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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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처음 그것을 들은 에스는 착각으로 치부하고 넘겼다. 이 시간에 에스의 방문을 두드릴 존재는 없으니까. 애초에 이 시간이면 통로가 막혀 넘어오지도 못할 텐데... 아니면 벌써 열릴 시간이 되었나. 게다가 2심에 접어들고 나서 에스의 방문을 두드리는 존재는 거의 없다고 말해도 괜찮을 정도로 극히 드물었다. 끽해야 잭카로프일 테지만, 잭카로프의 부드러운
“하아...” 에스는 어쩐지 두통이 느껴지는 머리를 검지로 꾹꾹 눌렀다. 슬쩍 돌린 시야에는 돌아다니며 방을 조사하는 코토코가 보였다. 온통 하얀색인 벽이라 그런지, 검은색이 잔뜩인 모습이 역으로 눈에 띄었다. 가뜩이나 심문을 마친 게 얼마 전이라 껄끄러운데. 누가 들으면 너한테도 그런 감정 있었냐, 따위를 입에 올리겠지만 아무리 나여도 감정이 없는 것도
“타.. 후우...” 몸을 누군가 살짝 흔들며, 자신의 이름을 부른다. 낮고, 부드러운. 중년의 목소리. 그 익숙한 음성에 후우타는 저도 모르게 손을 피해 몸을 돌렸다. 아직 잠에 취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알겠어...” 시끄러워...졸리니까, 좀 더 잘래... 그 행동에 상대는 더 이상 손을 대지 않았다. 나른한 목소리가 어쩔 수 없다는 것처럼 약
카야노 미코토는 어떤 사람인가. “살인마, 해리성 인격 장애, 위험 대상, 실실 웃으며 의지가 되지 않는 남자, 양산형..” 카야노 미코토의 죄는 무엇인가. “해리성 인격 장애에 의해 생겨난 존재에 의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무분별한 살인” 카야노 미코토는 누구인가. “......” 에스는 걸음을 멈췄다. 몇 번이나 봤다고 벌써 익숙해진 문 앞
에스의 모습이 사라진 이후, 감옥이 소란스러워졌다. 유즈리하 코토코가 습격했다. 사람을 죽이려 든다, 살려달라, 이런 소리가 감옥 안에 울려 퍼졌다. 가뜩이나 면적이 좁은 데다 폐쇄된 건물 안에서 그 비명들은 귀를 닫아도 들릴 정도로 울려 퍼졌다. 시도우가 그 소리를 듣고 다급히 달려갔을 때는 이미 다쳐있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이 신음을 흘리는 것도 보였다
영웅은 언제 탄생하는가. 영웅은 난세에서 생겨난다. 아주 유명한 말이다. 실제로도 그러할 것이다. 누구나 위기 속에서 각성한다. 생존본능, 혹은 누군가를 위하여. 그리고 보통 후자를 사람들은 영웅이라 부르겠지. 그 고결한 희생정신에, 사람들은 구원받으며 그제야 영웅의 칭호를 붙일 것이다. 그리고 영웅의 칭호를 받은 자는 고난과 역경, 시련 들을 헤쳐 나갈
인간은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인, 가족, 동료, 친구, 팬... 그 모든 것들이 사랑이 있기에 비로소 존재한다. 달리 말하자면 사랑만이 그들을 그 이름 아래 묶여있게 한다. 아카페, 에로스, 필리아.. 사랑마다 종류가 있다지만, 결국에는 똑같다. 모든 관계는 필요와 이해, 그리고 비합리적인 사랑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을 가능케 하는 사
“다들 연애 경험 있어?” 죄수 번호 006번, 시이나 마히루의 첫 마디였다. 정말로 사랑, 연애 따위에 집착하는군. 그게 모모세 아마네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속내와는 별개로 표정을 유지했다. 시이나 마히루는 가능성이 있는 존재였다. 저 사랑의 대상을, 신앙으로 전환할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신앙에 보탬이 되고, 나아가 독실한 신자가 될 수도 있는 존
이별, 죽음, 사랑. 깨끗한 병원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하늘을 멍하니 올려다보며 그런 단어들을 속으로 중얼거렸다. 마치 언젠가 했던 단어 말하기 게임을 하듯이. 주제는... 그래, 인간에게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것일까? 아니면 인간이 저도 모르게, 이유조차 모르고 기피하는 것? 어느쪽이든, 죽음과 삶의 경계에 서 있는 이곳이야말로 그 모든 단어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