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eymoon》
커미션 신청본
ⓒrmfzjal
Johnny Stimson - Honeymoon
처음 작업을 위해 보내주신 글을 모두 읽고 난 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어느 시점에서의 둘의 모습을 노래로 표현할 것인가’였습니다. 사견이긴 하나 엘빈과 진의 서사를 하나의 책으로 엮어낸다면 크게 1부와 2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벽 외 조사를 나간 조사병단이 쓰러져있던 진을 발견한 때부터 엘빈이 죽음을 맞이하는 것까지가 1부, 엘빈과 진이 계약을 맺으며 함께 하게 된 이후의 스토리가 2부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마 그 사이를 관통하는 계약이라는 키워드가 두 아이들의 관계에 있어 가장 큰 전환점과도 같이 보 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요, 실제로 계약을 하며 이루어진 ‘시간동기화’는 인간계의 표현으로 치환하자면 혼약이나 다름없다는 언급도 있었으니까요.
하여, 정리해 주신 이야기를 2갈래로 나눈 뒤 둘 중 어떤 시간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을까 오래 고민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이런 하나의 세계를 마주했을 때 조금 더 상상의 여지가 있는 쪽을 선호하는 편이라 나름의 살을 붙이며 풀어나갈 수 있는 계약 이후의 관 계성을 중점에 두고 노래를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Johnny Stimson의 ‘Honeymoon’이 떠오르더라고요.
신청서 내 설명해 주신 설정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시간동기화’였는데요, 베리타엘 본인의 시간이 멈추지 않는 한 상대방의 시간도 멈추지 않기에 둘은 영원히 늙지도 죽지도 않으며 서로의 시간을 공유한다는 설정이 꽤나 로맨틱하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낭만적인 부분 곡의 프리코러스 가사와 비슷하게 다가왔어요. 'Cause as long as we keep dancing We'll stay young at heart 우리가 함께 춤을 추는 한 마음만큼은 언제나 청춘일 거야 엘빈과 진 또한 함께 시간을 공유하는 한 마음만큼은 언제나 청춘인 채 각자가 바라는 것을 이루어 나가지 않을까요? 1순위였던 꿈이 사라지고 새로운 목표를 찾을 엘빈의 곁에 진은 언제나처럼 함께 있어 줄 것이고, 또 그런 엘빈의 옆에 있으며 단조로웠던 일상이 새롭게 바뀐 것 같다는 경험을 하게 될 것도 같네요.
Maybe we'll end up in New York city
(우린 뉴욕에 갈 수도 있고)
Maybe we'll end up out in L.A.
(LA에 가게 될 수도 있어)
Maybe we'll decide to stay right here forever after
(어쩌면 이곳에서 영원히 살 수도 있지만)
I will love you all the same
(난 널 언제나 변함없이 사랑할 거야)
다음으로 브릿지 파트의 가사는 계약 이후 엘빈과 진이 여러 세계와 차원을 여행하며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떠올리게 했습니 다. 그곳이 어디든, 그리고 그곳에서 어떤 일을 겪든, 앞으로의 둘은 언제나 변함없는 마음으로 함께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요. 또 이후 흘러나오는 코러스 부분은 무도회에 갔던 엘빈과 진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했는데요. 'Cause when I'm lookin' at your eyes I go from California to Timbuktu Back to dancing in the living room 네 눈을 바라보고 있을 때면 나는 캘리포니 아에서 팀북투로 갔다가 춤을 추고 있는 거실로 돌아오니까 많은 이들 앞에서 춤을 추고 있다가도 상대방의 눈짓 하나, 손짓 하나만으 로도 오롯이 둘만 남은 것 같은 착각이 드는 사랑. 그런 예쁜 사랑을 둘은 이미 하고 있는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이건 조금 사심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앞서 언급한 둘의 여행이 마치 신혼여행 같기도 해서요. 계약 당시 베리타엘이 반려 를 구한다는 표현을 쓰기로 했고, 어떻게 보면 이제 연인이나 다름없는 사이가 된 둘이기에, 그 여행이 다른 무엇보다 더 달콤하게 여 겨졌던 것 같습니다. If I got you baby everyday's a honeymoon 너만 있다면 매일이 신혼여행 같아 그리고 어쩌면 가사의 화자처럼 엘빈과 진도 그런 기분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다른 누구도 아닌, 서로가 함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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