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 #02
덕개 경장 과거날조
내가 처음 배정받은 곳은 성화시에 있는 성화 경찰서였다. 나는 최대한 밝은 미소를 장착하고 첫 출근을 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부터 성화관활서에서 근무하게된 덕개 순경이라고 합니다!"
내 인사를 받은 사람은 해맑은 목소리를 가진 공룡이라는 순경이었다. 그는 내가 오자마자 막내 탈출! 이라 외치며 나를 꼭 끌어안았다. 그는 아직 일에 어색한 나를 잘 지도해 주었으며 내가 무엇을 물어보든 척척 대답해 주었다. 그는 정말 좋은 사수이자 또 선배였지만 지각이 잦다는 점과 장난끼가 많다는 점이 흠이였다.
그는 종종 나를 골려주겠다며 내 커피에 설탕 대신 소금을 타서 주거나 숙직실에서 입에 케찹 따위를 바르고 죽은척 한다던가.. 그런 사소한 장난이 늘어갈 수록 힘들긴 했지만 그의 장난이 나름대로 일상 속의 루틴으로 자리잡으면서 금세 적응해 버렸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내가 휴게실에 들어오는 타이밍에 맞추어 폭죽을 터뜨렸다. 펑- 그날의 불꽃이 나를 감싸는듯 했다. 숨을 쉬기가 어려웠다. 공선배의 목소리가 아른아른 들렸지만 이미 내 시야는 뿌연 연기로 가득 차 있었고, 나는 금방 정신을 잃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시간은 이미 밤을 지나 새벽이었고, 내 옆에는 의자에 앉아 내 손을 잡고 꾸벅꾸벅 조는 공선배만이 존재했다. 내가 조심스레 선배를 깨우자, 선배는 이미 짓무른 눈으로 내게 미안하다며 용서를 구했다. 나는 그런 그를 용서해주었고, 그에게 나는 불과 폭죽을 아주아주 무서워한다고 일러주었다. 그는 그날 이후로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내 주변에 불과 폭죽이 있으면 바로바로 치워주었다.
그렇게 선배와 티격태격하며 지내다가, 선배가 경장으로 승진하면서 다른 관할서로 떠나게 되어 아쉬운 이별을 하게 되었다. 나는 선배가 떠나는게 싫기는 했지만 나도 이젠 챙겨야할 후배가 있기도하고, 또 선배가 죽으러 가는게 아닌 잘 살러 떠나는것이기에 나는 그를 웃으면서 보내줄 수 있었다.
몇년이 지나고, 나도 경장으로 승진하게 되었다. 마침 공선배가 성화서로 돌아왔다는 소식에 선배를 만나러 나가려는데, 긴 갈색 머리를 가진 한 여자가 내게 다가왔다.
'저 사람은 분명 네 인생에 한 축이 될거야.'
갑자기 들려온 직감이의 말에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긴 했지만,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으며 자신을 잠뜰 경위라 소개하고는 나를 [미스터리 수사반]이라는 곳으로 데려갔고, 나는 그런 그녀를 따르게 되면서 미스터리 수사반의 막내 경장이 되었다.
오늘의 나는 여전히 트라우마 때문에 힘들지만, 그래도 신경써주는 팀원들 덕분에 전보다는 확실히 나아졌다. 내가 팀원들과 과거를 공유하는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아니 솔직히 말하면 영원히 공유하지 않을 생각이였지만, 미수반 회식자리에서 내가 주절주절 말해버린 모양이다. 처음에는 후회했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했다. 선배님들은 방화사건이 일어나면 내가 시체를 볼 일이 없게 배려해주거나, 폭죽이나 총같이 화약을 통해 일어나는 소음이 예정되어 있으면 꼭 두분씩 내게 붙어 내 귀를 막아주셨다. 이러한 선배님들의 노력 덕분에 내안에 깨어졌던 무언가는 회복될 수 있었기에 나는 이 수사반이 영원하기를 플라스틱 조각이 아닌 진짜 달님에게 마음 속으로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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