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스테 생일 연성

Celebrate

이데아 슈라우드 드림


* 22년 이데아 생일 축하 글. 선배생일축하해요 당신은 최고의 형.

“형, 택배가 도착했어!”

 

모든 행사가 끝나고 정적이 찾아온 12월 18일 밤. 정신없는 생일을 보낸 이데아는 얼른 옷을 갈아입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려다가, 갑자기 상자를 들고 등장한 오르토 때문에 탈의를 중단했다.

 

“택배?”

“응! 보낸 사람이 적혀있지 않은 점이 수상해서 내부를 스캔해봤는데, 위험한 물건 같지는 않았어! 뭔가 작은 기계 같던데…….”

 

작은 기계라. 전자제품을 선물할 사람이라면 여럿 있지만, 굳이 발신인을 적지 않을 인물은 거의 없는데.

일단 상자를 받아든 그는 번거로운 일을 해준 동생과 눈을 맞추고 웃어 보였다.

 

“고마워, 오르토. 열어볼게.”

 

아마 오르토도 이게 뭔지 궁금해하겠지. 어차피 뭐가 들었나 확인할 거라면 함께 있을 때 꺼내 보는 게 좋을 터다. 이데아는 테이프를 꽁꽁 감아둔 택배를 작은 문구용 칼로 능숙하게 열어 내용물을 꺼냈다.

안전을 걱정한 걸까. 충격 보호용으로 잔뜩 넣어둔 스티로폼 사이 숨어있는 건 오르골처럼 보이는 작은 상자였다.

 

“아하.”

 

이 투박한 디자인을 좀 보라. 황동색 기계 태엽과 정교한 톱니바퀴, 그리고 아날로그적인 장식들을 보면 이 선물이 어디서 만들어진 것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묘한 얼굴로 감탄사를 내뱉은 이데아는 두 손으로 상자를 만지작거리다가 조심스럽게 동생에게 부탁했다.

 

“오르토, 잠깐만 나가 있어 주겠어?”

“알았어, 형!”

 

오르토는 별다른 말 없이 방을 나가주었다. 이데아는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보며 쓴웃음 지었다. 사실은 선물이 무엇인지 궁금하면서도 순순히 자리를 떠 주다니, 참으로 좋은 동생이 아닐 수 없었다.

 

“하아…….”

 

혼자 남은 그는 마른세수하거나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다스리다가, 떨리는 손으로 조심스럽게 상자 뚜껑을 열었다.

옛날에 유명했던 어느 영화의 OST가 흘러나오는 상자 안에는 작은 마법석이 들어있었다. 이 물건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이미 알고 있는 이데아는 미술품에 가까울 정도로 정교한 내부를 눈길로 훑으며, 바깥쪽 태엽을 감아 제 마력을 마법석 안에 흘려 넣었다. 한 바퀴, 두 바퀴, 세바퀴……. 정확히 세 바퀴하고 반쯤 태엽을 감은 그가 손가락을 떼자, 마법석이 빛을 내며 허공에 홀로그램 영상을 띄웠다.

 

「안녕, 이데아.」

 

영상에 나타난 이는 제 오랜 지인이었다. 얼굴을 못 본 지는 오래되었지만 제 기억 속에서 잊히지 않는 한 사람.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을 기억해 줄 한 사람. 친구라고 부르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다른 이름을 붙이는 게 좋을지 모르는 사람. 제 생일을 챙겨주기 위해, 눈에 띄지 않게 생일선물을 전해준 이 소녀는…….

 

「직접 축하해 주고 싶었는데 이런 걸 보내서 미안해. 생일 전에 도착했을까?」

 

포플러는 아이처럼 웃으며 자신을 보고 있다. 이데아는 그것이 마도공학 기술로 만들어 낸 홀로그램일 뿐임을 알면서도, 똑같은 표정으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졸업하고 나서 직접 만나게 되면, 같이 케이크 먹자. 나 그때까지 케이크 만드는 연습 해둘게. 생일 축하해, 이데아.」

 

짧은 영상은 그걸로 끝이었지만 이데아는 아쉬워하지 않았다. 화면 속 포플러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무슨 기술을 쓴 건지 그의 형상은 사라지지 않고 허공에 남아 자신을 바라봐주고 있었으니까.

‘아, 혹시.’ 무언가 감이 잡힌 그는 고개를 살짝 기울여 보았다. 그러자 홀로그램인 포플러는 그를 향해 눈동자를 움직이고, 똑같이 고개를 기울이기도 했다.

 

“……푸핫.”

 

꼭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다마고치 같지 않은가. 어떤 기술을 쓴 건지 상당히 흥미롭다. 물론 기술적 흥미 이상으로, 선물을 전해준 이에게 고마움과 기쁨을 느끼고 있는 그였지만, 그런 간질간질한 감정을 내뱉기엔 이데아는 아직 그렇게 단단한 사람이 아니었다.

 

‘포플러 씨 생일에, 나는 뭘 보내주면 좋을까.’

 

이 기술을 똑같이 해석해서 제 홀로그램이 나오는 멜로디 박스를 보내볼까. 그건 꽤 재미있을 것 같다.

상자를 닫은 그는 소중한 선물을 창백한 뺨에 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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