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연성

비가 오는 날엔

나를 찾아와-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이제 그만-'

얼굴에 눈물처럼 흐르는 쏟아지는 강우

그날처럼 비가 쏟아지는 계절

'아, 역시..'

눈이 감기는 순간 까지 생각나는건 빛나지 않았던 우리의 졸작

한 순간만이라도-

이대로 지나갈 수 없다.

다시 한번-


CP9 전원에게 긴급 전보가 왔다.

[요원 카쿠가 임무중 순직하였다. ]

짧은 정보는 간단히 귀를 타고 머리속에 입력됬지만 그 누구도 그 사실을 믿지않았다.

카쿠가 임무를 수행 중 사망했기 때문에 임무에 보낼 CP9을 차출하였다.

그놈이 죽은지 하루도채 지나지 않았는데,

마치 이 순간을 준비한 것 마냥,

멍하게 전보를 전달하는 요원의 목소리가 멀어진다.

죽어?

카쿠가?

그놈이?

"...하"

그럴리가

어디 같잖은 수작인가

'장관, 우리 다 보내도 되는 거요? 원래였으면 누구 하나 붙어있어라 지랄떨면서?'

'당연히 누구 하나 붙어있어라 하고 싶..지만..!! 위에서 내려온 명령이라 뒤로 미룰 수 없단 말이다!! 큭.. 너희! 꾸물거리지 말고 임무가 끝나는 대로 복귀해라! 알았냐?!'

'오- 이번 임무지 스위츠가 특산물이라는데? '

'요요이~ 재브라, 내쪽에선 좋은 술이~ 나온다는 모양이오~'

'한눈팔지 말고! 복귀하라고!! '

'오 칼리파, 자네가 가는 임무지, 매운볶음밥이 유명한 곳이라네! '

'어머, 꼭 한번 가봐야겠네 '

'챠파파! 나도 가고 싶다! '

으득-

꽉 다문 입가에 힘이 들어간다. 마주보고 있는 요원의 얼굴이 파래진다. 싸늘해진 머리가 빠르게 해야할 일을 정리한다. 그래, 추궁은 진상을 확인한 후에 해도 늦지 않아,

"루,루치님?.."

"배를 돌려라"

정부소속 항해선의 선수에 선 루치는 달빛이 비치는 섬을 바라보았다. 해가 뜨길 기다렸다 섬에 정박하면 늦을것이다. 임무는 암살, 혁명군과 연관된 주민의 사살 그렇담,

"네? 하,하지만 아직임무가.."

"10분"

탕-

"그전에 돌아오지"

"아,..네!"

체를 사용하여 배 위에서 모습을 감춘 루치는 빠르게 섬을 향해 다리에 힘을 줬다.

쾅-

물보라가 새벽빛에 붉게 흩날린다.


'루치님! 어디가시는 겁니까?!'

쿵- 쿵- 쿵-

"루,루치님! 그쪽은 벽..!"

콰앙-!! 

"으아아아악!! 루치 뭐하는 거냐!!"

"장관, 임무를 수행 했습니다."

"아니, 평범하게 문으로 들어오란 말이다!!"

장관실의 외벽을 부수고 들어온 이는 장관의 호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답이 불필요하다는 듯 제 자리를 찾아 돌아갔다. 

장관실에 배치된 CP9을 위한 좌석엔 이미 임무를 마치고 복귀한 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떠나기 전 나눈 대화에 비해 전원 급히 임무를 끝내고 온 내색이 역력했다. 각기 다른 임무지에 거리도 상당한 이들도 있었지만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모두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한 사람을 빼고

장관실은 원래 어떤 모습이였는지 상상을 할 수 없었다. 루치가 부순 벽 너머로 장관실의 양문은 이미 부숴져 있었고, 아래에서 바닥을 뚫고 들어온듯 큰 구멍이 나있었고 바닥은 균열 투성이에 가구들은.. 원 형체를 찾아볼수 없게 부서진 상태였다. 

사람이 가득 모여있었지만 아무 말도 나누지 않았다.

...단 한명을 제외하고

"장관, 설명을 요구합니다. "

"뭐, 아니 벽을 왜 뚫고 왔는지나 설며,"

"장관"

-쾅!

콰지직-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재브라의 팔걸이가 터져나갔다. 마찬가지로 블루노의 팔걸이는 가루가 되었다.

“이보쇼, 장관.. 우리는 지금 그 개 같은 전보가 무슨 뜻인지를 묻는거요. 뭐? 누가 죽어? 시발, 지금 그게, 말이 된다고!! ”

“재브라, 아직 내가 말하고 있다. ”

“…”

이를 바득 간 이가 쇼파에 등을 기대고 화를 삭히듯 숨을 내쉰다.

“그래요. 장관 저희가 임무를 이리 끝내고 모인 이유는 하납니다. ”

긴급전보-

“아, 뭐 그거? 그게 뭐 어쨋단거냐? ”

“…그거란? ”

"뭘, 미리 전보를 보냈을 텐데 카쿠 그 멍청한 놈이 임무중 죽었다. 쳇.. 때문에 CP9에 공석이 생겼고 "

어리석은 장관, 멍청한건 알았지만 그놈이 쉽게 죽을 놈이 아니란걸 모를 정도로 머리가 안 돌아가는 이였나-

이쪽을 향한 시선에 살기가 담기기 시작한다.

"CP9의 공석을 오래 둘 순 없다. 그래서 비슷한 나이대의 요원을 충원시켰다. 원래는 다른 CP넘버였지만.. 실력은 나쁘지 않으니 뭐, 그 놈을 대신으로 생각해라 "

대신?

그놈을 대신할 수 있는게 쉬울거라 생각하나-

그놈의 정신은 스스로 상처입고 슬퍼할 지언정 그리 간단히 죽을 정도로 약한 놈이 아니다. 만일 그정도였다면 CP9로 임명받지도 않았을거다.

어디서 들어보지도 못한 이가 여기 있는 이들에게 그놈을 대신할 정도로 그놈의 흔적은 얕지 않다는 이야기다.

스스로에게 조차도 말이다.

그런데 감히-

"아마 곧, 도착할..“

"장관-"

“뭐..뭐냐"

출발점부터 같지 않은 놈이 그 놈을 대신 해 숫자를 물려받는다?

감히

"저희 CP9은 구안하오 내에서 육식을 사용할 수 있는 이들중에서도 가장 강한 것을 증명한 이들로 구성되 있습니다. "

"어..어엉 그,렇지?"

슥- 자리에서 일어난 루치가 책상에 앉아있는 스팬담의 맞은편에 서있는다.

"저흰 장관이 내려주시는 임무를 수행하며, 스스로의 존재의 이의를 증명하죠. CP9이란 이름을 받은 이유를 말입니다. "

까닥-

루치는 스팬담을 향해 말을 이으며 시선은 장관을 향한채로 뒤를 향해 손을 까닥이자 신호를 받은 다른 CP9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당연하다는듯 대열에 합류했다.

“스스로의 쓸모를 증명하지 않은 놈을 함부로 믿을 수 없지 않겠습니까. 적어도 카쿠, 그놈을 대신할 정도라면,"

"저희의 기습 정도는 견딜줄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뭐, 잠깐"

"그놈은 확실히 임무를 성공시키지 못했을지 몰라도 CP9이란 이름을 달아도 좋을 정도로 조교의 인정을 받아 CP9에 올랐습니다. 본인의 능력을 잘 사용하는 놈이란 말입니다. 장관 "

"고작 인원이 모자른단 이유로 하루도 안돼 그 자리를 차지하려 한다면 스스로 증명할 기회정도는 줘야겠죠. "

저벅-저벅-

“새로운, CP9께서 들어오십니다! ”

"뭐, 오늘 하루가 끝났을 때 살아 있을지 모르겠군요. "

발 걸음 소리에 맞춰 들어오는 인영에 살기가 그쪽을 향한다.


“짠! 신입 요원 카쿠일세!! ”

잘 부탁하겠네!

반파된 장관실을 울리는 목소리에 살의를 다지던 공기가 어이없이 풀려나간다.

“…하? ”

일반 요원과 같은 각진 정장 늘 쓰던 모자는 벗어던진채 다른 요원과 같은 중절모를 쓴 익숙한 이가 문턱을 넘는다.

은근히 어울리는 검은 테의 안경을 쓴 사각 코

입에 물고 있는 불이 붙지 않은 담배

장난에 성공한 어린 끼가 도는 청년의 얼굴

싸한 공기는 상관하지 않고 크게 웃음을 터트린다.

"...음, 반응이 별로군.. 역시 선물상자에 숨어있다 놀래키는 쪽이 나았을까?"

"나보고 이런걸 시켜놓고.. 고작한다는 변장이 안경이냐?"

"고작이라니 이 깔끔한 슈트와 모자가 안보이는겐가? 음? 보게, 담배까지 준비했다고?"

손안에 굴리던 담배를 입에 물고 낄낄 웃어보인다. 스팬담은 한심한 표정을 하고 일반 요원의 복장을 갖춰입은 카쿠를 바라보았다. 

"..."

그 순간 당장이라도 달려나갈 것 같았던 이들이 정신을 차린것인지 

-쾅!

아까와 다른 이유로 주먹을 날린다. 

"왐마야..."

"...네놈"

흠칫-

“제대로 전부 설명하는게 좋을거다. ”

“끝나고 숨이 붙어있다면 말이다. “

장관실의 벽이 또 터져나갔다.

으아아악! 나가서 싸워!!

장관의 속도 터져나간다.


"장관,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는감?"

"...갑자기 보고 중에 무슨 말이냐 넌"

"낭만 없는 장관"

"아직 아무 말 안했는데...?"

에니에스 로비, 어떤 시간이든 해가 지지 않는 아침의 섬 

하지만 날짜가 넘어가는 00:00시의 시간속 사법의 섬에는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cp9의 카쿠와 임무의 보고를 듣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깨 있던 사이퍼 폴의 장관 스팬담, 두 사람만이 장관실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 다른 cp9은 각자 임무를 섬을 떠난 상태였고 자신을 지킬 요원이 급하게 필요해진 장관이 임무의 막바지에 다다른 카쿠를 급하게 부른 것이 이 모든 사건에 시작이였다. 

3일 밤샘으로 임무를 진행하고 이틀 배를 몰아 섬에 도착한 카쿠는 제 정신이 아니였고, 마찬가지로 다른 cp들의 보고서속 활자에 갇혀 말도 안돼는 서류지옥에 빠져있었던 스팬담도 당연히 그런 카쿠를 말릴 이성이 남아있지 않았던 환장의 타이밍

"오늘 만우절이지 않남? "

그럼 거짓말을 해야 하지 않겠나?

스팬담은 생각했다. 아, 이때 이놈을 말렸어야 했는데 


"...그래서 장관은 이 애새끼 장난에 홀랑 넘어가셨고.."

"...난, 그냥.."

"성희롱입니다."

"아직 아무말도 안했는데?!"

소란이 잦아든 장관실 한 구석에 다소곳 앉아있는 장관이  자기도 모르게 변명을 내뱉는다.

"저 애새끼는 미쳤다고 지금 우리 상대로 대형 사고를 지금 친거고? "

"웬만한 거짓말로는 자네들을 속일 수 없으니까"

"카쿠 더 바짝 들어라"

"누..."

벽이 반파된 장관실 안에서 이 모든 난장판의 원인이 한 구석에 손을 들고 앉아있었다. 

"..."

"후쿠로, 카쿠한테서 떨어져라 "

"후쿠로.. 좀 답답하네.."

손을 든 채 무릎을 꿇고 있는 카쿠는 큰 덩어리가 되어있었다. 그 오른편에는 녹색의 덩어리가 붙어 팔에 무게를 더하고 있었다. 몸의 무게를 가득 기대고 있었지만 지은 죄가 있던 터라 떨어지라고는 말하지 못했다. 

"당신은 조용히 하세요. "

"칼리파.. "

자네한테도 하는 말이야..

 맞은 편엔 어깨에 얼굴을 묻은채로 품에서 떨어지지 않는 이도 있었다. 

“장난도 임무처럼 해야하지 않겠남? ”

“시발, 너 한대만 더 맞자”

사서 매를 버는 카쿠였다.


두사람이 말한대로 오늘 하루 카쿠는 양손에 각각 후쿠로와 칼리파를 달고 생활해야만 했다. 밥을 먹을때는 물론.. 보고서를 적을때도.. 쇼파에 앉아 휴식을 취할때조차 두 사람은 카쿠의 양팔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자네들, 나 화장실은 보내줄거지? ”

“챠파! 난 같이 들어갈 수 있다는거다!”

“눈을 가리면 될까요?”

“되겠남? 성희롱일세 자네들”

하루종일 세사람이 덩어리로 지냈지만 다른 이들도 만만치 않았다. 두사람만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충격을 받은건 다른 네명도 다르지 않았으니까

“음..임무 끝나자마자 온거 아닌감? 배 안고픈가? 자네들? 자, 같이 식당에-”

“식당에서 포장해 왔다. 메뉴별로 가져왔으니 원하는걸로 먹어라”

“음.. 정장은 좀 불편한데, 옷이라도 갈아입으면..”

빠각-

“옷도 찢어주길 원하나?”

“옛다. 니 모자 왜 옷도 갖다줘? ”

“아으이! 옷~ 정도야! 갈아입을 수 있게 빌려주-지!”

“시발.. 안갈아입어..”

친절하게 쓰고 있던 안경을 부러트리지 않나, 어느새 가져온 모자를 난폭하게 씌인다던지 당장이라도 감쌀듯이 머리를 펄럭인다던지..

아침에 혼난 이후로 한시도 카쿠를 홀로 두지 않았다.

“쩨쩨하기는..”

“내가 너때문에 늙는다.. 진짜..”

“자네는 원래도 늙었네 무슨 소린가”

딱-!

“악!!“


만우절이 한칸채도 남지 않은 밤

더 이상한 장난을 치지 못하게 하기 위한 CP9의 일일 임무는 이제 막을 보이고 있었다. 상냥하게 양팔이 구속된 채 시간이 지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시-발.. 존나 힘든 하루였다..”

"뭐- 그래도 재밌지 않남?"

"아니"

"하나도"

"절대"

"미쳤냐?"

"싫다!"

"아하하하!"

정색하고 외치는 답변이 마음에 들었는지 카쿠는 큰 웃음을 터트렸다. 피곤에 쩌든 얼굴로 재브라는 맞은편에 앉아 그 모습을 한심하게 바라보았다. 이새끼 미쳤나

"하지만 오늘이였어야 했는걸"

"'만우절'이 잖나"

뿌듯하기 까지 보이는 청년의 얼굴이 말갛게 장난꾸러기 같은 웃음을 지었다. 마주 보고 있던 이들은 어이가 없었지만 (양 옆에 앉은 두사람의 팔에 힘이 들어간다. “-악! 잠깐!! 찌뿌러져!!” )

"아니, 만우절이던 뭐든 애새끼야. 네 목숨 가지고 장난 하지 말라고!"

“결국, 네가 오늘 한 거짓말은 그거 하나뿐이였으니까. 이정도로만 끝내는거다. ”

“카쿠”

“네놈은 CP9이다. 고작 네가 즐기기 위해 한 거짓말에 오늘 몇명이 피해를 봤는지 아나? ”

“그러는 자네도 즐거운거 처럼 보였는데? ”

“아으이-! 카쿠, 함께 동고동락한 전우가- 그 명을 다했다는 말에- 감히~ 그,누우가! 즐겁게 웃을 수 있게-엤는가? ”

“아니지 그건 내가 한 거짓말이 아냐 ”

“뭐라는 거냐 너, 우리가 그 거짓 전보하나때문에 지금,”

“내가 오늘 한 거짓말은 하나일세 ”

“내가, ‘살아있다.’ ”

째깍-

시계 바늘이 한자리에 모였다.


“내가 한 거짓은 ”

“내가 ‘살아있다.’ 쪽인걸 ”

커다란 품에 가려져 있던 몸이 팔을 뻗어 품고있던 몸을 밀어낸다. 강한 힘이 아니였는데, 두사람은 큰 저항도 못하고 팔을 풀어낼수밖에 없었다.

커다란 구멍

바닥을 적시는 혈액

분리된 다리

아-

“어때, 감쪽같이 속았지? ”

“하하- 중간에 들킬까 조마조마 했지! ”

칼리파의 손이 허공을 가른다. 잡고 있던 팔이 사라졌다. 손안에 가득 피가 고였다.

“그래도 역시, 다시 한번 자네들이 웃길 바랬어 ”

후쿠로의 손에서 팔이 빠져나간다. 뻗은 손은 차가웠다. 눈가를 스친 손에 물이 묻었다. 자각도 없이 흐르는 눈물은 야속하게 눈을 가린다.

“어때, 재밌는 장난 이였지?”

“그러니까 너무 울지 말아줘”

“말했잖아. 사랑한다고”

눈을 뜨면 이제

내가 없는 하루를 시작하는거야

다시 앞으로 갈 수 있겠지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