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x헌터 드림] 고백 (이르미 ver.)

헌터x헌터 이르미 드림 | 헌헌 드림

헌터x헌터 드림 by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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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타 백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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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임무를 끝내려고 할 때쯤 조르딕 가문과 타깃이 겹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쩌나 고민을 하다 약속한 장소로 가니 다행히 조르딕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건가?'

타깃을 죽이는 건 어렵지 않았다. 가볍게 일을 끝내고 뒤처리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한 후, 건물을 빠져나가려는 순간 뒤에서 장발의 남자가 서 있었다. 나는 그를 보자마자 그가 조르딕 사람이라는 건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감정 없는 표정의 그는 나를 빤히 보더니 입꼬리 끝을 미세하게 올렸다. 나는 이르미의 제츠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르미는 그렇게 한참을 서 있다 나에게 한 발짝 가까이 다가왔다. 그가 나에게 가까이 올 수로 나의 긴장감은 한껏 올라갔다.

"너 말이야. 아주 완벽해."

혹시 자신의 무리에 영입하겠다는 말인가 싶어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혹시 내가 먼저 타깃을 죽여 기분이 상한 건가? 혼란스러운 생각에 그가 코앞까지 왔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렸다. 이르미는 저 말을 끝으로 한참을 생각에 빠졌다. 그가 아무런 말이 없자 내가 짐을 챙겨 다시 나가려는데 이르미가 고개를 들고 나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정했어. 널 데려가기로."

나는 이르미의 말에 더욱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이르미는 어디론가 전화를 하더니 데려갈 사람이 있어. 지금 그리고 갈게. 하며 통화를 끊었다. 조르딕은 일하기 까탈스럽기로 유명한 곳이기에 나와 맞지 않는다 생각하여 나는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

"저는 이미 계약한 곳이 있어요."

"흠... 어디 보자, 키르는 아직 어리고 그렇다고 미르키를 주기에는 네가 좀 아깝단 말이지.. "

그는 나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더니 턱에 손을 올린 채로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며 중얼거렸다. 나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다시 말했다.

"저기요. 말했잖아요 안한다.."

"아! 그냥 나랑 하면 되는구나."

혼자서 중얼거리는 이르미에 왠지 짜증이 났다. 나는 그의 말을 무시하고 걷는데 그가 내 손을 잡았다. 내가 이르미의 손을 뿌리치며 인상을 쓰며 소리쳤다.

"이봐요. 몇번을 말해요!?"

"나랑 결혼하자."

"뭐, 뭐요? 결혼이요?"

"응. 아무래도 딱 맞는 사람을 찾은 거 같아."

"미쳤어요!? 이거 놔요."

"이왕이면 조용히 따라와. 가족한테는 바늘 쓰는 거 금지거든. 뭐, 그래도 네가 반항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내가 그의 말을 무시하고 나가려는 순간 그의 위협적인 넨에 나는 어쩌지도 못하고 흠칫놀라 뒤를 돌았다. 이건 제안이 아니라 협박이라는걸 깨달았다. 이르미와 싸운다면 나에게 승산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나의 선택은 하나뿐이었다. 

"....그럼 의뢰인에게 전화만 하고요."

"응. 알겠어."

2


나는 이르미에게서 잡혀 온 뒤로 방안에 갇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르미는 나를 방에 가둬두고는 허락만 받으면 끝이라며 기다리라고만 했다. 하지만 매번 허락을 받지 못했다는 핑계로 나는 방에 가둬져야 했다. 그렇게 방에만 갇힌 지 일주일이 지났다.

"잘 잤어?"

"언제 여기서 나갈 수 있어요?"

"아버지가 아직 허락을 안 하셨어. 강제로 너를 데려와서 화나셨거든."

"그럼 이제 절 보내줘도 되는 거 아니에요?"

내말에 이르미는 곰곰이 생각했다. 감정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은 그의 표정이 풀리지 않는 문제를 억지로 푸는 것처럼 진지했고 또 복잡해 보였다.

"그러게, 그게 맞는 건데 왜 안될까?"

"무슨 말이에요?"

이르미는 나의 말에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는 방에서 나에게 몇 마디 주고받는 거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가끔 그가 식사를 들고 올 때도 있었지만 내가 밥을 먹을 때 바라만 볼 뿐이었다. 가끔 그 시선이 너무 끈적하게 느껴져 시선을 피할 때도 있었다. 도망칠 생각도 당연히 했다. 하지만 상대는 조르딕이였다. 여기서 벗어난다해도 얼마 못가 그에게 잡힐게 뻔했기에 나는 포기하고 그냥 이곳에서 지내기로 했다. 나의 유일한 희망은 조르딕이 나를 거절하는것 그것뿐이었다.

"허락..아직도에요?"

"응. 아버지는 너가 맘에 안든가봐. 네가 유성가 사람이라면 단번에 허락했을 텐데."

"그럼 나가게 해줘요."

"안돼."

"왜요?"

"난 네가 맘에 들거든."

"절 좋아하기라도 하는 거예요?"

그날 나는 이르미의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난 이르미의 허락으로 겨우 방 앞 복도에서만 산책을 할 수 있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답답해 죽을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르미는 어김없이 나의 방에서 한참을 있다가 갑자기 책을 보고 있는 내 입술에 키스를 했다.

"뭐,뭐하는거에요!?"

"그냥. 갑자기 하고 싶어졌어."

"진짜로 절 좋아해요?"

나를 내려다보는 그의 표정을 도저히 읽을 수 없었다. 진짜로 나를 좋아하나? 그가 아무리 날 좋아한다해도 어느 날 맘에 안 들면 갑자기 나를 죽일 수 있는 거 아닐까? 조르딕이니까 분명 가능했다. 나는 그의 감정에 확실할 수 없어 불안해하며 끊임없이 의심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중요한건 난 그에게 어떤 감정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르미는 대답 대신 다시 한번 고개를 숙여 내 입술에 입을 맞췄다. 가볍게 서로의 입술을 맞닿으면서 생각보다 부드럽고 차분한 그의 키스에 나는 방금까지 느꼈던 긴장감이 서서히 풀였다. 주고받듯 서로의 입술을 핥다가 자연스레 내가 아래에서 그를 올려다보는 자세가 되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잘 모르겠지만... 맞는 거 같아."

"..."

"널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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