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기사의 선택

나이트의 진화

커뮤 모음 by 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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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아의 기사이자 이미 언제든 진화를 선택할 수 있었던 나이트는 그동안 고민하며 미루어왔던 선택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필드를 끝내고 돌아가는 길, 처음으로 함께 갔을 때도 지금도 아멜리아님께서는 저가 좀 더 강하지 못해서 쓰러지는 날에는 평소보다 더 느긋하게 걸으며 괜찮다며 위로하는 말을 해주시곤 했지만, 자신은 그런 위로를 받을 자격도 없는 기사라고 나이트는 자책했다.

진화는 단 한번 뿐, 어떤 모습이든 제 주인은 기뻐할게 분명했지만 어떤 모습이 자신의 주인에게 더욱 도움이 될 지 고민하느라 진화하지 않았던 선택이 자신을 나약하게 만들어 오늘도 두번이나 쓰러지고 말아서 사일런트 핏이라는 곳에도 가지 못했고 그 탓에 아멜리아님의 눈에 눈물까지 흘리게 만들었다.

첫 만남 부터 자신의 것을 흔쾌히 나눠주는 모습도 함께 하면서 보이는 새로운 모습도 새로 들어오는 녀석들도 함께 하기 전의 삶에 비해서는 행복하기 그지 없는 삶이었고 그런 삶을 살게 해준 아멜리아님의 기대를 반드시 충족시키고 싶었고 최선을 다했지만 전부 변명이었다. 결국 자신의 부족함 탓에 실망시키고 눈물까지 흘리게 한 자신은 아멜리아님께서 원하는 기사에서 실격이었다. 하지만, 아직 만회할 기회는 있다.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다음기회가 있으니까요. 오늘도 수고많았어요 나이트. 돌아가면 푹 쉬도록 하죠... 으.. 따가워라..."

실상은 그저 바람에 속눈썹이 들어간 것이고 가만히 두면 괜찮아질 것 이라 판단한 아멜리아는 눈물을 닦는 것 보다는 혹시나 나이트가 스스로 자책하는 것 같은 어두운 분위기에 달래는 것을 우선으로 했을 뿐이지만. 문제는 눈에서 눈물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의 다정한 말은 오히려 나이트에게는 크리티컬이나 다름없는 역효과였다는 것을 몰랐다.

"잠깐, 나이트?!"

나이트에게는 더 이상의 망설임은 없었다. 강해져야만 했다. 자신을 위해서도, 주인인 아멜리아님을 위해서라도.

평소라면 절대 아멜리아를 두고 먼저 돌아가지 않는 존재가 빠르게 튀어나가자 뒤에서 당황하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자신의 주인인 아멜리아님이라면 결과를 보고 혼내기보다는 분명 장하다고 기뻐해 줄 게 분명했다.

나이트는 학교로 달렸다. 두개의 갑옷이 보관 되 있는 자신들의 방을 향해.

[아멜리아님께서는 최강을 원하시지, 그렇다면 나는 그 어떤 수를 써서라도 가장 강한 기사가 될 것이다.]

이미 레벨도 충분했기에 나이트는 낡았지만 축복의 기운이 담긴 금빛의 갑옷이 아닌 불길한 기운이 담긴 보라빛의 저주받은 갑옷을 향해 제 팔을 뻗었다. 저주가 담긴 갑옷이 닿고 필드워크로 아무도 없던 방안이 환한 빛으로 가득 찼다. 그 빛이 사그라지면 그곳에는 카르본이 아닌 파라블레이즈가 당당히 서 있을 것 이었다.

[갑옷의 축복이 없더라도 저희의 승리가 곧 축복이 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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