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마이/이쿠레이] 불빛

lumination by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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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지에서 돌아가는 길. 왔을 때와 달리 돌아가는 길은, 찬바람에 배일 것처럼 매서운 바람이 불어왔다. 추워! 추워서 빨리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발걸음을 재촉해 도달한 역 앞에서, 추위도 잊게 할 만큼 환한 불빛들이 나를 멈추게 했다.

"예쁘다..."

역 근처의 백화점에서부터 거리를 장식하고 있는 일루미네이션을 보자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는 별개로 겨울이라는 것이 와닿았다. 이렇게 예쁜걸 혼자 보는 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이쿠토씨에게 보내줘야지, 하고 차가운 손끝을 더듬어 코트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어?"

계속 주머니에 손을 넣어둔 탓에 확인하지 못한 핸드폰 화면에는, LIME 알람이 몇 건 와있었다. 보낸사람은... 이쿠토씨였다. 확인이 늦다며 잔소리 들을 것이 눈에 선해서 서둘러 내용을 확인하자――

"!...이건."

이쿠토씨가 보낸 LIME은, 아무런 내용도 없는 일루미네이션 사진 두 장이었다. 설마 이쿠토씨도 내가 생각나서 보내준 걸까? 이 사진속 장소,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한데... 어쨌든 좋아하는 사람과, 다른 장소에서 같은 것을 생각했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다. 나는 손이 시린 것도 잊고 '너무 예뻐요!'라며 답장을 보냈다.

"레이"

"...?"

LIME 화면 속의 1 표시가 사라지는 것과 거의 동시에, 들릴 리 없는 이쿠토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많이 피곤한가 싶었지만 그 사실을 바로 부정해 주듯, 불쑥 튀어나온 커다란 손이 핸드폰을 앗아갔다.

"아,...?"

"사람을 보자마자 그 멍청한 반응은 뭐야, 추워서 뇌까지 얼어버린 거냐"

"...이쿠토씨?"

"아직 잠이 덜 깬 것 같군"

언제나와 같은 말투에 눈앞의 이쿠토씨의 모습이 가짜가 아니란 건 확실히 알겠지만, 너무나도 현실성 없다. 물론 어디 간다고 얘기는 했지만, 여기 출장지인데? 이렇게 먼 곳까지 퇴근하고 온 거야? 멍하니 눈을 깜빡거리고 있자 이쿠토씨는 나를 끌어당겨 자신의 품에 가둔다. 편안하고 포근한 품, 이쿠토씨의 향...

"서, 설마 제가 보고 싶어서 여기까지 온 거에요!?"

".........그렇다면 뭐"

"저도, 보고 싶었어요.

"...처음 가는 곳에서 다 큰 어른이 길 잃고 엉엉 울기라도 하면 곤란해서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오랫동안 밖에 있었던 건지, 이쿠토씨의 코끝은 새빨개져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가 귀엽고, 기쁘기도 해서 나는 그 등을 마주 끌어안았다. 그 후 이쿠토씨와 함께 보는 일루미네이션은 더욱 아름다워 보여서... 이번에는 둘이 함께 일루미네이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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