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과제
좋은 트레이너는 어떤 트레이너일까?
종이를 앞에두고 아멜리아는 고민에 빠졌다. 자신이 목표하는 것은 최강. 하지만 최강의 트레이너와 좋은 트레이너는 동일한 뜻이 아니었으니까.
"흐으음~ 어렵네요."
[좋은 트레이너]
-언니-
훌륭한 트레이너, 좋은 트레이너, 최고의 트레이너... 아멜리아의 세계에서 긍정적인 그 모든 존재는 언니였다. 하지만, 이 아카데미에서 언니에 대해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 뿐. 선생님께 낼 과제로는 언니 한 단어만 쓰는것은 알맞지 않다는 것을 아는 아멜리아는 답을 지웠다가, 다시 쓰는것을 반복하다 결국 세번째 종이 마저 잘 접어 쓰레기통에 넣었다.
화르륵, 언제나 뜨겁게 타오르는 나이트의 불을 피해 가볍게 쓰다듬으며 아멜리아는 의자에 기대 다시 한번 생각에 잠겼다. 자신이 최강을 노리는 이유는 간단했다. 가장 강한 트레이너가 자신에게 어울리고 동경받기 쉬우니까. 강함이라는 것은 그 대상이 선하든 악하든 동경심을 일으키는 법 이라고 아멜리아는 생각했다.
잊혀지지 않는 그 날의 추억. 아이 하나정도는 집어삼킬 수 있을정도로 거대해진 모래성, 흩날리는 새빨간 머리카락과 찢어지는 듯 한 목소리로 제 이름을 부르던 집사의 비명. 뛰어난 머리는 몇년이 지나도 선명하게 기억을 유지시켰고 그 기억 중 가장 선명했던 건 다름 아닌ㅡ...
"미야앙?"
"어머, 추억에 너무 깊게 잠겨버렸네요. 미안해요 퀸."
얼마나 깊게 생각에 빠졌던 것인지 이젠 자신도 쓰다듬어달라는 퀸의 울음소리가 아니었다면 오늘도 과제를 끝내지 못할게 분명해 아멜리아는 품안의 카르본과 에나비를 잘 달래며 펜을 들어 이젠 망설이지 않고 과제를 끝냈다.
[좋은 트레이너란 자신의 포켓몬을 신뢰하고 움직이는 것에 망설이지 않는 트레이너라고 생각합니다.]
"파트너를 믿고,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망설이지 않고 위험에 뛰어드는 것. 그것이 좋은 사람이자 트레이너겠죠.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퀸."
그렇다면 이미 자신은 좋은 트레이너라고 아멜리아는 생각하며 칭얼거리는 에나비의 털을 한손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다른 한손으로는 부지런히 책상 위를 정리했다. 과제에 최소분량이란게 없어서 다행이었다. 아니었다면 더욱 오래 걸렸을테니까. 물론 아멜리아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틀에박힌 내용이나 언니에 대한 장점만으로 한페이지 정도 간단히 채워서 제출 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이걸로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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