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1

우리들의 이야기

사쿠라노 이치카, 15세. 키타가와제1중학교에서 졸업하고 이곳, 사립 아오바조사이 (통칭 세이죠)에 입학했다. 사실 처음에는 다른 학교에 가려고도 했었다. 하지만 세이죠가 가장 가깝기도 했고 중학교 때 친구들도 대부분 이쪽으로 온다 하니 잠시의 망설임 끝에 이곳으로 진학을 결정했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완전히 못하지는 않았던지라 입학시험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공부를 잘하는 편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곳이 커트가 낮은 편은 아닌지라 턱걸이로 아슬아슬하게 입학에 성공했다. 물론 나는 이미 전공을 정해놨기 때문에 공부로 대학을 갈 생각은 전혀 없다. 정말로 전혀. 하지만 필요하면 해야 하니까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는 있다. 아무튼, 이곳의 4월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한 가지 문제점이라 하면 내가 낯을 굉장히 많이 가린다는 것이다. 지금은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있지만 낯선 사람들 앞에만 서면 극도로 소심해지고 조용해진다. 

"... 아, 안녕."

이렇게. 나도 이 성격을 여러 번 고치려고 시도해 봤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나는 여전히 뿔테안경에 긴 치마. 기다란 검은 머리까지 가지고 있다. 솔직히 나라도 친해지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중학교 때 친했던 친구들이 같은 반에, 옆 반이라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들은 중학교 때도 배구를 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바로 배구부에 들어갈 거라며 놀러 오라고 했다. 솔직히 부담스럽긴 하다. 고등학교에서의 체육계 부 활동이라 하면 그야말로 청춘과 열정의 집합체 아닌가. 솔직히 나와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저 피아노만 칠 뿐이니까.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궁금하긴 했다. 그리고 고등학교까지 진학했는데 이대로는 안 될 것도 같아서 마음가짐도 새롭게 할 겸 큰마음 먹고 한 번만 가보기로 결정했다. 어느덧 4월의 중반이 되고, 숨 가쁘게 달려온 새 학기의 향기도 조금 옅어졌을 무렵 나는 배구부에 몰래 가보기로 했다. 중학교 친구인 이와이즈미가 매니저 한 번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권유도 했었지만 따로 들어가야 할 부도 있었을뿐더러 매니저와 같은 반짝이는 자리는 나에게 맞지 않는 것 같아 거절했었다. 그러니 지금은 순전히 호기심만으로 가는 것이다. 나는 방과 후에 배구부원들이 있는 체육관으로 가 편에 몰래 앉아있었다. 오늘이 신입 부원들의 첫 날인 듯 옆에는 견학하는 매니저 지망생들이 앉아있었고, 눈을 돌리면 앞쪽에서 크게 인사를 하고 있는 친구들과 다른 신입 부원들을 볼 수 있었다. 솔직히 신기하긴 했다. 이런 광경을 딱히 볼 이유는 없었으니까.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에도 앞에서는 착실히 한 명씩 나와 큰 소리로 인사를 하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키타가와제1중학교 출신 오이카와 토오루 입니다. 포지션은 세터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슬쩍 웃는 오이카와는 척 봐도 선배들이 좋아할 것 같았다. 실제로도 유명하다며 자기 입으로 말했으니까 뭐. 

"안녕하십니까, 키타가와제1중학교 출신 이와이즈미 하지메 입니다. 포지션은 윙 스파이커입니다."

이와이즈미는 뭐. 워낙 단정하고 정제되어 있는 모습이라 선배들이 싫어할 리가 없는 인재긴 하다. 실제로도 선배들의 표정은 좋았다. 그렇게 몇 명의 부원들 인사가 더 지나가고 남은 사람이 별로 없었을 때 눈에 확 띄는 누군가가 앞으로 나왔다.

"안녕하십니까, ㅇㅇ중학교 출신 마츠카와 잇세이 입니다. 포지션은 미들 블로커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말하는 남자는 살짝 웃고선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아니, 웃은 게 맞나? 살짝 나른해 보이는 깊은 눈매와 살짝 삐죽빼죽하면서도 부드러워 보이는 머리, 기다란 팔다리와 큰 손. 두꺼운데도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는 눈썹과 한 번만 만져보고 싶은 입꼬리까지. 모든 것이 나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직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느낌이었다. 감정인가? 하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저 사람은 내 인생에 있어 중요한 사람이라고. 지금까지 나에게는 집에 있는 고양이 레오와 피아노, 그리고 가족뿐이었는데. 지금 저 사람이 아주 작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려 하고 있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나는 그대로 체육관을 뛰쳐나왔다. 지금 나오지 않았으면 안 될 것만 같았다. 학교 내에 있는 벤치에 앉아 천천히 마음을 진정시킨 나는 이 감정을 정의 내리기로 했다. 이건 사랑이다. 그 후로 나는 수많은 노력을 했다. 먼저, 두꺼운 뿔테안경은 벗어던졌다. 그리고, 불편해서 착용하지 않았던 렌즈를 꺼내 들었다. 그냥 마구잡이로 엉켜 있는 긴 흑색 머리카락도 잘 빗고 정돈했다. 그럼에도 원래 반곱슬인 탓에 머리가 지저분해 보였다. 결국 쓰지도 않던 고데기를 꺼내들어 머리에 굵은 웨이브를 넣어보았다. 이제야 조금 정돈된 모습이었다. 무릎을 완전히 덮었던 기장의 교복 치마도 허벅지 조금 아래까지 오도록 수선했다. 솔직히 거울 앞에 있는 내 모습이 너무나도 어색하다. 하지만 그 사람을 생각하면 이런 고생이 전혀 고생스럽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전혀 관심이 없던 화장에도 조금씩 손을 댔다. 처음에는 엉망진창이었지만 지금은 꽤 잘하게 됐다고 자부심도 가질 수 있다. 그렇게 부모님도 놀랄만한 대변신을 한 나는 심호흡 한 번 쉬고 학교 안으로 발을 내디뎠다. 

"쟤 누구야?"

"예쁘다..."

사람들의 이런 시선이 익숙하지 않은 나는 점점 수그러드는 어깨를 의식적으로 펴며 교실로 걸어갔다. 한 일주일 정도는 계속 이런 식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내 적응하고 마츠카와라는 사람의 곁을 본격적으로 맴돌기 시작했다. 아니 뭐, 사실 마음속으로는 꼬시겠다 다짐은 했는데 워낙 말주변도 없고 낯을 많이 가리는 나에게는 너무나도 힘든 일이었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게 처음이다 보니 뭐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옆 반이긴 한데... 그냥 주변에서 조금 서성이다가 다시 반으로 들어가 자책하기를 반복했다. 분명 저 사람은 날 모르겠지. 운동 부고 키 크고 인기도 많으니까. 나는 결국 계속 이런 식으로 맴돌기만 하다가 1학기의 끝자락까지 와버렸다. 피아노 연습이 없어서 그냥 집에 가려던 어느 날, 같은 반 이와이즈미가 날 붙잡고 배구부에 한 번만 들렀다 가라며 내 팔을 잡고 이끌었다. 영문을 모르는 나는 그저 끌려가기만 했다. 얼떨떨한 마음으로 체육관으로 들어서자 선배들보다 먼저 와서 연습 준비를 하고 있던 오이카와가 나를 발견하고는 자연스럽게 인사를 했다. 나도 일단은 아는 사람도 있고 해서 평소처럼 인사를 받아줬는데, 그 주변에 있던 다른 부원들은 호들갑을 떨기에 바빴다. 오이카와는 그런 부원들을 보며 질린다는 듯 쟨 그냥 친구라며 하던 거 하라고 멀리 보냈다. 뭐, 이것도 나름 배려겠지. 그렇게 주변을 잠시 살펴보고 있었는데 흩어지는 부원들 사이로 두 사람이 나를 향해 오는 것이 보였다. 나는 갑자기 긴장되는 마음에 옆에 있는 이와이즈미의 옷자락을 잡았다. 어느새 눈앞까지 온 두 사람은 사람 좋은 미소를 띠며 나에게 인사를 건네왔다. 먼저 입을 뗀 건 분홍머리를 한 사람이었다.

"안녕! 난 하나마키. 하나마키 타카히로. 잘 부탁해~"

입을 크게 벌리고 눈꼬리를 크게 휘어 인사를 하는 이 사람은 자신이 하나마키라고 했다. 이름과 참 잘 어울리는 성격과 인상인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던 나는 다음 인사를 하는 사람에 의해 생각이 쏙 들어가 버렸다. 그 사람은 내가 이렇게 변하게 된 이유인 사람이었다. 이름이... 마츠카와 잇세이던가. 남자는 하나마키와는 다르게 조금 더 진중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안녕. 우리 인사하는 건 처음이네. 그렇지?"

아까와는 차원이 다르게 긴장이 된 나는 나도 모르게 이와이즈미의 등 뒤로 숨어버렸다. 남자는, 그러니까 마츠카와는 내가 무서워한다고 느꼈는지 그 두꺼운 눈썹을 한껏 내리며 곤란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러고선 퍽 다정한 목소리로 내게 사과했다. 

"무서웠다면 미안해. 나는 마츠카와 잇세이. 잘 부탁해."

그의 입에서 두 번째로 이름을 들었다. 나는 잠시 진정하고 입을 열었다. 

"잘... 부탁해."

그 모습을 본 이와이즈미는 한시름 놨다는 듯한 작은 한숨을 내쉬며 옷을 갈아입으려 떠났고, 하나마키는 나에게 한 번 더 밝게 인사해 주며 저 멀리 있던 오이카와랑 함께 연습을 하려 코트 쪽으로 뛰어 들어갔다. 졸지에 나와 마츠카와만 남은 상황이 되는 바람에 나는 민망해져서 도망가려고 했지만 마츠카와가 살짝 조급한 듯 꺼낸 말에 저지당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조금은 구경하고 가. 이쪽으로 오는 공은 내가 막아줄게. 응?"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뭐, 싫은 건 아니었기 때문에 기분이 안 좋거나 하진 않았다. 그저 내가 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을 뿐이다. 내가 한 쪽에 자리를 잡고 앉고 조금 뒤, 이와이즈미가 들어오고 선배들도 들어왔다. 사람이 많으니 평소 넓다고 생각했던 이 체육관도 생각보다 넓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곧이어 시작된 시합은 신입 부원들이 껴있다는 것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잘 흘러갔다. 운동을 모르는 내가 척 봐도 이번 신입 부원들의 실력이 꽤 출중하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나는 한쪽 코트에서 땀을 쏟아내며 경기에 집중하는 친구들을 보았다. 솔직히 인정하기는 싫지만 왜 주변에서 여자애들이 친구들을 좋아하는지 알 것도 같았다. 생각보다 재미있는 경기에 한참을 넋 놓고 있었을까, 눈앞에 드리워지는 그림자에 고개를 드니 마츠카와가 나를 보고 있었다. 물을 마시러 온 것 같은데... 솔직히 놀라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놀란 티를 내기도 전에 마츠카와가 먼저 말을 걸었다.

"경기 재미없지. 앞으로 30분 뒤면 연습 끝나는데. 혹시 괜찮으면 집, 같이 갈래?" 

그렇게 말하는 마츠카와의 입에는 은은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나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집을 같이 가자는 말을 듣고 나니 그대로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나는 그가 일부러 이런 말을 꺼낸 줄도 모르고 머리를 팽팽 돌렸다. 체감으로는 3시간쯤 고민한 것 같았지만 현실은 10초 만에 대답이 나왔다. 같이 가기로.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나를 본 마츠카와는 이제 저녁 시간대라 추울 거라며 자신이 입고 있던 저지를 벗어 내 무릎에 얹어주는 다시 코트로 뛰어 들어갔다. 처음부터 나에게 덮어주려 했던 건지 경기 때는 입고 있지 않았던 저지가 어느덧 따뜻하게 데워져 있었다. 물을 마시러 오는 그 잠깐 사이에 더움에도 불구하고 입고 있었던 것이다. 왠지 모를 설렘에 애꿎은 저지의 소자락만 꽉 움켜쥐었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르는 사이 경기는 끝나고 약속대로 마츠카와와 나는 함께 정문으로 향했다. 집 가는 방향이 중간까지 같아 함께 하교하기에 딱 좋았다. 만남은 짧고 헤어짐은 아쉽다고들 하는데, 그 말을 지금에서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하루 종일 그를 봤는데도 갈림길에서 헤어지려니 조금 아쉬웠다. 단둘이 있을만한 시간이 학교에서는 없으니까. 어색함도 조금 풀어졌고 하니 어느덧 마음속에는 아쉬움만이 남았다. 그 마음을 아는지 마츠카와는 헤어지기 전에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같이 갈 수 있는 날은 오늘처럼 같이 하교하자."

괜히 마음을 읽힌 것 같아 얼굴이 뜨거워진 나는 작게 긍정의 표시를 하고 집 쪽으로 뛰어갔다. 뒤에서 웃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지금 뒤를 돌아보면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있을 것 같아 무작정 앞만 보고 달렸다. 집에 도착한 나는 다녀왔다는 짧은 인사를 하고 내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거울에 비친 나를 보니 홍당무가 다름없었다. 하지만 행복했던 건 사실이라 나는 이날 밤 침대에 누워 한참을 잠들지 못했다.

***

처음 만난 날로부터 약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날 이후로 가까워진 우리는 같이 놀러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건 거의 사귀는 사이에서 할 법 했다. 하지만... 고백이라는 것을 통해 우리의 관계를 정의하기에는 아직 무서워서 지금 이대로에 만족하며 지내고 있다. 그동안 내 성격도 많이 바뀌었다. 반에서 조용히 혼자 지내던 나날은 이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밝아진 내 곁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고, 그 친구들은 늘 나에게 힘을 준다. 친하지 않은 친구에게도 먼저 말을 걸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2학년을 무사히 보냈고 우리는 3학년으로 새 학기를 시작했다. 새 학기의 시작은 아주 좋았다. 마츠카와랑 같은 반이 됐고, 친한 친구들과는 옆 반이 되었으며 담임 선생님은 평소 나와 친한 선생님이었다. 고등학교의 마지막은 정말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드디어 같은 반이 됐네."

"응! 그러게. 1년 동안 잘 부탁드립니다, 마츠카와 씨!"

나는 그렇게 말하며 한 번 웃고는 앞자리 새로운 친구랑 인사를 나눴다. 5반, 6반에 배정된 오이카와랑 이와이즈미랑 인사도 할 겸 마츠카와랑 함께 놀러 가기도 하고, 옥상에서 함께 점심도 먹었다. 즐거웠다. 방과 후에는 평소와 같이 피아노 연습을 하러 친구들과 작별 인사를 한 뒤에 학교를 나섰다. 오늘은 왠지 모르게 연습이 잘 될 것만 같다. 

새 학기는 여느 때와 같이 바쁘게 흘러갔다. 다들 수험생이 된 만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공부를 시작한 친구도 있었고, 운동부인 사람들은 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물론 나도 5월에 열리는 작은 콩쿠르를 준비하고 있었다. 진학 생각은 없었기에 공부는 다른 친구들보다 적게 했지만 그만큼 피아노 연습에 집중했다.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긴 연습 시간은 괴로웠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는 나를 힘나게 했다. 주변 친구들의 영향도 꽤 많이 받은 것 같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은 나에게도 동기부여가 됐다. 그렇게 4월의 초반은 순식간에 나를 스쳐 지나갔다. 어느덧 4월의 반 이상이 지나가고, 날씨가 이제보다도 더 완전한 봄의 모습을 할 무렵 나도 마츠카와도 약간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함께 하교하는 시간이 평소보다 더 간지럽게 느껴졌다. ...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 나는 이유 모를 용기에 일단 질러보자고 생각한 어제를 떠올리며 마츠카와를 불러 세웠다. 

"저ㄱ..."

"사쿠라노."

... 불러 세우려고 했다. 이게 무슨 타이밍인가. 나는 당황했지만 일단 차분하게 대답했다. 아마 차분한 표정은 아니었겠지만.

"응..!"

"이걸 지금 말해도 괜찮은 건가 싶긴 한데..."

마츠카와는 보기 드물게 내 시선을 똑바로 마주하지 못했다. 그 커다란 손으로 연신 목덜미 쓸어내리기도 했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좋아해."

... 어? 순간 당황해서 제대로 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어느샌가 마츠카와는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꿈인가 싶기도 하고 그냥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눈앞에는 나의 대답을 기다리기라도 하듯 살짝 초조해 보이는 얼굴이 보였다. 그 얼굴을 본 순간 난 더 이상 생각을 멈췄다. 그저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서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나도."

나는 눈물을 흘리며 대답을 흘렸다. 따스한 봄바람이 우리를 축복해 주듯이 살랑거리며 불어왔다. 

계속 함께하자, 잇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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