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반 / 부산조] 정답은 없으니까

[미스터리 수사반 / 공룡 덕개] 네가 맞는다고 해서 내가 틀린 게 아니잖아

차가운 겨울 저녁이었다. 그새 짧아진 해는 벌써 사라질 채비를 하였고, 서늘한 냉기만이 그들의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코끝을 스치는 겨울바람은 그들의 코 끝을 빨게 지게 했으며, 그들의 외투 속으로 침입하려 하는- 그런 겨울 저녁이었다. 그런 겨울 저녁에 두 남성은 그들의 업무를 마친 후 퇴근을 하고 있었다. 아직 남아있는 낙엽들이 그들의 발에 밟히며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내지만, 그들은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한 남성이 입을 연다. 조금 더 짙은 색의 머리 색깔을 가진 남성은 조금 전의 일을 회상하다가 입을 연 듯한 느낌이다.

"덕개야."

"네?"

주황 머리의 남성이 곧바로 대답을 한다. 이 어색함의 침묵을 깬 것이 고맙다는 듯이, 반갑게 대답을 한다. 하지만 그가 한 말은 그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말이었다.

"정답은 없는 거야. 그래서 내 능력이 있는 거고."

"예?"

"세상에 정답은 없어. 너에게는 세상이 수학 문제야? 언제나 옳은 선택이 있게?"

녹색의 광채가 눈에 어려있는 남성은 조금은 흥분하며 말을 한다. 그의 머리는 조금 전의 과거로 이동해 있는 느낌이다. 그의 옆에 있는 사람이 외쳤던 한마디가 그의 무언가를 깨웠나 보다. 그래서 조용했던가-를 조용히 중얼거리는 덕경장. 안 그래도 시끄러운 사람이 조용하니 왠지 불안했었는데 이유라도 아니까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물론 새로운 문제가 등장했지만 말이다. 그는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하지만 가장 적절한 선택은 있지 않습니까."

그의 대답에 그는 침묵한다. 예상하지 못한 답변을 받았을 때의 그의 표정을 본 그는 멋쩍은 듯이 헛웃음을 얕게 내뱉는다.

"그 적절한 선택을 위해 노력하는 거잖아요."

침묵. 그리고 아무것도 잇따르지 않는다. 공허가 그 사이를 채운다. 그러다가 초록 후드의 그는 입을 연다.

"하... 그렇네. 덕개야 너의 말이 맞다. 위로를 해주려고 했는데, 되려 설득 당해버렸네."

"..."

"위로 하나 제대로 못해줘서 미안하다. 사수라는 사람이 자기 부사수에게 위로도 못해주고."

그의 말에는 씁쓸함이 묻어 나온다. 그런 공경장의 말투가 조금 웃겼는지, 그의 옆에 있는 어린 경장은 피식 웃으며 그의 사수를 가볍게 때린다. 이 자식이 간이 커졌네?라며 맞받아치는 그들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있다. 그때, 덕경장은 그에게 한마디를 던진다.

"... 고마워요."

처음과 비슷한 침묵이 흐른다. 바스러지는 낙엽들의 소리가 그들이 발을 내디딜 때마다 공허한 길에 울려 퍼진다. 어느새 해는 모습을 감추어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했고, 저기 멀리에서 달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덕개야."

"네?"

"우리 포장마차 갈래. 오면서 보니까 열어있더구먼".

"그래요."

그렇게 그들은 대화를 마쳤다. 무언가가 풀어진 느낌과 함께.

.

.

.

End. 정답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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