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혁] SDT-NG1014 上

[남궁혁] SDT-NG1014 上

 

*초능력자 특수부대 AU

*약간의 유혈 주의

 

w.미스터루껫미

SDT (Supernatural power Demolition Team) 

1. 나라에 얽매이지 않는다.

2. 적을 사살하거나 체포할 때 초능력을 사용하지 않는다. 반드시 본부가 지급한 무기로만 체포 및 사살한다.

3. 시민들에게 초능력을 사용하지 않는다.

4. 본부에 충성하며, 상급자의 명령은 절대적이다.

5. 이름, 애칭으로 부르지 않는다. 본부에서 지급받은 넘버로 반드시 부른다.

다섯 개밖에 안 되는 간단한 규칙이지만, 입대한 순간부터 순직할 때까지 그들의 가치관이자 신념이었다. 나라에 얽매이지 않은 채, 도움이 필요한 곳에 나서며, 상부에 복종하고, 사람들을 지키는 게 그들의 목표였다. 초능력자로만 이뤄진 특수부대라 각 나라에 주목을 받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각 나라에 초능력으로 일어나는 범죄가 급증하고, 자력만으로 해결하기 힘들어 그들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SDT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특정 부대와 부대원들이 주목받았다. 마스크와 헬멧, 고글로 얼굴을 가려 그들의 신상을 알지 못했다. 신비로운 분위기로 그들의 활약을 즐기며 응원하는 팬들도 있었지만, 과거를 캐려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가끔 SDT에서 그런 자들을 처리한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믿는 사람은 없었다. 선한 의지를 가진 이들이 그런 치사한 짓을 하지 않는다는 굳센 믿음이었다.

 

사실이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본부에서는 그런 가십을 즐기는 듯했다. NG1014는 헬리콥터의 좌석에 기댔다. 작전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이지만, 다들 무기를 손에 놓지 않았다.

 

98.223912 지원을 요청한다. 용의자는 리. 무기를 만드는 초능력자로 화학 물질을 만드는 공장을 점령했다. 연구원들을 인질로 잡은 상황이다. 지원을 요청한다.

 

아직 차고 있는 헤드셋으로 지원을 요청하는 다급한 무전이 들려왔다. NG1014는 대장을 바라봤다. 대장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NG1014는 헤드셋으로 응답했다.

 

“여기는 3부대 소속 NG1014. 지원하러 가겠다.”

 

헬리콥터는 본부가 아닌 지원 요청한 곳으로 방향을 돌렸다.

 

3부대는 지원 요청 현장에 도착했다. 3부대 대장이 아닌 NG1014가 앞장서서 걸어갔다. 공장 앞에는 작전본부가 세워졌고, 지도를 펼쳐놓고 작전을 짜고 있었다. 그 옆에는 시간 능력자들이 코피를 흘리고 있었다. 왼쪽에 있는 사람은 능력을 많이 썼는지 각혈까지 하고 있었다. 작전본부에 있던 부대 대장이 도착한 3부대를 보고 다가왔다. 서로 경례를 한 뒤, 현 상황에 대해 간단한 브리핑을 들었다.

 

“무전기로 들었듯, 용의자는 리. 무기를 만드는 초능력자다. 기존에 있는 물건을 가지고 무기를 변형시킬 수 있다. 현재 용의자는 지금 여기, 연구실로 가는 복도에 있다. 이 뒤는 바로 연구실인데, 여기에 인질 5명이 있다. 남은 잔당은 복도로 가기 전에 있는 약품 창고에 5명. 3명은 초능력자고, 2명은 일반인이다. 복도에는 용의자, 연구실에는 3명이 있다. 3명은 초능력자인지 일반인인지 아직 모른다. 더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

 

“창고에 있는 약품 때문에 나아가지 못하는 건가?”

 

NG1014가 물었다. 본부 대장은 NG1014이 속한 3부대 대장을 봤다. 왜 그가 아닌 NG1014가 본인에게 질문하냐는 눈빛이었다. 3부대 대장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우리는 지원하겠다고 답 안 했소. NG1014만 지원하겠다고 했지.”

 

3부대 대장의 말에 본부 대장이 욱하며 탁자 위에 있는 지도를 손으로 힘껏 내리쳤다. 테이블에 금이 가며 부서졌지만, NG1014 부대원들은 눈 하나 깜박이지 않았다.

 

“지금 위급 상황인 거 안 보이나!”

 

3부대 대장은 한구석에서 지친 기색으로 피 흘리며 쓰러진 대원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자네 부하들, 지금 능력 과부하로 무리가 온 게 아닌가. 우리도 지금 작전 끝낸 후 이제 막 복귀하고 오는 길이오. 바로 상부에 보고도 안 하고 여기로 달려온 이유가 뭐겠는가. 자네도 알지 않나? 복귀할 때는 부대원 전체가 가야 하는 거. 절차는 따르라고 있는 거네. 그리고 우리는 이젠 능력 쓰면 몸에 부담이 오지만, NG1014는 괜찮으니까.”

 

가끔 주화입마가 오긴 하지만. 대원에게 불리한 건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본부 대장은 말없이 NG1014를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가 특수하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처음 그가 입대했을 때도 서로 데려가려고 난리였다. 별로 대단하지 않은 능력이 있으면서도, 왜 다들 그리 중히 여기는지 알 수 없었다.

 

“고작 그런 능…….”

 

못마땅하게 말하는 본부 대장에 3부대 대장이 한쪽 눈을 올리며 그를 바라봤다. 더는 갈등을 만들지 말라는 무언에 그는 이로 입술을 잡아 뜯었다.

 

“방독면과 고글이 있고, 훈련으로 약품의 독성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3명의 초능력이다. 얼음 능력, 투명 능력, 산성 능력이다. 특히 투명 능력이 있는 놈은 기척까지 숨기기 때문에 위치 파악이 힘들다. 일부러 색이 있는 가루를 뿌려도 소용이 없었다.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특히 약품 창고는 약품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어 엄폐는 물론 기습도 쉽다. 어디에 무슨 약품이 있는지 다 파악한 뒤 일부러 그 약품이 있는 곳을 골라 맞춘다. 우리가 독 연기에 단련이 됐어도, 피부가 화상을 입는 건 어쩔 수 없다.”

 

NG1014는 살상용 샷건을 장전했다. 브리핑까지 들으니 더 확신이 생겼다. 더는 지원하러 올 부대는 없었다. 작전 본부에서 탄창을 더 지급했다.

"모두 체포할 필요가 없다. 사살해도 좋다. 그런 능력은 우리가 가지고 있어봤자 필요 없다."

NG1014는 탄창 개수를 세며 사살 명령을 들었다.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었다. 규칙 2번. 초능력으로 용의자를 사살 및 체포해서는 안 된다. 무기 만드는 능력은 탐이 나지만, 본부에는 필요없는 능력이었다. 본부 대장은 팔짱을 낀 채 못마땅한 눈으로 NG1014를 바라봤다. 3부대 소속 막내는 이상하다는 듯 대장과 부사관에게 다가갔다. 둘에게만 들릴 정도로 속삭이며 말했지만, 전투로 감각이 예민해서 소용없었다.

"NG1014 형님은 SDT 중에서 최고 아니에요? 왜 저렇게 싫어해요?"

부사관이 막내의 질문에 친절히 알려줬다.

"규칙 2번 때문에요. 초능력으로 적을 사살하거나 체포할 때 쓰면 안 되는데 아무래도 NG1014님의 능력은 조금 힘드니까요."

"그럼 상부에서 입대 거절하지 않아요? 아무리 테스트 결과가 좋아도 작전에 해가 방해되거나 해가 되는 능력은 거절한다고 들었는데."

3부대 대장은 막내를 바라봤다. 막내도 알고 있는 걸 저자가 무시하고 있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3부대 대장은 조금 소리 높여 말하고 싶었지만, 저 멀리서 지켜보는 눈들 때문에 그러지 않았다. 굳이 저들에게 SDT 안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불화를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혹시 이 일로 SDT의 명예에 조금이라도 흠이 난다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3부대 대장은 한숨쉬며 말했다.

"부사관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시간능력자인 자네가 말해보게."

"총의 위력이 세지긴 하지만, 우리 막내도 만만치 않아서요."

"애초에 총을 살살 쐈다는 무림인이 이상한 거예요."

"어차피 총 맞으면 다 죽는 법이오."

투시 능력이 있는 3부대 막내도 같이 가기 위해 무기를 챙겼지만, 본부 대장이 거절했다. 따지려는 그를 3부대 대장이 만류했다. NG1014도 따라오지 말라는 눈빛을 보냈다. 막내는 이유를 몰랐지만, 상급자인 대장의 명에 따랐다. 본부 대장은 그를 보조할 다른 대원들까지 붙어줬다. 혼자서도 충분했지만, 그는 군말 없이 그들과 함께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클리어한 지점을 지나도, 샷건으로 주위를 경계하며 지나갔다. 순식간에 약품 창고가 있는 곳까지 왔다. 투시 능력자가 안을 파악하려고 하자, NG1014가 같이 온 대원들에게 물었다.

 

“자네들 능력이 뭔가.”

 

NG1014의 말에 그들은 차례로 답했다.

 

“저는 투시와 힐러입니다.”

 

“저는 초감각과 순간이동입니다.”

 

“저는 염력입니다.”

 

그들의 능력을 들은 NG1014는 그들이 들고 있는 총을 한 번씩 만졌다. 그리고 그는 공성추를 들고 문 앞에 섰다.

 

“여기서 대기하고 있게.”

 

“저희도 SDT입니다.”

 

대원의 말에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 부대 시간 능력자는 자네들 못 도와주네. 자네들 부대도 마찬가지지. 우리는 불러주는 곳이 많아서 쉴 시간이 제대로 없지 않은가. 부상을 최소화해야 하네.”

 

“그렇게 따지면 NG1014도 부상 조심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대원의 말에 그는 미소 지었다. 부드럽게 휘어진 곡선과 고글 너머로 보이는 웃음은 여유가 가득했다. 이제 막 작전이 끝난 후에 왔다 해도 그에게서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부대 내에서 돌았던 그의 소문을 익히 알고 있었다. 파란 장미. 본부에선 그를 그렇게 불렀다. 난공불락인 곳도 그만 있으면 작전이 끝났다. 불가능을 기적으로 바꾸는 승리의 상징이었다. 그들은 그 별명에 걸맞은 그의 긴 푸른 머리카락을 바라봤다. 군복을 입고 있어도 그는 파란색으로 자신을 표현했다.

 

파란 장발과 얼굴에 쓴 고글. 어깨에 부착한 탄환의 색마저 푸른색이었다. 핏빛과 잿빛으로 물든 현장에서도 푸른색은 하늘처럼 그 빛을 잃지 않았다. 아군들에겐 언제나 화창하고 맑은 하늘이지만, 적군들에겐 어떤 재해를 내릴지 모르는 예측할 수 없는 하늘이었다.

 

“몰살의 시간이군.”

 

문이 열렸다. 샷건을 들고 돌진하는 그를 SDT 대원들은 멍하니 바라봤다. 적진 한복판에 무모하게 뛰어 들어가는 그를 말리지 못했다. 그들은 헤드셋으로 현 상황을 보고했다.

 

“NG1014가 창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저희는 창고 밖에서 대기 중입니다.”

 

보고를 듣고 본부 대장이 화를 내려다가 참았다. 그도 사람들에게 이런 사정을 외부로 유출하고 싶지 않았다. 상황을 지켜보던 3부대 대장은 자신의 부사관이자 시간 능력자 대원에게 다가갔다.

 

“NG1014 시간선 잘 탐지하게.”

 

“걱정하지 마세요.”

 

문이 열리고, NG1014가 모습을 드러냈지만, 어떤 공격도 없었다. NG1014의 감각은 어느 때보다 예민하고 날카로웠다. 기척을 죽이는 능력 범위가 본인을 포함한 타인까지 포함할 수 있었다. 그에게 아주 많이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NG1014는 자신의 안위가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NG1014는 자기 허리까지 오는 선반에 몸을 숙인 채 기댔다. 등을 기댄 지 1분도 되지 않았다. NG1014는 재빨리 등을 뗐다. 그의 총구는 선반 위에서 자세를 잡은 적에게 향했다. 적이 들고 있는 무기는 기관단총이었다. 한 번에 50발을 쏠 수 있으며 살상력도 뛰어났다. 얼마나 많은 탄창을 가졌는지 알 수 없지만, 단 한 발로 끝내야만 했다.

 

위에서 아래로 겨누는 자, 아래에서 위로 겨누는 자. 둘 다 정확히 이마 정중앙, 급소를 노리고 있었다. NG1014는 웃고 있었고, 적 또한 자신만만하게 웃고 있었다. 총성이 울렸고, 위에 있던 적은 아래로 떨어졌다. NG1014는 이마를 손으로 가볍게 툭툭 털었다. 먼지라도 묻은 것처럼 아프지도 않았다.

 

NG1014는 기온이 점점 떨어지는 걸 느꼈다. 천장을 바라보니 얼면서 고드름이 생기는 게 보였다. 아직 한서불침의 경지까지 이르지 못했다. 기온이 더 떨어지기 전에 얼음 능력자를 처리해야 했지만, 그가 먼저 찾고 있는 건 투명 능력자와 산성 능력자였다. 얼음 능력자는 추위에 강할지 모르지만, 둘을 포함해 일반인도 있었다. 전력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 팀킬을 하지 않기 위해 사람이 견딜 수 있는 추위까지만 조정할 것이다. 바닥까지 얼어붙기 시작했다. 바닥을 미끄럽게 만들어 움직임을 봉쇄할 셈인가. 입에서 입김이 나왔다. NG1014는 바닥이 완전히 빙판이 되기 전에 선반 위로 움직였다. 선반 안에 있던 약품들이 흔들렸다. NG1014는 아까 처리한 적의 시체를 바라봤다. 예상대로 적의 시체는 얼음으로 꽁꽁 얼었다. 조금만 천천히 움직였다면, 본인 또한 저렇게 얼음 조각상이 될 게 뻔했다.

 

낮은 선반이 있었지만, 그의 시야엔 천장에 닿을 정도의 크기인 철제 캐비닛이 보였다. 그는 왜 약품들을 저기에 보관했는지 알 수 없었다. 원래 저기에 보관한 건지, 그게 아니면 적들이 어느 약품인지 알 수 없게 일부러 철제 캐비닛들로 바리케이드를 친 건지 알 수 없었다. 바리케이드라고 하기엔 깔끔하게 줄을 맞추고 있어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캐비닛은 옆으로도 길어 벽에 사람 하나 지나갈 정도의 틈만 있었다. 저 캐비닛을 경계로 적들의 기척을 알아내고 처리해야 했다. NG1014는 샷건을 어깨에 걸쳤다. 캐비닛을 바리케이드로 쳐도, 약품의 위치를 다 알고 있는 적들의 상황이 유리했다. 하지만 서로가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 총을 쓰기엔 무리가 있고, 천장에 고드름을 만드는 얼음 능력자만이 제약 없이 쓸 수 있었다.

NG1014는 기척을 숨길 수 있는 적이 어디에 있을지 궁금했다. 몸을 투명화할 뿐만 아니라 아군까지 포함할 수 있다면, 적들이 여기서 자신을 관찰하고 있을 수 있었다. NG1014이 숨 쉴 때마다 입김이 나왔다. NG1014는 어디서 입김이 나오는지 살펴봤지만, 자신의 입김만 나올 뿐 나오지 않았다.

 

아직 시간을 돌렸다는 무전이 없었다. 본인이 얼어붙는 시간선은 아직 없었다. NG1014는 자신 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고생하고 있을 대원들에게 미안했다. 미안함을 덜기 위해서라도 1초라도 빨리 정리해야 했다.

 

NG1014는 천장에 달린 고드름을 바라봤다. 순간 고드름에 물방울이 맺혔다. 그는 고드름에 맺힌 물방울을 봤다. 그가 옆으로 슬쩍 자리를 옮긴 후에야 물방울이 떨어졌다. 물방울이 선반 위에 닿자마자 순식간에 얼어버렸다. 여전히 입에서 입김이 나왔다. 입김이 나올 정도로 차가운 온도지만, 아직 춥지 않았다. 숨 쉴 때마다 입김이 나왔다. 입김이 얼 정도로 춥지 않지만, 순식간에 공간을 다 얼려버리는 능력자다. NG1014는 한 번 도박했다. 그는 일부러 숨을 가쁘게 내쉬었다. 얼마나 많이 나왔는지 그게 연기처럼 보일 정도였다. 입김은 얼지 않았다. NG1014는 입꼬리를 한쪽으로 올렸다. 모든 바닥을 얼려버렸지만, 바닥에는 물기가 없었다. 천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고드름에 맺혔다 떨어진 물방울.

이 공간을 순식간에 냉동창고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봐선 아주 상당한 실력자다. 심지어 고드름을 만들고 물방울을 톡 떨어뜨리는 능력을 봐선 아주 섬세한 자였다. 그런 능력자가 수증기 현상인 입김을 본다면, 그걸 순간적으로 얼릴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공격 패턴을 보고하지도 않았다. 공간을 얼릴 수 있지만, 물을 얼리는 능력은 없었다. 주위에 있는 걸 모든 걸 얼리지만, 정작 물을 얼리는 능력은 없었다. 얼음 능력으로 고드름까지 만들고, 온도를 해 액체에서 고체로 만들 수 있지만, 진짜 물은 얼리지 못한다. 결론이 나자, 그는 이를 이용해 돌파 계획을 세웠다. 계획이 끝나자, 밖에서 대기 중인 시간능력자 대원에게 연락이 왔다.

-NG1014. 시간을 3번만 돌릴 수 있습니다.

"알겠네."

-부상 심한데 일부러 참지 마시고요.

"자네야말로 마음 독하게 먹게. 가급적이면 시간 돌리는 일 없게 만들지."

NG1014는 선반 위에 우뚝 섰다. 입김이 담배연기처럼 흩어졌다. 천장에는 맺힌 고드름들이 흔들리며 낙하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커다란 케비넷 너머로 기척이 들렸다. 시간 능력자가 아직도 능력을 쓸 수 있다는 걸 들었으니 가차없이 공격을 가할 차례였다. 여러가지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음에도 그의 입가에 지은 미소는 여유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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