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G20, 21의 톨비쉬의 일방적인 약속과 밀레시안
톨+남밀
"마지막까지 제가…당신과 함께하겠습니다."
뜻밖의 말에 반응이 늦어졌지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왜 그런 소릴 해', 였다.
다난이.
지금이야 같은 흐름 안에 있다 해도 언제 시간축이 달라져서 존재조차 잊어버릴지 모르는데.
마지막까지? 누구의 마지막?
목숨 걸고 싸우겠다는 말을 그런 식으로 하지마.
누군가 계속 곁에 있어주길 원했다고 떠올리게 하지마.
//
'제가 마지막까지…당신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제가 여기서…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전에 그가 했던 말이 어지간히도 인상적이었는지, 거기에라도 매달리고 싶었는지, 그런 꿈을 꾼 모양이다.
자기 목소리가 들렸다는 말에 놀라는 톨비쉬를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
…아파.
통증은 한 박자 늦게 찾아왔다. 반동으로 젖혀졌던 몸을 앞으로 숙이자, 입에서 왈칵 선혈이 쏟아졌다. 그리고 그것은 꿰뚫린 복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뚫고 나왔네.
남의 일처럼 그런 생각을 했다. 아픈 게 지나쳐서 현실감이 없었다. '행동 불능' 상태가 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였다. 차라리 행동 불능까지 갔으면 깨끗한 상태로 부활할 수 있었을 텐데. 다리가 늪에 빠진 듯이 무거웠다.
아마도 등에서부터 배를 관통했을 검은, 피에 군데군데 얼룩졌지만 낯이 익은 색과 모양새였다. 목걸이를 통해서 봤던, 먼 과거의 '초대 단장'의 검이다.
톨비쉬.
그가 초대 단장이었다고 한다.
다난인 줄로만 알았던 그가.
얼마나 오래전일지 모를 머나먼 예전부터 지금 여기까지 살아온 사람이라고 한다.
이 세계를 만든 신의 권속이라고 한다.
있잖아, 톨비쉬. 무슨 생각으로 그런 약속을 했어?
그저 당신 손으로 내 존재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뜻의 '마지막'이었을까?
당신이 말하는 '계획'은 어려워서 잘 모르겠지만,
그 계획이 실현되면 당신이 돌이킬 수 없는 길로 가버릴 것 같다는 것만은 확실해.
그러니까 이대로 가만히 있어 달라는 부탁은 들어줄 수 없어.
톨비쉬, 있잖아.
나는 그냥, 한 번 더 당신과 이야기하고 싶어.
당신이 한 약속의 의미를 묻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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