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지타임 2차 창작

[재승] 사랑을 전하는 방법

남농햄님 재유승대 회지 축전글

 

* 2024. 06. 발간 된 남농햄(@oh_my_basketHam)님의 재유승대 회지 ‘재유햄이 임승대를 물어뜯었어!’에 드린 축전글입니다.


키스의 기원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부모가 아직 치아가 나지 않은 아기를 위해 음식물을 직접 씹어서 입에 넣어주던 행위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연인 간의 가장 농밀한 애정 행위 중의 하나가 부모와 자식 간의 내리사랑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면, 어째서 키스가 사랑을 확인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임승대는 진재유와 키스하는 게 좋았다. 마음속에 한 톨 남아있던 불안감도 서로 입을 맞추고 혀를 맞대다 보면 어느새 사그라들었다. 그러나 거꾸로 생각하면, 키스를 요구하는 건 불안한 마음이 든다는 뜻이다. 불안하니까 자꾸 조르게 된다. 보이지 않는 사랑을 확인받아서 마음속 불안함을 잠재우고 싶으니까. 그 불안감의 원인은 진재유한테 있었다.

대부분 경상도 남자들이 다 그렇겠지만 진재유 역시 애정표현에 박했다. 그렇다고 해서 진재유가 임승대에게 무뚝뚝하게 대하지도, 다정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다만, 직접 표현해주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니까 '사랑한다'라든가, 하다못해 '좋아한다'라고도 입으로 직접 말해준 적이 드물었다. 평소엔 작은 불만이었던 것이 어떤 날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커다랗게 불안으로 자리 잡았다.

그럴 땐 진재유의 동그란 머리통을 붙잡고 눈 밑에 자리 잡은 주근깨 위에 엄지손가락을 올린다. 그대로 고개 숙여 입을 맞춘다. 이러면 눈을 크게 뜨고 올려다보던 진재유도 어느새 눈을 감고 입을 열어준다. 안으로 혀를 밀어 넣으면 마중 나온 다른 혀가 감겨온다. 달콤한 사탕을 먹듯이 빨아들이면 승대의 입안으로 타액이 흘러든다. 꿀꺽 삼켜도 거부감이 없다. 사실 임승대는 비위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누가 실수로 입이라도 댔을까 봐, 남이 손댄 물통은 쳐다보지도 않을 정도로. 오직 진재유에게만 거부감이 없었다. 오히려 갈증이 날 지경이었다. 사막에서 물을 찾듯이 자꾸만 진재유의 사랑만을 갈구했다.

빈틈없이 맞붙어 있던 입술이 가쁜 숨을 뱉으며 떨어져 나갔다. 임승대가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진재유가 손을 들어 승대의 입가에 묻은 타액을 손끝으로 훔쳐냈다. 그러더니 걱정스런 눈초리로 물었다.

"승대, 니 또 무슨 고민 있나?"

"고민은 무슨.... 애인끼리 키스도 맘대로 못 하나?"

딴청을 부려봐도 진재유는 여전히 같은 눈을 하고 있었다. 속내를 들킨 것만 같아 일부러 너스레를 떨어봐도 눈 하나 꿈쩍 안 했다. 들킨 걸까? 마음속 불안감이 다시 크기를 키워갈 무렵, 진재유가 다시 입을 열었다. 승대야.

"내는 니가 항상 물가에 내놓은 애기 같고, 그렇다."

임승대는 다시 한번 키스의 기원을 떠올렸다.

그건 마치, 진재유가 사랑이란 단어 없이도 사랑을 전하는 방법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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