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시온 프로젝트

Elysion Project (엘리시온 프로젝트)

15화-버스킹(3)

"허억... 허억......"

드디어 끝났다. 노래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흥이 달아올라 어설프게 나마 춤을 추며 부르게 되었는데 안 하던 것을 갑자기 해서 그런지 한 곡만 불렀는데도 땀이 나고 숨이 찼다.

노래하는 것도 생각보다 체력소모가 많이 드는구나... 이거 만만하게 봐서는 안되는 거였어.....

"응......?"

노래가 끝나고 주변을 보니 노래에 집중하느라 몰랐었지만 어느새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있었고 잠시 후 그들로부터 박수 소리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

그런데 참으로 신기했다. 분명 처음에는 그저 캐논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부른 거였는데 노래를 부르다 보니 점점 이 상황이 즐거워지기 시작하더니 하이라이트 부분부터는 마치 내가 아닌 것 같이 즐기면서 불렀다.

게다가 노래가 끝난 후에도 이렇게 수 많은 사람들이 나를 봐주고 있다는 이 상황이... 이상하게도 지금 만큼은 싫지가 않았다. 원래라면 이런 시선이 부담스럽고 거북하기만 했는데…

"가, 감사합니다......"

다만, 그거와는 별개로 이런 상황이 익숙하지 않다 보니 쑥스럽기도 해서 바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자리를 뜨려고 했다.

바로 그 순간 스마트폰에 알림이 떠서 확인해보니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잠시 후 이브의 게릴라 라이브가 시작된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그것을 확인하고 이브의 라이브를 보기 위해 마치 썰물이 지듯이 서둘러 자리를 떴다. 물론, 전부 그걸 보러 간 것은 아니고 우리 공연을 보고 다시 제 갈 길을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비록 프로그램이긴 해도 역시 프로의 인기는 다르구나... 이러니저러니 해도 저렇게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니...'

하지만 내심 그런 생각이 들면서 이브의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하는 동시에 어딘가 시원섭섭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다른 애들은 잘했다며, 수고했다며 칭찬과 격려를 해주었기에 조금이나마 기운이 났다.

그런데 어째선지 자리를 뜨지 않는 사람들도 몇몇 있었는데 그들은 상태가 어딘가 이상해 보였다. 처음에는 어디 안 좋은가 했지만 한명이 그러는 건 그렇다 쳐도 여러 명이 그러니 뭔가 이상하다 느꼈는데 바로 그 순간 시꺼먼 무언가가 그들은 덮치더니 우리가 본 적이 있는 모습으로 바뀌어 버렸다. 

"!!!!"

"히익.....!!"

"뭐야 이거?!"

"말도 안 돼... 어떻게......"

허나 우리가 봤던 녀석들과는 어딘가 달랐다. 어제 나와 미이가 본 노이즈 고스트는 분명 이름 그대로 노이즈가 낀 귀신에 가까운 형체의 무언가였지만 지금 우리 앞에 나타난 녀석들은 마치 사람이 뭔가에 빙의, 또는 조종을 당하고 있는 모습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거와는 별개로 그들은 우리를 공격했고 우리는 최대한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도망쳤다. 

*

"와씨... 방금 그 녀석들은 대체 뭐야?! 어제 너희가 사진으로 보여준 녀석들과는 비슷하면서 영 딴판이던데?!"

"몰라, 나도 저런 부류는 처음 본 거라... 그건 그렇고 미이랑 노아 선배는 괜찮을까? 도망치다가 떨어진 거 같은데......"

우리는 도망치던 도중 미이와 노아 선배하고 떨어지고 말았고 그렇게 두 팀으로 흩어지고 말았다. 다행히 미이가 바로 톡을 보내와서 확인을 해보니 둘 다 무사한 듯했고 일단 그들에게 최대한 들키지 않게 합류하기로 했다.

"그건 그렇고 진짜 그것들은 대체 뭔지... 설마 노이즈 고스트와는 다른 녀석들인 건가?"

"으음... 그건 아닌 거 같아. 실은 도망치면서 내가 조금 알아봤는데 그 사람들, 아무래도 노이즈 고스트한테 덧 씌어진 것 같아."

"덧 씌어졌다고? 그럼 진짜 빙의라도 당했다는 거야?"

"응, 비록 정확한 원인은 못 찾았지만 대략 그런 느낌이었어.“

“아니… 그게 실제로 가능한거야…?”

말도 안 돼... 순수 100% 가상 현실이면 모를까. 그런 일이 진짜 가능한 거야? 가상의 존재가 현실의 사람을 조종한다니.... 아니, 그렇게 따지면 노이즈 고스트에게 맞아 생긴 멍이 현실에서, 그리고 지금까지도 남아있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긴 하지만....

"일단, 어떻게든 그 두사람과 합류부터 하자. 우리가 이러고 있는 중에도 들키거나 하면 큰일이니깐."

지온은 그렇게 말하고 나도 그 말에 동의 하며 행동에 옮기려는 찰나 어느새 노이즈 고스트와 그에 빙의 당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였고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젠장... 어쩌면 좋지.....

"으으... 어쩔 수 없네... 리라야! 여기서부터는 너에게 맡길게! 저 녀석들을 쓰러트려버려!"

"뭐...?! 아니 갑자기 나보고 뭘 어쩌라고......"

"내가 전에 말했지? 나도 이브와 같은 힘을 쓸 수 있다고! 그걸 사용하면 되!"

그러더니 캐논은 무슨 프로그램을 발동시키는데 바로 그순간. 나는 이브와 만났던 그때 그 상황에서 느꼈던, 아니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조금 다른 무언가가 내 몸으로 스며드는 것을 느꼈다.

"준비 됐지? 그럼 간다-!!! 카타르시스 기프트! 온 에어!!!!"

그리고 캐논의 말과 함께  그때 느꼈던 감각과 감정이 되살아나는 것과 동시에 그때와 똑같은 무기가 들려 있었고 모습도 마찬가지로 바뀌어 있었다.

'설마 다시 이 모습을 하게 될 줄 꿈에도 몰랐네......'

"우왁?! 뭐야 그 모습?!"

지온은 캐논에 의해 변한 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 반응을 보였다.

"설명은 나중에. 일단 지금은 저 녀석들을 상대해야 하니깐. 가능한 떨어져 있어."

“어? 아, 알았어…”

다만, 지금은 상황이 상황이라 일단 지온한테는 그렇게 말하고 일단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싸우기 시작했다.

그때는 검만 사용해서 싸웠지만 이번에는 처음이 아니라서 그런지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겨서 마도서같이 생긴 책을 펼치며 불꽃을 소환하여 그들을 태워버리는 등 싸우는 게 수월해졌는데 이때 이 순간 만큼은 마치 내가 판타지 장르의 마법사가 된 것만 같았다.

그렇게 한 순간에 싸움이 끝나고 노이즈 고스트에 빙의된 사람들과 더불어 어느새 몰려왔던 다른 노이즈 고스트들을 전부 쓰려트렸다.

"와씨, 대박이다......! 아니 그런데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그 모습은 또 뭐고? 설마 그게 어제 네가 말한 이브한테서 받았다는 그거야?"

"응, 설마 나도 이걸 다시 사용하게 될 줄 몰랐어.

그런데 대체 어떻게 한 거야? 어째서 캐논 네가 이걸......"

"후후~ 대단하지? 실은 어제 네 디바이스를 조사하면서 개방시키는 힘을 얻게 되었거든~ 아까도 말했듯이 나도 이브와 똑같은 능력을 사용 그러니 이 정도는 누워서 식은죽 먹기였고~!"

"확실히 대단하네, 그런데 이 사람들 괜찮은 거야? 아까는 정신이 없어서 빙의 당했다는 걸 잊어버렸는데... 설마 나 때문에 다치기라도 한건....."

"아~ 그거라면 괜찮아. 애초에 카타르시스 기프트는 너의 감정을 일종의 프로그램화 한거라서 진짜 무기가 아니기도 하고 단순히 노이즈 고스트와의 연결을 끊어 놓은 것 뿐이니 걱정하지 마. 기껏해야 근육통이나 가벼운 두통 정도로 끝날 거고, 또 자기들이 뭐 했는지도 기억하지 못할 거야."

그 말을 들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에 안심이 됐고 실제로 정신을 차린 사람들은 자기가 왜 여기에 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건 그렇고 어쩌다가 노이즈 고스트가 사람에게 빙의된거래?"

"몰라. 애초에 난 그때 처음 본 거고 이번이 두 번째인데 어떻게 알아."

"나는 노아랑 같이 몇 번 보긴 했지만. 아직까지 노이즈 고스트에 대해서 아는게 없어서 말야.....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 녀석들은 자연적으로 빙의 된 거 아냐.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빙의 시켜서 직접 조종당하고 있는거지."

"그럼, 누가 고의로 풀어놓은 동시에 조종하고 있다는 거야?"

"아직 확실한건 아냐. 일단 미이랑 노아하고 빨리 합류하자. 우리가 이러는 중에도 그들은 만나기로 한 곳으로 가고 있을테니깐."

그렇게 캐논의 말대로 우리는 일단 합류하기로 한 장소로 자리를 이동하기로 했다. 부디 무사히 재회할 것을 마음속으로 기도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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