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았어

커뮤캐 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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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던 놈이라, 당신의 질문에 한동안 말 없이 눈만 깜빡였다. 쉘터에 입주 후 숱하게 들어온 질문에 대강 대답했던 저였다. 그리 중요한 것도 아니었고 부러 주목받지 않으려 했던 탓이었다. ..다만 당신이 원하는 답은 그런 것이 아닐 테지. 이제와서 딱히 숨길 것도 아니었고.

"… 사설, 용병.. "

그리 대답하는 와중에 제 아래를 자극해오는 손길에- 열기 서린 숨을 단어 틈새 사이에서 급하게 들이쉬었다. 거기, 건들지 말라니까.. 이렇게 기다리라고. 이런 예절교육이면 순순히 당해주기 힘든데... 타박이라도 하듯이 불순한 몸짓으로 당신을 끌어당겨 틈 없이 몸을 맞붙였다.

".. 내 취향이 어때서."

별난 취향이라면 너도 만만찮지. 까딱하면 저 물어뜯겠다는 개를 무서워도않고 자신만 물어뜯으라는게. 그래, 되려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달콤한 연인이 되는 법 따위 모르기에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네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 뿐이었다. 망가지더라도 내가 망가뜨리고 부서지더라도 그 부스러기마저 취하는 법 밖엔- 그리 생각하며 얽어오는 손을 내려다봤다. 이내 저를 끌어당기는 듯 하더니 휘청이다가 뒤로 넘어가는 당신을 보고, 이내 손을 뻗어ㅡ

“… 위험하잖아”

풀썩- 소리와 함께 네 위로 쓰러졌다. 그 와중에도 얽힌 손가락은 놓지 않았고 다른 손은 자연스레 당신 머리를 받쳤다. 놀랐나- 싶어 내려다보면 얄밉게 빤히 웃고있는 당신이 보였다. …당연히 잡을 줄 알고 있었던 것 처럼. 약았군… 겹쳐진 몸에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어, 받친 머리 사이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둥근 당신 머릴 쓰담아 붉은 머리칼을 흩트렸다. 이건 새로운 수작인지, 예절교육의 일환인지-. 어찌됐던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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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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