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프로토콜 2
트랜스포머원 엔딩 이후 메가트론x옵티머스 프라임의 선동과 날조
너무 더뎌서 쓴 만큼이라도 올립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설정들은 예전 코믹스(IDW1)에서 등장한 개념을 적당히 차용하고 선동과 날조한 것입니다 ()
옵티머스 프라임이 오라이온 팍스였던 시절. 오라이온 팍스는 T-코그가 없는 하찮은 광부치고는 낙관적이었다. D-16은 그런 그의 성격을 못마땅해 했지만, 그저 천성이 그랬다. 모욕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고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어깨를 으쓱이고 넘어갔다. 오라이온 팍스의 보잘 것 없음은 과거의 잘못에서 비롯된 원죄 따위가 아니었고, 그는 T-코그가 없는 자신을 변명하거나 숨길 필요 없었다. 그리고 일개 광부가 어때서? 센티넬은 여러 방면으로 사악했지만, 적어도 광부의 노고를 입발림으로나마 치하했던 것만큼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어야 했다.
‘네 생각은 위험해.’
D-16은 오라이온에게 경고했었다. 몇 번이나, 그러다 잘못 걸리면 혼쭐날 거라면서. D-16은 차별에 화를 내면서도 반응하지 않는 편이었다. 생존에 필사적이었고, 자존심이 강해 특히 상급자에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했다. 상급자의 시선이야 알 바 아니었던 오라이온은 평소 D-16의 충고를 흘려 넘겼다. 하지만 T-코그가 없는 광부를 이등시민 취급하는 아이아콘 시민을 만나면 오라이온은 하릴없이 해묵은 충고를 떠올렸다.
“왜 안 됩니까?”
위험한 짓 하지 마. D-16의 음성이 텍스트화되어 그의 HUD에서 새빨간 색으로 시끄럽게 번쩍거리고 있었다. 오라이온 팍스가 무척 성가셔했던, 이른 바 ‘잔소리 시각화’다. 오라이온이 미간을 구기자 눈앞의 사서도 마찬가지로 얼굴을 굳혔다.
“말했잖아요. 하급 광부는 대출이 안 돼요.”
“여긴 아이아콘의 기록 보관소잖아요. 저도 아이아콘 시민인데요. 기록 보관소의 데이터는 모든 시민이 누릴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규정상으로는 그렇지만, 관례라는 게 있어요. 그리고 왜 매트릭스에 대한 학술 기록을 빌리려는 거죠? 당신은 광부잖아요.”
“그러니까, 티어가 아니라 직업 때문이군요. 제가 광부라서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거죠?”
사서가 고개를 내저었다.
“미안합니다. 지금까지 광부에게 대출해 준 전례는 없어요.”
오라이온이 시무룩하게 어깨를 늘어트리자 사서가 한숨을 내쉬며 덧붙였다.
“열람은 가능해요.”
“진짜요?”
“당신이 말했다시피, 여긴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으니까요.”
사서가 한 손을 휘휘 내저었다. 어서 꺼지라는 신호였다. 오라이온은 얼굴 한가득 웃음을 머금고 감사 인사를 한 뒤 열람실로 달음박질했다. 실내에서 뛰지 마세요! 등 뒤에서 사서가 고함쳤지만, 오라이온은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D-16의 걱정 어린 충고도 듣지 않는데 사서의 잔소리라고 귀담아 들었을까? 천만에.
열람실에는 선객들이 있었으나 제각기 업무에 열중하여 오라이온을 거들떠보지 않았다. 오라이온은 출입구에서 가까운 검색 패널에 편히 자리를 잡고 ‘리더십의 매트릭스’에 대한 자료 불러오기를 실행했다. 검색 결과는 제법 많았지만 패널에서 볼 수 있는 건 얼마 되지 않았다. 나중에 짐작하기론 센티넬과 측근이 아니면 매트릭스에 대한 정보가 비공개처리 되어 있었던 듯 했다. 매트릭스는 자격 있는 자에게 주어진다, 이 한 문장만으로도 센티넬이 누리는 권위를 흔들 수 있었으니까. 그러나 당시 오라이온은 그런 사정을 몰랐고, 검색 결과를 HUD에 저장하기 바빴다.
오라이온 팍스가 리더십의 매트릭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그는 광부를 그만두고 싶었다. 에너존 채굴은 위험하면서도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일이었고, 그에 비례해 보상도 짰다. 하지만 T-코그가 모자란 그를 아이아콘 어디서 받아주겠는가? 광부라는 일자리라도 있으니 다행이지. T-코그가 없는 광부들이 흔히 중얼거리는 말이었다. 하지만 오라이온은 체제에 순응할수록 위화감을 느꼈다. 리더십의 매트릭스가 존재했을 시절, 아이아콘에는 광부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매트릭스가 사라지자 에너존은 귀한 것이 되어버렸다. 프라임들의 황금시대는 끝났고 소량의 에너존이라도 구하려면 저 깊숙한 곳에 파묻혀 있는 광물이라도 캐내야 했다. 그러기 위해 광부라는 직업과 T-코그가 없는 사이버트로니안이 태어났다. 리더십의 매트릭스가 존재했다면 이 모든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거였다.
프라임이 다스리는 사이버트론은 평화롭다. 외적은 더 이상 위협이 되지 못하고 모두가 풍요를 누린다. T-코그가 없는 광부들을 제외하면 말이다. 센티넬 프라임의 이상향에는 오라이온 팍스같은 광부를 위한 자리가 없는 것 같았다. 그러므로 T-코그가 없는 광부는 센티넬이 통치하는 체제의 허점 그 자체였다.
그라고 겸손하고 자애로운 센티넬 프라임을 의심하고 싶겠는가? 다만 오라이온은 센티넬의 정당함을 지지할수록 설명할 수 없는 의문점이 늘어나는 걸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 지도자에 대한 의문과 에너존 고갈은 매트릭스를 찾으면 해결할 수 있었다. 오라이온 팍스의 꿈을 실현하는 건 부수적인 일이었다.
한참동안 패널을 뒤적거리던 오라이온은 원하는 정보를 얻지 못하고 실망하여 검색 결과를 초기화했다. 곧 열람실이 닫히니 떠나야 했다. 오라이온은 HUD에서 K구역의 지도를 불러와 현재 위치를 마킹했다. 아이아콘에는 다른 기록 보관소들이 있으니 다음 오프 때 옆 구역을 찾아갈 예정이었다. 거기에도 해답이 없다면 다음 보관소를, 또 다음을 찾아가면 되었다. 만일 공개 정보를 모두 열람하고서도 해답을 찾지 못한다면 비공개 정보를 구하면 된다. 다만.
‘D-16에게는 말하지 못하겠어.’
오라이온은 D-16과 시시콜콜한 것들을 공유하곤 했으나 이번 일은 말할 수 없었다. 매트릭스의 행방을 캐는 것이 센티넬에게 위협이 된다는 걸 깨닫게 되면 D-16은 어떻게든 그를 뜯어말릴 터였다. D-16은 센티넬을 숭배했다. 제일 좋아하는 프라임은 메가트로너스 프라임이었지만, 센티넬을 생방송으로 볼 때마다 흥분해서 어쩔 줄 모르곤 했다. 확실한 단서를 얻기 전까지는 최대한 숨겨서 D-16에게 걱정을 끼치지 말아야 했다.
그때는 그게 최선인 줄 알았었다.
훗날, 옵티머스 프라임은 그 결정을 몹시 후회했다.
메가트론이라는 작자가 거짓 프라임을 반으로 찢어 죽이고 하이가드를 데리고 떠났다는 소문은 불길처럼 빠르게 퍼졌다. 모두가 그 난장판을 목격한 것은 아닌지라, 아이아콘의 시민들은 새로운 프라임이 자초지종을 알려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옵티머스 프라임은 아직까지 한 번도 생방송을 송출한 적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센티넬은 처형되었다. 유감스럽게 끝난 일에 대해 사족을 달고 싶지 않았거니와 프라임으로서 전말을 설명하게 되면 메가트론을 욕하는 꼴밖에 안됐다. 옵티머스는 메가트론의 과격한 사상에 동의하지 않았고, 필요하다면 무시무시한 캐논을 다시 작살낼 수 있었지만 솔선하여 메가트론을 폄하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래도 옵티머스는 프라임이었다.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면 내키지 않는 것과 별개로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소리였다. 오토봇이 된 옛 광부들 사이에서는 한 번 정도는 생방송을 진행하여 마구잡이로 퍼지는 소문을 진정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딱 한 번만 해달라는데, 요리조리 빼고 싶어도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 프라임이 된 이래 한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옵티머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생방송은 대회의를 마치고 이틀 뒤에 가지기로 했다.
대회의는 메가트론과의 일전 후 복구에 여념이 없는 아이아콘 중심부에서 개최되었다. 아이아콘의 과학, 문화, 행정, 환경, 의학, 치안, 외교, 재정을 책임지는 트랜스포머들이 모이고, 부관 이하는 참석은 가능하되 방청만을 허락했다. 옵티머스 프라임의 옆자리에는 사령관이 된 엘리타가 앉기로 했다(B-127는 자신에게 발언권이 없다는 걸 알자마자 빠르게 흥미를 잃었다).
사실, 옵티머스는 과학이니 행정이니 하는 것들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 에너존만 캐던 전직 광부가 뭘 얼마나 많이 알고 있겠는가? 기록 보관소를 수시로 드나들긴 했으나 그건 매트릭스를 찾기 위함이었다. 아이아콘의 과학부가 어떤 연구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아이아콘에서 근래 유행하는 게 뭔지, 치안 상태는 구역별로 어떠한지, 그런 건 그의 관심사 밖이었다. 때문에, 옵티머스는 대회의를 프라임으로서 시민을 대표해 발언해야 하는 어떤 기회의 장으로 여겼다. 그러니 옵티머스 프라임이 회의장에서 할 말은 정해져 있었다—당신들은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아이아콘의 번영에 기여해왔습니다. 아이아콘 시민이 각자 원하는 바를 성취하여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옵티머스의 임시 거처에서 대회의가 열리는 장소로 떠나기 전, 엘리타가 그에게 회의 참석자들의 최종 명단을 전달했다.
“일전에 공유한 명단과 별 차이는 없어. 부관 몇이 바뀐 정도?”
“진행 방식도 그대로이지?”
“그래. 부처에서 정해진 시간 내에 돌아가면서 발언하고, 네가 질문하는 방식이야. 질문이 없으면 넘겨도 되고.”
“그거 말인데. 발표를 마친 후에 질문하는 게 낫겠어.”
옵티머스는 발언을 들은 후 HUD에 텔레트론-1을 불러와 조언을 구할 생각이었다. 무작정 텔레트론-1에게 의존할 수는 없고, 좀 치사한 느낌도 없잖아 있었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 멀뚱멀뚱 있는 것보다는 나을 듯 했다.
“알았어.”
“왜 그래야 하는지 안 물어봐?”
“네게 생각이 있겠지.”
엘리타가 어깨를 으쓱였다.
“생각 없이 뱉은 말이라고 하면 더더욱 어쩔 수 없고. 알아서 쪽을 당하겠다는데 누가 말려?”
“사령관은 확실히 남 기죽이는 데 일가견이 있어.”
“시간 다 됐다. 어서 갑시다, 프라임.”
대회의장이 있는 건물 앞은 현관부터 북적거렸다. 회의의 발언자는 옵티머스와 엘리타를 포함해 총 열 명이었지만, 참관을 신청한 방청객은 그보다 수 배 많았다. 어떤 이들은 그냥 프라임을 구경하고 싶다고 노골적으로 호기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침내 빨갛고 파란 도색의 세미트럭이 분홍빛 지상형 오토봇과 함께 대회의장 건물에 도착하자 누군가가 탄성을 터트렸다. 프라임이다! 모여 있던 모두가 박수치며 환호했다. 건물 안으로 이동하는 동안 옵티머스는 매우 머쓱한 기분이 되어 군중을 향해 손을 여러 번 흔들어주었다.
“프라임, 어서요.”
엘리타가 전진하는 게 더딘 프라임을 재촉했다. 간신히 건물에 진입한 옵티머스는 엘리타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발언자 전원은 이미 회의장에 도착해 있었고, 대부분의 방청객도 벽에 기대어 제각기 환담을 나누는 중이었다. 엘리타가 먼저 문을 열고 들어가자 거대한 원형 테이블에 각자 자리 잡은 발언자들이 일어나 프라임을 맞이했다.
“늦어서 미안합니다.”
옵티머스의 사과와 함께 대회의가 시작되었다. 옵티머스는 엘리타의 옆자리에 앉으며 텔레트론-1을 HUD에 소환했다.
‘부르셨습니까, 프라임?’
텔레트론-1이 옵티머스의 HUD에 파란 글씨로 답변했다.
‘지금부터 회의실을 녹화하고 검색 창을 활성화해줘.’
곧 HUD 오른쪽 상단에 작은 입력창과 녹화 버튼이 생겼다.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 옵티머스는 바른 자세로 앉아 각 부처의 발언을 경청했다.
옵티머스가 전달받은 정보에 의하면, 오늘 회의의 발언자들은 아이아콘 각 분야의 업무에 능통한 최고 담당자들이었다. 전원 종전 이전에, 일부는 특정 트랜스포머의 태궁을 빌어 태어났다. 오라이온 팍스처럼 공장형으로 생산된 신체에 스파크를 끼운 후 메인 보드를 활성화시키면 냉각 생산이라 불렸는데, 모체와 부체가 빚어낸 트랜스포머는 프라이머스의 축복을 받았다고 낭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냉각 생산형이건 프라이머스의 축복을 받았건 발언자 전원은 상위 계급이었다. 발언자들은 맡은 업무가 막중하며 프라임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보고했지만, 모든 게 낯설 옵티머스를 위한 부연 설명은 덧붙이지 않았다. 옵티머스는 저들이 T-코그 없는 광부 출신의 프라임을 무시하는 건지 아니면 프라이머스와 매트릭스를 신뢰하여 그가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거라 믿는 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계속 듣기만 했다. 간간이 텔레트론-1의 검색창을 활용하기는 했으나 낯선 전문 용어를 확인하는 데에서 그쳤다.
확신이 든 건 마지막에서 두 번째 안건의 발표가 끝났을 즈음이었다. 최고 담당자들의 발표는 훌륭했다. 제타 프라임이 살아 돌아오더라도 저들의 노고를 치하했을 터였다. 하지만 프라임은 최고 담당자들이 재주껏 꾸민 발표문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기 위해 존재하는 직책이 아니었다.
“여러분의 발표는 훌륭했습니다.”
마침내 마지막 발표까지 들은 옵티머스가 입을 열었다.
“한 자리에 모여 안건을 듣기로 한 건 현재 아이아콘이 어떤 상태이고 어떤 부족함이 있는지를 알기 위함이었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프라임으로서 도울 예정입니다. 하지만 발표를 전부 들으니 굳이 나설 필요는 느껴지지 않는군요. 회의의 진행 방식을 바꾸기로 한 것도 그 때문이고요. 각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가장 잘 알 것이고 내가 프라임이라는 이유로 나선다면 월권이 될 것 같았습니다. 이전 통치자가 여러분과 어떻게 협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그들이 원하는 방향을 여러분께 제시하는 정도로만 영향력을 제한하려 합니다.”
옆자리에서 엘리타가 상체를 들썩거렸다. 엘리타를 흘끔거린 옵티머스가 덧붙였다.
“물론 전문가를 새로 모집해야 하는 분야가 있긴 합니다. 행성 방위군이 필요하니까요.”
아이아콘 치안의 최고 책임자가 물었다.
“전쟁을 염두에 두고 계십니까, 프라임?”
“당장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고려하고 있습니다. 쿠인테슨에게 에너존을 바치지 않는다면 함대가 몰려들 테니까요.”
“그렇다면 하이 가드를 다시 불러오면 되지 않습니까?”
옵티머스야말로 그들을 데려오고 싶었다. 하이 가드에게 사이버트론의 군사 방어를 요청하기 위해서는 메가트론과 대면해야 했다. 어쩌면 아이아콘 추방령을 취소해야할지도 몰랐다.
그렇더라도 메가트론은 아이아콘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옵티머스는 철옹성처럼 단단한 각오를 담은 붉은 눈을 떠올렸다. 그 눈이 다시 신뢰를 말할 수 있을까? 어이없어하면서도 하자는 대로 따라줬던 친구는 입으로 대답하기 전에 시선으로 그를 안심시키고는 했다. 오라이온은 D-16의 눈을 볼 때마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불꽃같다고 생각했었다. 이번에도 네 뒤에 있을 것이라 말해주는 다정한 불꽃.
오라이온은 사랑하는 친구를 위해 똑같이 등 뒤를 지켜줄 수 있었지만, 옵티머스 프라임은 그게 불가능했다. 아니, 아니다. 결론이 너무 섣불렀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무기력한 토양에 기약 없는 희망을 심는 기분이었다. 어쨌거나, 치안 책임자가 지적한 점을 고려하긴 해야 했다. 정말로 쿠인테슨의 공격에 대비하고자 한다면 하이 가드의 무력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건 노력해보죠.”
“알겠습니다, 프라임.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씀해주십시오.”
이후 회의는 시시하리만치 빠르게 마무리되었다. 옵티머스가 회의 성료를 선언하자마자 발언자들은 발표 자료가 담긴 데이터 패드를 들고 우르르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뒤따라 떠나려는 옵티머스의 청각 센서에 낯선 이의 음성이 잡혔다.
“프라임! 잠시만 시간이 되실까요? 아주 잠깐이면 됩니다. 정말로요.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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