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더게 연성] 안쿠닌 성 이야기

[발더게 3] 세실리아 안쿠닌이 성에 방문하다. - 2

* 승천 아스타리온+선크어지+연애 엔딩

* 19금 아님. 약간 그래보이기는 하지만 잠깐 음란마귀가 스치고 지나갈듯 말듯한 착각입니다.

* 아 ㅋㅋ 귀찮은데 퇴고를 할 것 같음? ㅋㅋ 오타나 비문도 안 잡음. 팬픽이니까 그냥 뇌에서 필터링 안 거치고 씀ㅋㅋ

* 칭찬과 관심과 댓글은 창작자를 좀 더 성실히 연성하도록 만듭니다.

* 아이고 승천모기야 승천모기야

귀족의 친척이라곤 하지만 세실리아 안쿠닌은 평범한 중산층 평민 가정의 딸이었다.

아스타리온 경과의 촌수는 아주 멀어서, 방계 혈통이라곤 해도 거의 남이나 다름없었다. 실제로 세실리아가 성으로 부름을 받기 전까지는 친척이 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알다시피, 아스타리온 경은 동성혼을 했기 때문에 그와 배우자 사이에 아이가 태어날 일은 없다. 귀족 사회에서 동성연애쯤이야 별로 대수로운 일은 아니지만 가문의 권리와 재산을 모두 쥐고 있는 당주가 동성연애자라는 것은 좀 놀라운 일이다. 자연히 가문의 앞날과 후계 문제가 터져나오기 때문이다.

적합한 계승권자가 없다면 안쿠닌 가문의 작위와 재산은 운 좋은 평민 엘프 소녀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어쩌면 아스타리온 경도 그 점을 생각해두고 세실리아를 성으로 부른 것일수도 있고.

그러나 그것은 어른들의 문제고 세실리아는 지금 당장 성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넋이 나가 마냥 즐거워할 뿐이었다. 아스타리온은 세실리아를 이끌고 응접실로 향했다.

응접실에는 이미 다과상이 차려져 있었는데 알록달록한 마카롱이 탑으로 쌓아올려져 꽃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세실리아가 여태껏 본 적 없는 화려한 디저트였다. 3단짜리 케이크가 두 개 있었고, 갖가지 구움과자와 유리세공 같이 아름다운 설탕장식이 은쟁반 위에 올려져 있었다. 과일은 갓 수확한 것처럼 신선하고 윤기가 돌고 탱글탱글한 것들이었는데, 루비같이 붉은 사과, 알맹이가 탐스러운 청포도, 암적색에 가까울 정도로 잘 익은 자두, 껍질에서부터 상큼한 향기가 풍겨나오는 오렌지 등을 보기좋게 담아놓은 모습만으로도 어딘가 퇴폐적인 느낌이 들었다.

두 종류의 케이크는 각각 딸기를 아낌없이 올린 생크림 케이크와 하얀 크림치즈로 거울 표면같이 반듯하게 아이싱을 한 레드벨벳 케이크였다.

찻주전자와 찻잔, 설탕을 담는 그릇 같은 다기세트들도 하나같이 사치스러운 도자기 접시였는데 세실리아로서는 그 그릇들에 정말로 에메랄드나 사파이어 같은 보석을 박아넣은 것인지, 아니면 솜씨 좋은 도공이 유약으로 마술을 부려 도자기 색깔을 영롱하게 만든 것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과시적인 아름다움이 있는 접시들이었고, 실제로 어느정도 귀족의 재력을 과시하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다.

섬세하게 세공된 크리스탈 식기는 커다란 응접실 창문 너머로 비쳐들어오는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파티 열기를 좋아하는 아스타리온 경의 유쾌한 성격을 보여주듯이, 마치 방에 햇빛이 부족하다는 듯이 일부러 더 반짝거리게끔 공들여 수제작 한 것 같았다.

아스타리온은 우아한 손짓으로 직접 세실리아가 앉을 자리의 의자를 빼주었다. 급사나 할 법한 일을 성의 주인이 하고 있어서 시중을 들려고 서 있던 하인들이 의미심장한 눈길을 서로 주고 받았지만 정작 아스타리온은 아무렇지 않은 듯 했다.

세실리아가 자리에 앉자 아스타리온은 장난기로 눈을 반짝이며 맞은 편에 앉았다. 그의 옆자리에는 세실리아가 현관 계단에서 보았던 검은 머리의 인간 남성이 앉았다. 그는 아스타리온보다는 덜 노골적이었지만 호기심 어린 눈길로 세실리아를 찬찬히 뜯어보고 있었다. 귀여운 것을 보는 듯한 미소가 그의 입가에 걸려 있었다.

세실리아 역시 그 남자가 누구인지 궁금해서 그의 시선을 마주보는데, 아스타리온이 의자 등받이에 몸을 편하게 기대면서 사뭇 과장된 태도로 남자의 어깨에 팔을 감았다. 그리고 희고 고운 손으로 그의 투박한 턱선을 쓰다듬었다.

“이 남자는 내꺼야.”

“네?”

“너는 네 것을 따로 찾아보렴.”

아스타리온이 서글서글 웃는 낯으로 말했기 때문에 세실리아는 그것이 농담이라고 생각했다. 아스타리온의 옆자리에 앉은 남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린애한테 못하는 말이 없군.”

“그치만 자기가 내 질투심을 불러 일으키잖아? 남한테 함부로 시선 주지 마.”

“이 아이는 네가 손님으로 부른거야. 너의 핏줄이야. 남이 아니고.”

“그랬었지!”

아스타리온은 이번에도 다소 과장된 태도로 놀란 척을 했다. 어설픈 연기로 감추려던 것이 도리어 환하게 드러나버렸다. 아스타리온은 진짜로 질투를 하고 있었다. 자기가 직접 친척 아이를 불러놓고서. 자기 스스로도 부끄러운 줄은 아는지 평소같이 연극적인 태도로 넘어가려고 했지만 다들 알면서 모르는 척 못 본척 넘어갔다. 세실리아만 빼고.

세실리아는 대화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해서 두 남자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15살짜리에겐 아직 이해하기 힘든 맥락들이다. 유쾌한 분위기는 달라진 게 없었지만 어딘가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아스타리온이 자기 소유물이라고 낙인 찍듯이 남자의 어깨에 걸쳐놓았던 손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제대로 소개부터 해야겠구나. 내가 아스타리온. 너와는 촌수가 멀긴한데, 그냥 삼촌이라고 부르렴. 그게 심정적으로 더 가까울 것 같지 않니?”

“삼촌이라는 건 엄마나 아빠 쪽의…”

“아스타리온 경이라고 부를 순 없잖니, 우리 사이에. 거리감 느끼게 하지 않을거지?”

“네……. 삼촌.”

“요 깜찍한 피붙이야.”

아스타리온은 가끔씩 교태를 부리는 것 같았다. 말투에서 그것이 진하게 묻어났다. 그게 굉장히 기이하게 느껴졌다.

“내 옆에 있는 이 사람은, 흠, 안사람이라고 해야겠지. 내 아내란다.”

“누구 맘대로 아내라는거야.”

“내가 얘기중일땐 조용히 있어주겠어, 달링? 고맙군. 착하지.”

아스타리온은 대답조차 듣지 않고 상대의 말을 차단해버렸다. 희미하게 강압적인 관계가 느껴졌다.

동성애라는 개념을 알긴 하지만 어린 세실리아에게는 일반적으로 넘겨버릴 수 있는 주제가 아니라서 세실리아는 아스타리온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치만 두 분 다……. 남자잖아요?”

“사랑에는 성별도 종족도 상관없단다. 나이조차 상관없지만, 네 나이대에는 신경을 써야겠구나. 성인이라면 상관 없겠지만 너는 아직 아이니까. 네가 연애를 한다면 삼촌이 지켜볼거야, 요 깜찍한 것아. 애매한 놈이 허튼 짓을 하면 가만 안 둘테니까. 사귀고 있는 사람 있니? 아니면 아직 안해봤니? 슬슬 첫사랑이란 걸 시작할 나이인가?”

“저는, 저는 아직 잘…….”

“너도 앞으로 사랑을 해보면 알겠지만,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존재란 게 나타난단다. 남자를 좋아할 수도 있고, 여자를 좋아할 수도 있고. 너와 비슷한 나이대의 소녀를 좋아할수도 있겠지. 소년일수도 있고. 어른 놈이 접근하면 내가 가만 안 둘거지만 말이야. 엘프나 인간을 좋아할 수도 있지. 특이한 취향이지만 티플링일수도 있고. 노움은 좀 피해줬으면 좋겠구나.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이란다.”

“애한테 인종차별을 주입하려는건가?”

“그치만 노움이나 드워프 같이 작은 생물들은 뭐랄까……. 일단 너무 짧잖아? 사람 같은 느낌이 들지 않잖아? 우리끼리 하는 말이지만.”

“그런 걸 차별이라고 하는거야.”

검은 머리의 인간 남성은 아스타리온에게 가볍게 핀잔을 주고 세실리아에게 고개를 돌렸다. 사람을 꿰뚫어보는 것 같은 사파이어빛 눈동자가 세실리아의 연한 푸른 눈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내 이름은 더지다.”

“바알스폰이었단다.”

“네?”

“이게 미쳤나.”

순식간에 엄청난 대화가 오고 갔다. 아스타리온은 생글생글 웃는 낯으로 무언가 폭탄 같은 것을 던져버렸고 그게 온화하던 대화 분위기를 완전히 파괴해버렸단 것쯤은 세실리아도 알아챌 수 있었다. 더지는 이를 갈았다.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더지를 열받게 했다는 점에 아스타리온은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 같았다.

아스타리온이 반성이라곤 눈꼽만큼도 하지 않지만 마치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척 하며 연극적으로 우물거렸다.

“그치만 밝히는 게 재밌잖아? 숨긴다고 숨겨지는 것도 아니고 언젠가는 들통날 사실인데 미리 자수해서 반응이라도 재밌게 구경하는 게 낫지 않아?”

“전직 바알스폰이다. 전직. 그 점을 확실히 해뒀으면 좋겠군.”

“당연하지. 너는 이제 내 스폰이니까.”

다행히 세실리아는 이 미묘한 대화 흐름을 이해하기엔 지식이 너무나 부족했다.

“바알스폰이 뭐예요?”

더지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군. 아직 아무것도 모를 나이라서.”

그러나 아스타리온이 다시 밉살스럽게 끼어들었다.

“살육의 악신인 바알의 피를 이어받은 새끼 바알이란다. 아기 바알한테 인사하렴.”

“이 병신 고양이가 진짜.”

여기까지밖에 안 썼다~ 도망이다 도망~

승천 모기 하는짓 보면 뇌주름 다 풀려서 지능 1로 내려간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다크어지랑 커플이라고 해봐야 온갖 나쁜 계획은 더지가 다 세우고 그걸 실행하는게 아스타리온일거 같아서 승천이든 비승천이든 크게 달라지는게 없을거 같음

승천이든 비승천이든 하여튼 환장의 조합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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