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07 - 밴드부au(미완)

사랑이란 무엇일까?

확실한 건 너를 자꾸 보고 싶어 진다는 것이다.

-

“좋아해.”

“네?”

“이 커피. 내가 좋아하는 커피야.”

“…아.”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의미를 깨닫고 열이 오르는 양 뺨이 귀엽다.

이 반응이 재밌어 자꾸 괴롭히고 싶어지나 보다.

속마음이 다 보이는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했다.

고백 받으면 어떻게 거절할지 생각했는데 정신 차려보니 고백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가…

나는 너를 좋아하나 보다.

-

“비에가 너 많이 좋아한대~”

“ㄴ,네??!”

“그래?”

서진우는 이린이 마련해준 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듣게 될 줄은 몰랐다는 듯 눈을 살짝 크게 뜨고 비에를 바라봤다. 비에 또한 금시초문이라는 표정이었다. 이린이 말 한 부분에 짐작 가는 부분은 있었다. 꾸준히 찾아오던 후배. 딱딱할 정도로 예의를 차리던 모습이 인상 깊었다. 처음엔 싫어하는 건 아닌가 싶었는데 의외로 연락은 꾸준히 이어졌다. 같은 악기에 작곡도 하니 얻고 싶은 정보가 있나 생각했었다. 그런데 좋아한다고?

“진짜야?”

서진우는 비에를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비에는 머뭇거리는 듯 시선을 피하며 입을 벙긋거렸다. 그 때 가장 먼저 말을 꺼냈던 이린과 옆에 있던 채산호가 답답했는지 끼어들어 입을 열었다.

“사노사노한테 다 들었어. 비에 너 진우한테 문자 오면 엄청 좋아했다며?”

“맞아. 김비에 너 선배한테 답장 받았다고 자랑도 많이 했잖아. 그러면서 선배 앞에서는 뚝딱거려서 얼마나 웃겼는데.”

갑자기 듣게 된 비에의 실제 모습에 당황도 잠시, 새빨개지는 비에의 얼굴을 보자 퍼즐 맞추듯이 이해되었다. 계속 연락이 이어지던 것도, 공연마다 보러 와서 인사하던 것도 전부 그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호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호감… 키득거리는 이린과 채산호의 목소리가 거슬린다고 생각할 때 즈음, 저러다 얼굴이 터지지 않을까 싶을 때 즈음 비에가 입을 열었다.

“패.. 팬입니다!”

“응?”

“존경하고 있습니다!”

존경? 서진우는 눈을 살짝 크게 떴다. 존경이었나. 그럼 왜 그렇게 딱딱하게 굴었지? 긴장해서 그랬나? 귀엽네. 따위의 생각을 하며 바라봤다.

“그래? 존경하고 있었구나. 그동안 차갑게 굴던 건 다 뭐였어?”

“그, 그건…”

“아하하, 농담이야. 그렇게 긴장 안 해도 돼.”

줄곧 건조한 미소만 띄던 서진우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이린과 채산호는 옆에서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저들끼리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제가 쟤 언젠가 저럴 줄 알았다니까요.”

“그치? 나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앞뒤 다른 모습이 얼마나 꼴 보기 싫었는지…”

다 들렸는지 서진우가 눈을 흘겼다. 비에는 붉어진 볼을 식히느라 듣지 못했는지 손으로 뺨을 쓸고 있었다.

“실내가 좀 더운가봐? 얼굴이 빨개졌네.”

“…네. 좀 덥네요.”

“후후.”

소소한 대화가 오가고 다들 적당히 취기가 오를 무렵 채산호가 짧은 막대기 여러개를 꺼내들었다.

“우리 왕게임 해요!”

“와!”

“자, 자, 하나씩 뽑아주세요~”

다들 막대를 하나씩 뽑아들고, 왕이 장해졌다.

“아싸! 내가 왕이다!”

이 린 이었다.

서진우는 떨떠름한 마음으로 자신의 번호를 확인했다.

“5번, 2번 뽀뽀하기!”

5번 이었다.

“…2번 누구야?”

다들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을 무렵 비에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요.”

농익은 토마토처럼 붉어진 얼굴로 2라고 적힌 막대를 들고있었다.

서진우는 그제야 흥미가 생겼다는 듯 눈을 접어 웃었다.

“뽀뽀, 해야지?”

“ㄴ, 네?! 제가 감히 어떻게…”

“형이 먼저 할까?”

“ㅈ, 자, 잠시만요!”

새빨개진 얼굴을 손으로 가리는 비에에게 가까이 다가간 서진우는 일부러 슬픈 척을 하며 말했다.

“형이랑 뽀뽀 하기 싫어?”

“그럴리가요!”

돌아온 대답에 소리내어 웃고는 비에의 손을 치우고 입술을 겹쳤다.

“흣..!”

살짝 겹쳤던 입술을 떼고 만족스럽게 웃은 서진우는 비에의 반응을 천천히 관찰했다. 눈꺼풀이 살짝 떨리고 얼굴은 터질 듯 붉어져 있고… 문득 고개를 돌리니 이린은 재밌어하고 있고 채산호는 뭐 씹은 얼굴로 비에를 보고 있었다. 잠시 싸늘하게 둘을 바라보다 다시 비에를 바라봤다.

“형이 좋아?”

“…네.”

“형도 비에가 좋은데… 사귈래?”

“…네?”

이상한 소리를 내며 지켜보는 주변인들을 무시하고 비에를 바라봤다.

“사귀자.”

“…”

“싫어?”

“아뇨.!!”

“그럼 오늘부터 1일이다?”

.

몇 차례 왕이 바뀐 후 어느덧 자리를 마무리하는 분위기로 접어들었다. 다들 일어날 때 서진우와 비에는 그 자리 그대로 앉아있었다. 새롭게 탄생한 커플을 위해 자리를 비켜주는 분위기였다.

“둘이 즐거운 시간 보내~”

라는 이린의 말을 끝으로 적막이 찾아왔다.

“솔직하게 말해도 돼. 분위기 때문에 사귀자고 한 건 아니지?”

“…아니에요.”

둘이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