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Secrétum (0) (23.11.15 재업)
계기|현판AU
아무도 말하지 않던가? 내가 비밀을 숨기는 데에 미숙하다고.
안타까운 일이야!
아아, 세크레툼. 비밀의 세크레툼.
모든 세크레툼은 비밀을 가지고 있지.
그래, 맞아. 맞는 말이야.
근데 그것 아나?
비밀이 있다면 그를 파헤치는 이도 있어야 한다는 것을.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닌가!
케르노(Cerno)-
남자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일반인의 관점에선 평범하다는 것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지만, 그의 지식 범위 안에서 그는 충분히 평범한 사람이었다. 세상엔 머리 좋은 사람도 많았고, 부모에게 휘둘리는 사람도 많았고, 선과 악의 경계에서 선을 추구하는 사람도 많았고, 죽음을 앞둔 사람도 많았으니까.
“네, 형님. ……아뇨. 잠시 공원이었습니다. 예. 곧 들어갑니다.”
스물다섯의 남자는 이미 의욕을 잃은 사람이었다. 안 친하던 손위 형제와 말을 트고 그에게 제 사후를 맡길 만큼, 어린 시절의 활발함은 온데간데없는 한산한 흔적일 뿐.
“――!!!”
…이라고, 생각했는데.
“형님.”
[무슨 일이라도 있느냐.]
“……VRA를.”
[……]
“부탁드립니다.”
[……그리 아픈 것이냐?]
“몸이 아픈 것도 있긴 합니다만… 그보다는, 알아봐야 할 것이 있어서. …이 몸으론 힘들 것 같아서요.”
[그래. …준비하마.]
“감사합니다.”
꿈을 꾸었다.
숫한 경험을 통해 추론해보면-
아마도 예지몽일, 꿈을.
❅
남자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스스로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어느 누가 검을 쓰면서 머리를 허리 아래까지 기르고, 이렇게 잘생긴 얼굴을 가지고, 성격도 좋…
…잠깐 컷. 성격은 조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장점이란 장점은 다 가졌으면서 이 완벽한 얼굴로 몇 세기 이상을 산 자신이 어떻게 평범한 사람이겠는가!
“세크리티아 씨, 칼리안 잘 부탁해요.”
“엄마…!”
“맡겨두세요.”
하지만 혼자 살면 외로운 법이니, 그는 일반인들 사이에서 섞여 살았다. 질릴 때 쯤 거처를 옮기면 다른 의미로 평범하지 않다는 사실을 들킬 일이 없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번 신분에서의 그는 옆집 모자와 친해서 중학생 아들래미를 맡길 수 있을 정도로 믿음직한 사람이었다.
“…뭐야, 저거…!! 칼리안, 뒤로! 도망쳐!”
…그래. '이었다'.
아름다운 옆집 부인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하고 의식을 잃은 날.
남자는―
“…뭐야 이건?”
‘베, 베른 아저씨?!’
―시간도 몸뚱아리도 넘어 있었다.
몇 화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장편입니다!
현대AU에 판타지 요소가 조금.. 아니 많이...? 섞여 있습니다.
자고로 프롤로그는 짧아야 제맛인 법.
- 카테고리
- #기타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