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YOU
글로리어스 아일랜드의 패밀리 룸. 호텔을 점거하고 있는 수배자 다섯 중 네 명이 한데 모여 있었다. 특수경찰부대 VSF의 섬 습격이 있은 뒤로 방에 틀어박혀 집필에만 몰두하게 된 아이크 이브랜드를 제외한 전원이었다. 미스타 리아스는 TV를 켜놓은 채 소파에 드러누워 꾸벅꾸벅 졸고 있었고, 슈 야미노는 그 머리맡에 앉아 새 식신을 만들고 있었으며, 소파 밑에
유고 아스마에게 새로 생긴 침대 위에는 확실히 자유는 없었지만 푹신함은 있었던 모양이다. 유고가 눈을 떴을 때는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선천적으로 부지런한 사람은 아니지만 교도소 생활 덕에 나름 규칙적인 생활을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교도소 밖에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바로 늦잠을 자버리다니! 저 부지런해 보이는 써니나 그의 말이라면 뭐든 듣는 듯했던
문이 열렸다. 다른 수감자들이 출소할 때와는 달리 축하의 말 한 마디 없는 교도관들의 싸늘한 배웅을 받으며 유고 아스마는 교도소 밖으로 나왔다. 같은 날에 그와는 달리 정식으로 출소한 몇몇 수감자들이 마중 나온 가족들이나 종교 단체를 향해 달려가는 반면 유고는 완전히 혼자였다. 순간 아주 잠시, 그냥 도망칠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어차피 여기 있는 녀석들
알반 녹스는 초조함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이번 작전에서 알반의 역할은 연락 담당이었다. 어떤 저주가 걸려 있을지 모르는 호텔 안으로 알반을 데리고 들어갈 순 없다고 써니가 못을 박았고, 제각기 악마와 악마의 계약자를 상대해야 하는 펄거와 우키를 따라갈 수도 없었다. 그래서 알반은 작전이 시작된 뒤 배에 있는 통신기기 앞에 앉아 써니에게, 펄거에게,
루카가 19층으로 가라는 슈의 지시를 어기고 돌아온 것은 계단을 다 올라가기도 전에 어마어마한 총소리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슈의 주술이 총알쯤은 막아낼 수 있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상대가 써니 브리스코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적을 제압할 때만큼은 VSF의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광기를 발산하는 그 남자가 상대라면 슈가 갖고 있는 식신을 모조리 소모해도
아이크는 객실 구역으로 진입했다. 숨을 죽인 채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발을 옮기며 귀에 찬 이어폰을 두드려서 미스타에게 신호를 보냈다. 아직도 불만이 가시질 않았는지 미스타는 퉁명스런 목소리로 ‘꼬리’ 가 비친 모니터가 어떤 감시 카메라의 화면을 비추고 있는지 설명해주었다. 그 설명을 이정표 삼아 발을 옮기며 아이크는 권총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루
20XX년 8월 30일 00시 19분. 여러 척의 군선이 조용히 소리를 죽이고 글로리어스 아일랜드로 접근했다. 그날 밤엔 어마어마한 비가 내렸다. 글로리어스 아일랜드로 접근한 세 척의 배가 아무리 해군의 최신기술을 도입한 무음 쾌속선이어도 바다가 잔잔했다면 파도 헤치는 소리가 섬으로 타고 들어갔겠으나, 오늘 밤은 거친 파도 위로 퍼붓는 빗소리가 배의 존재
아이크 이브랜드의 SNS에 연재 재개 공지가 뜬 것과 함께 그가 쓴 소설이 인터넷의 바다를 헤엄쳐 다니기 시작한 지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정부에서 압력을 넣어 다시금 정지시켰을 그의 SNS 계정은 그 모든 노력이 허사였다는 듯 갑작스레 정지 상태에서 회복되었고 당연하게도 새로운 소설이 피드에 올라왔다. 심지어 언제 또 삭제될지 모를 게시물을 일일이
“있잖아, 우키. 나 하나 묻고 싶은 게 있는데~” 귀에서 들려오는 살랑거리는 목소리에 우키 비올레타는 읽고 있던 잡지에서 시선을 떼고 고개를 뒤로 돌렸다. 우키가 앉아 있는 소파 뒤에서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빙긋 웃은 알반은 그 자리에서 폴짝 뛰더니 소파를 넘어왔다. 전직 괴도다운 가벼운 몸놀림이었지만 아무 반응도 돌아오지 않았다. 에이, 반응이 너
잔뜩 달아오른 프라이팬으로 바싹 구운 베이컨과 그 향이 짙게 밴 계란 프라이를 접시에 1인분씩 나눠 담았다. 철컹 하는 소리와 함께 토스트기에서 적당히 구워진 토스트가 튀어나왔다. 새로 두 장을 넣었을 때 방문이 열리고 알반이 고개를 내밀었다. “굿모닝, 써니이…….” “잘 잤어? 알반. 식사 준비 다 됐으니까 세수하고 와.” “응……. 근데 다른 두
문이 열렸다. 연구자들의 배웅 아닌 배웅을 받으며 펄거 오비드는 건물을 나왔다. 그가 나온 건물은 일명 ‘보관함’ 이라 불리는 정부의 비밀 기관이다. 비밀 기관이라고 하니 거창한 느낌을 주지만 이곳은 말 그대로 ‘보관함’ 일 뿐이다. 버리기는 아깝지만 굳이 지금 당장 필요하지는 않은 것들을 ‘넣어두는’ 보관함. 그 보관함에서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은 상층부
“굿모닝, 얘들아.” “……좋은 아침…….” 다음날 아침 식당에 나타난 복스 아쿠마와 아이크 이브랜드를 본 나머지 세 사람은 경악했다. 제일 반응이 큰 이는 미스타였다. 그는 방금 전까지 숙취 탓에 머리가 꽝꽝 울리고 있던 것마저 잊어버리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날카롭게 손가락을 뻗었다. 범인은 당신이야! “너 그 꼴이 뭐야?!” 여기서 미스타가 말
루카에게서 받은 은신처 후보 리스트를 들고 간 복스가 그 모든 곳을 돌아보며 추적대가 있는지 확인한 뒤 아침에 모두에게 부탁받았던 물건을 사서 돌아오기까지는 꼬박 하루가 걸렸다. 그 사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복스가 돌아왔을 때는 아지트에 남아 있던 사람들 중 멀쩡한 상태였던 것은 아이크뿐이었다. 미스타는 완전히 뻗어서 루카의 무릎을 베
그렇게 밤이 지나갔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마자 복스는 루카에게서 건네받은 조직 아지트의 주소를 품고 나갔다. 오는 김에 먹을 것도 좀 사 오지. 다들 뭐가 좋아? 여기서 도망쳐 숨을 곳을 찾는 게 아니라 마치 동네에 마실이라도 나가는 것 같은 태도였다. 어쩌면 복스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절대적인 강자란 여유가 있는 법이구나. 생각하며 슈는 웃
남자의 이름은 미스타 리아스라고 했다. 유명한 이름이다 보니 아이크도 들은 기억이 있었다. 나, 너 알아. 사립탐정이지? 네가 해결한 사건의 기사를 보고 흥미로워져서, 나도 추리물을 써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니까. 그렇게 말하자 미스타는 부끄러워하면서도 뿌듯해하는 듯한, 종잡을 수 없는 반응을 보였다. 문제는 왜 그 유명 탐정이 창고 거리에 있었느냐 하는
Hi! I'm Mysta Rias! 탐정이지! 나 말이야, 이번 휴가에 엄청난 곳에 초대받았어. 그게 말야, 최근 준공된 인공 섬의 고급 호텔에서 유명인사들을 모아 파티를 연다지 뭐야? 정재계 재원들은 물론이고 각종 연예인, 셀럽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에 이 천재 탐정께서 흔쾌히 찾아가 지금까지 해결해 온 사건에 대해 멋들어진 강연을 해주기로 했다, 이 말씀
슈는 복스와 아이크에게 방을 하나 내주었다. 방에 놓인 두 개의 침대는 오랜 시간 사용하지 않았는지 꽤 낡았지만 딱딱한 바닥이나 돌을 베개 삼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고급 침구를 소환해 줄 수도 있는데, 라고 복스가 떠보듯 말했지만 아이크는 고개를 저었다. 안 그래도 오늘 힘을 많이 소모했으면서 무슨 소릴 하는 건지. 계약도 안 하겠다며. 생각했지만, 복
복스 아쿠마와 아이크 이브랜드의 도피행-그것을 ‘사랑의 도피행’ 이라 부르는 것은 아이크가 끝까지 거부했다-은, 뭐라고 해야 할까, 뜻밖에도 무척 순탄했다. 그것은 아이크에게는 꽤나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복스의 힘을 빌리지 않겠다고 잘난 척 했으면서 정작 마을을 빠져나오는 것이나 채 가져오지 못한 짐을 복스가 소유한 대여 금고에 맡기는 것이나 살인 혐의로
복스 아쿠마는 악마다. 그는 약 400년을 이 땅에서 인간과 뒤섞여 살아왔으나 오랜 인류의 역사 속에서 그의 존재가 표면에 부각된 적은 없었다. 그는 주변의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일 없이 그저 이 세상에 존재했을 뿐이었다. 그에게는 인외의 존재만이 가질 수 있는 뛰어난 능력이 여럿 있었으며, 주변의 인간들은 이를 숭배하거나 경외하며 그를 특별한 존재로 여
각자 모종의 이유로 거액의 현상금이 걸려 국가에서 추적을 받고 있는 럭시엠 5인 vs ↑를 일망타진하라는 국가의 명령을 받고 움직이는 특별수사팀 녹틱스 5인 를 전제로 한 Voxike, Lucashu, Sonnyban, Psyborg 기반 럭녹대립물 썰입니다. 원본 트윗: 열람 시 주의사항 작중 내내 약간의 폭력, 유혈 묘사를 동반합니다. 적 진영