 물고 간신히 참았겠지. 물론 이어진 고백에 결국엔 못 참고 함박웃음 짓고 마는 드림주가 보고 싶다. 말 끝나기가 무섭게 기다렸다는 듯이 와락 덤벼드는 드림주 때문에 벌게진 얼굴로 괜히 안경 고쳐 쓰는 키테도.

...... 좋아합니다. 사... 귀어 주세요.

뭐야, 진짜~! 하루만 늦었어도 뻥 차 버리려고 했잖아!

그거참 다행이네요...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