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반 / 바다조] 정의란 무엇인가.

미스터리 수사반 잠뜰 라더 <내가 선택한 것이.>

포근한 봄날 아침이었다. 창밖에는 새가 지저귀고 있었고, 집 안에는 부드럽게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아 누군가 아침을 준비하는 듯하다. 붉은 머리칼을 가진 그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세우며 눈을 끔뻑인다. 잠에서 덜 깬 그의 둔한 두뇌 작용은 그가 지금 침대에서 나오지 않으면 지각할 수도 있다고 신호를 보낸다. 그는 뭉그적 거리며 침대에서 나왔다. 겨우 세수를 하고 옷을 입은 후, 아래로 내려오자 예상과 같이 그의 어머니가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들, 일어났어?"

"응. 오늘 아침은 뭐야?"

그는 간단한 인사로 아침을 시작하였다. 그렇게 빠르다면 빠른 아침 식사 시간을 보내곤, 그는 바로 집을 나섰다.

따뜻한 봄날의 산들바람이 옆에서 살랑이는 아침이었다. 만개한 가로수 꽃들은 누가 보아도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그런 류의 꽃 들이었다. 이런 밝은 분위기 속에서 그는 왜 이상함을 느끼는 걸까. 그의 마음 한구석이 무거운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이 이상한 기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무언가 해야 하는데 하지 않아서 오는 그런 느낌 같기도 하고, 무언가 잊은 듯한 기분 같기도 하고, 하여튼 답답한 느낌이었다.

"여 라경장 왔어?"

"예엡 제가 왔습니다."

경찰서에서의 평범한 루틴이 다시 시작되었다. 그런데 오늘은 좀 달랐다. 누군가가 그를 집요하게 보고 있달까? 그런 직감을 느낀 그는 처리하던 서류에서 눈을 떼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누군가 그를 보고 있긴 했다. 근데 그 사람은 경위님이었다는 점은 그에게 의문이 들게 하였다. 왜 그러세요?라는 눈빛으로 라경장이 바라보자 잠경위는 잠깐 대화 좀 하자-라며 사무실의 문을 열고 나갔다. 모두가 그에게 또 뭘 했냐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도 이상함을 느끼었기 때문에, 그도 긴장하며 그녀를 따라나선다.

"라경장. 무슨 일 있어?"

"ㅇ 예?"

다짜고짜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는 그녀. 하지만 그는 질문의 의도를 모르겠다는 듯이 대답을 한다. 아니, 모르겠다는 듯이 보이고 싶어 하는 듯이 대답을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도 애써 무시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출근길에 그런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애써 무시한다.

"무슨 일 있냐고. 내가 너랑 몇 년을 같이 보냈는데. 이상한 느낌도 못 알아챌까 봐?"

그는 침묵한다. 그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난감한 표정이다. 애초에 그녀가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그는 생각한다. 그때, 그녀가 먼저 선수를 친다.

"어제 일 때문이지?"

그는 계속 침묵을 유지한다. 휴게실에는 아무도 없었고, 봄의 따스한 온기기 가득 차 있었지만, 그에게만은 닿지 않는 느낌이다.

"라더야, 정의는 말이지. 너가 선택하는 게 정의야."

위로. 안도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주는 위안. 그런 감정들이 그에게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는 이제야 웃을 수 있었다. 웃음이랄 것도 아닌, 그런 헛웃음에 가까운 날숨이었지만, 그는 후련함을 느꼈다.

.

.

.

End. 정의란 무엇인가.

copyright © 2023 히아신스 All rights reserved

[공백 포함] 1,456

[공백 제외] 1,086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