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빌메이크라이

NK2

Devil may cry - Nero/Kyrie

회유기록 by 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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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로는 고개를 들어 매표소 벽에 걸린 달력을 쳐다보았다. 물론 쳐다본다고 쓰인 날짜가 바뀔 리는 없었다. 그의 바람대로 시간이 앞당겨지지도 않는다. 다른 차량보다 0이 하나 더 붙어있는 특급 열차 편의 가격도. 

네로의 손에 들린 펜 끝이 주인의 마음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초조하게 책상을 톡톡 두들기자 창구 너머의 직원이 그를 쳐다보았다. 얼른 고르고 사인하고 가라는 듯 뚱한 얼굴을 하고 있다. 무언의 재촉에 네로는 눈에 힘을 주고 입과 턱 근육을 바짝 당긴 채 눈을 맞추는 것으로 대응했다. 그러자 몇 초 지나지 않아 직원이 뭐 씹은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뒤에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면 모를까, 간이역은 사람도 없이 한산했다. 있는 것은 매표소 앞 창구를 차지하고 있는 백발의 남자, 그 한 명뿐. 가볍게 눈앞의 불편을 해결한 네로는 한 손에 턱을 괴고서 고아원 아이들이 만들었다던 머그컵을 떠올렸다. 키리에가 보내준 그것은 지금도 옆에 맨 묵직한 가방에 멀쩡히 담겨있다. 그의 거친 손놀림에 깨지지 않도록 여벌 수건에 싼 채로 특히나 곱게. 

"…역시 늦으면 안 되겠지." 

네로는 서명을 휘갈기고 표를 건네받았다. 갈 길이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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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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